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어떻게 영화 제작을 변화시켰을까?
영화 제작에서 컴퓨터의 역할은 무엇이고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할까?
만약 이 질문을 받는 다면, 당신은 컴퓨터 그래픽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수년 전만 해도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그래서 영화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던 장면들이 스크린 화면 속에 그려진다. 모두 컴퓨터 그래픽 덕분이다. 그것은 단순히 애니메이션 효과를 대체하는 수준이 아니다. 전에 볼 수 없었던 수준의 시각효과로 사실적인 그림을 창조해 낸다. 그래서 관객들이 사실이라고 믿을 정도로 충분히 현실적이며 고급스러운 수준에 까지 이르렀다. 이제 SF와 판타지 장르는 컴퓨터 없이는 존재할 수도 없을 지경이다.
컴퓨터 그래픽의 존재감이 이토록 막강하니, 영화와 컴퓨터의 관계를 컴퓨터 그래픽의 영역과 동일시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당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컴퓨터는 단지 그래픽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컴퓨터, 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영상의 디지털화는 등장과 함께 영화 산업 전반을 완전히 바꿔 놓는 게임-체인져가 되었다. 영상의 생산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그 결과 영화 제작에 왕처럼 군림하던 유서 깊은 회사들이 망해 나갔다. 동시에 신생 회사들이 등장하고 성장했다. RED사 역시 등장한 신생 회사들 중 하나다. 그렇게 컴퓨터는 영화 제작의 뿌리부터 흔들어 놓았다.
그렇다면 그래픽 이외에 어떤 영역에서 컴퓨터는 영화에 관여하고 있을까? 이 글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다. 영화산업의 발전과 변화의 과정에서 컴퓨터가 기여한 영역에 대해서 정리하는 글이다. 일종의 기술적인 측면의 영화 역사, 즉 영화 기술사(技術史)인 셈이다. 역사를 다루고 있는 만큼, 이 글은 과거의 영화 제작방식을 조명하고, 그것을 다시 현재의 영화 제작 방식과 비교하는 작업을 거칠 것이다. 따라서 모르고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지식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용성은 조금 떨어질 수 있다.
모쪼록, 이 글이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화 제작 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실제로 영화 제작 산업에 투신할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는 개인적인 영상 제작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