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놀타 X-700. 코닥 컬러플러스 200.
서른일곱 번째 순간들
최근에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연예인 부부에 대한 안 좋은 기사를 보고, 사랑이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봄날은 간다 유지태 대사가 떠오른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그래. 변하겠지. 처음에 느꼈던 설렘은 사라지고, 안정감으로 변하겠지.
그 안정감은 서로를 위함이지, 지루하고, 지겹고, 무관심은 아닌 거 아니다.
그러나 물론 부부관계는 둘만이 알겠지...
중학교 친구 만나러 간다고, 엄마 나갔다 올게.
말하고 나가는데, 슬리퍼 신고,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 거까지 보고, 일찍 들어오라는 말하는 엄마.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20m쯤 걸어갔을까?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순간 엄마가 지켜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니, 베란다에서 지켜보고 있는 엄마.
통했네? 팔을 쫙 뻗고, 손을 쫙 펴고, 좌우로 흔들었다.
응답하는 엄마. 손을 쫙 펴고, 좌우로 흔든다.
나는 엄마한테 걱정되는 아들, 불안한 아들. 나가는 모습까지 지켜봐 줘... 괜히 울컥했다.
베란다에서 걱정하는 모습이 아른거려서, 23시에 들어왔다.
엄마가 하는 말. 일찍 들어왔네? 뭐야.... 더 늦게 들어올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