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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뮤즈 Jun 15. 2021

카카오의 소셜 오디오 플랫폼 서비스, 음(mm)

기획자의 앱 뜯기 01

한국판 클럽하우스, 카카오의 소셜 오디오 플랫폼 서비스 음(mm)이 나왔다. 사실 아직 베타 서비스 운영 기간이지만, (2021.6.8. 출시 기준) 얼마 안 되는 몇 건의 리뷰만 봐도 클럽하우스와 판박이인 UX, 그리고 이미 클럽하우스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메인 유저들의 중복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도 많다. 


오디오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었다는 카카오의 음.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카카오를 떼어내고도 '좋은 서비스'로 남을 수 있을지, 더욱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클럽하우스를 사용해보아서 인지, 음의 UX/UI 또한 궁금했다. 그래서 음에 가입을 하고 방을 만드는 간단한 플로우를 거치면서 느낀 점을 몇 개 적어보려 한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니 참고로만 읽히길! :)





1. 변경할 수 없는 다크 모드, 카카오 계정 연동의 빠른 회원가입

소셜 오디오 플랫폼 서비스 카카오 음(mm) <기획자의 앱 뜯기, @filmbyjieun>


다크 모드는 OLED 패널 도입으로 최근 다시금 주목받은 디스플레이 스타일이다. 오랜 시간 사용되어온 라이트 모드를 두고 다크 모드가 다시 돌아오면서 애플의 iOS와 더불어 대부분의 앱들은 라이트 모드와 다크 모드를 사용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해왔다. 하지만 음은 라이트 모드가 지원되지 않는다.


물론 다크 모드가 눈의 피로를 더 낮추고, 가독성이 좋을 것이라는 추측들도 있었다. 물론 저조도에서는 어느 정도 확인될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국제 학술지 등에서는 오히려 라이트 모드가 텍스트와 디스플레이를 더 빠르게 집중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다크 모드 사용 시 동공이 확장되고 이런 경험의 지속으로 눈부심과 시력 저하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도 있다.


아무쪼록 이런 내용들을 고려하지 않는다 해도, 라이트 모드와 다크 모드. 무엇이 좋든 사용자의 선택으로 넘겨주었다면 조금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소셜 오디오 플랫폼 서비스 카카오 음(mm) <기획자의 앱 뜯기, @filmbyjieun>


카카오 계정을 연동하여 로그인을 하고, 닉네임과 아이디 정도만 입력해서 빠르게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은 편리했다. 구구절절, 이미 인터넷 상 수많은 곳에 늘어놓은 나의 개인정보를 새로운 서비스를 가입할 때마다 다시 입력하는 것은 에너지가 꽤 소모되는 일이다. 이런 면에서 카카오 연동은 카카오가 생태계를 키우면 키울수록 편리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클럽하우스와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한 카카오톡 오픈 채팅 활용도 비슷한 맥락에서 장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2. 이모지를 활용한 아이콘, '다음' vs '건너뛰기' 

소셜 오디오 플랫폼 서비스 카카오 음(mm) <기획자의 앱 뜯기, @filmbyjieun>


이모지를 백분 활용하는 서비스는 대체로 영(young)하고, 힙(hip)한 느낌을 준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뱅크에서 이모지를 톡톡히 활용하고 있다. 클럽하우스도 그랬지만, 음에서 또한 간결해진 UI 대신 이모지의 활용도를 높인 것처럼 보인다. 


관심 있는 토픽을 선택하는 화면에서는 음이 선정한 주요 타겟층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분명한 것은 이모지나 '덕질' 등의 키워드가 낯선 세대가 주 타겟층은 아닐 것이다. '덕질'에 관심을 둘 만큼 트렌드에 민감하며, 이모지로 나를 표현하는 것에 익숙할 만큼 자유로울. 아마도 10-30대가 가장 유력하지 싶다.


그렇게 3개 이상의 관심 있는 토픽을 선택하면, 토픽과 관련된 것 같은 추천 친구 리스트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이 화면에서 오른쪽 상단의 '다음' 버튼을 '건너뛰기' 혹은 '스킵하기'로 워딩을 바꾸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꼭 현재 절차를 거치고 나서야 눌러야 하는 버튼 같다. 하지만 추천 친구 리스트는 말 그대로 '추천'에 불과하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다면 건너뛰어도 되는 스텝이다. 그렇기 때문에 별도의 안내가 없는 화면에서 '건너뛰기' 버튼이 있었다면 의무가 된 것 같은, 억지로라도 아무나 팔로우를 해야만 할 것 같은 사용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지 않았을까.




3. 뚝딱, 하고 방이 만들어져 버렸다.

소셜 오디오 플랫폼 서비스 카카오 음(mm) <기획자의 앱 뜯기, @filmbyjieun>


홈 화면에 보이는 하단 내비게이션 탭에서 가운데에 있는 + 버튼을 누르면, 뒷부분이 딤(dim) 처리되면서 하단 시트가 뜬다. 처음에는 '제목/토픽 설정' 버튼을 보지 못하고 (버튼인 줄 몰랐다) '방 만들기' 버튼을 클릭했는데 뚝딱, 하고 방이 만들어져 버렸다. 제목은? 토픽은? 하고 있던 찰나,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제목/토픽 설정' 버튼부터 눌러보았다. 


하단 시트에서 레이어가 확장되어 방 제목과 방 토픽을 선택할 수 있는 화면이 나왔다. '일상'이라 적고, '일상' 토픽을 선택해 '저장'을 눌렀다. 그리고 방 만들기를 눌렀다. 제목과 토픽을 가진 방이 만들어졌다.


'제목/토픽 설정' 버튼이 라이트 모드였다면 더 잘 보였을까? 가운데 정렬이었다면, '방 만들기' 좌측에 버튼으로 함께 놓여 있었다면 더 빨리 알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4. 눌러봐야 알 수 있는 하단 내비게이션 아이콘

소셜 오디오 플랫폼 서비스 카카오 음(mm) <기획자의 앱 뜯기, @filmbyjieun>


대부분의 앱에서 하단 내비게이션은 아이콘으로 표시된다. 카카오 대부분의 서비스들 또한 하단 내비게이션은 아이콘이다. 아이콘은 보편적일 땐 텍스트보다 더 직관도가 높지만, 그렇지 못할 땐 '눌러봐야 알게 되는' 아이콘이 될 확률이 높다.


먼저, 홈 화면에 있던 하단 내비게이션의 3가지 아이콘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 아이콘에 대한 의문은 '오디오 플랫폼 서비스에서 달력 아이콘?' 이었다. 

무슨 연관성이 있나 싶어 눌러봤는데, 미리 일정을 공지해 둔 방들의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홈 화면 버튼이었다. 

홈 화면에서는 방을 만드는 '+' 버튼이 있던 위치에 다른 탭의 화면에선 홈 화면으로 가는 버튼이 '…' 버튼이 있었다. 이것 또한, 눌러보고 나서야 알았다. 


세 번째 아이콘에 대한 의문, '친구 목록인가?' 였다.

그리고 사람 모양과 목록 모양이 합쳐진 아이콘을 보고는 처음에 '친구 목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팔로우한 친구들의 활동 내용이 보이는 부분이었다. 


세 가지 의문 전부 알고 보면 아이콘이 뜻하는 게 틀린 건 아닌데, 뭔가 익숙해지기 전까진 애매모호한 건 어쩔 수 없었다.




5. 설정 버튼에 관하여

소셜 오디오 플랫폼 서비스 카카오 음(mm) <기획자의 앱 뜯기, @filmbyjieun>


고정되어 있는 상단 탭에는 검색과 알림 아이콘, 프로필 사진 아이콘이 있었다.

그중에서 프로필 사진 아이콘을 누르면, 또 그 안에 '공유하기' 버튼과 '설정' 버튼이 있는데, 굳이 메인화면의 상단 고정 탭에 두지 않은 '설정'버튼의 위치와 depth가 마음에 들었다.  나는 '설정' 버튼의 위치를 꽤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설정' 버튼의 위치는 서비스마다 다르다. 메인화면에서 고정되어 바로 이동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서비스도 있고, 음처럼 프로필에 들어가는 단계를 거쳐야 설정 버튼이 나오기도 하는 서비스도 있다. 


사실 정말 사소한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플랫폼이나 이커머스 등 서비스가 굳이 앱의 환경설정과 동반되지 않아도 될 땐, 메인 화면에서 한 두 단계 정도 뒤에 숨어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OTT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조금 다르다. 앱에서 설정하는 환경설정이 서비스의 품질과 직결될 때는 되도록 사용자의 경험이 빨리 닿을 수 있는 곳에 위치했으면 한다. 물론 또 다른 조건과 요소에 따라 해당 사항은 충분히 유동적일 수 있겠다.



6. 마무리

늘 다양한 사업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카카오를 생각하자면, 음이 당장 국내 소셜 오디오 플랫폼 서비스의 no.1이 되진 못하더라도 오디오 플랫폼 대열에 발 빠르게 합류한 점은 멋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클럽하우스 모방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 베타 서비스 운영 기간이라지만 정말 베타 서비스 같은 점 등.. 좋은 서비스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나가야 할 점도 분명히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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