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마시는 중
남편이 출장을 갔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또 출장을 가서,
빡빡하던 퀸 사이즈 침대가 널찍해지고 함께 하던 산책이 생략되자 하루가 조금 간결하고 밋밋해졌다.
집을 사고 집을 팔고, 7월말에 이사했다, 라는 한줄 요약으로는 완전 부족하다고 생각하던 나는 새로운 집에 마치 삼년 쯤 살았던 것처럼 익숙해져서 이제우리 이너피스.
역시 나는 망각과 적응의 동물이다.
내 일은 아니지만 내 일처럼 기뻤던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소식과 도파민 팡팡터지는 정치권 이슈들 덕분에 뭔가 신난 거 아닌데 신난 거 같은 나날들이 이어지는 중.
게다가 응, 나를 전자렌지처럼 초속으로 뜨겁게 데워주는 본가의 소식들.
내가 어른이 된 건지 부모님이 너무 나이가 드신 건지 내가 속물이 된 건지 동생이 그냥 아직 어린 건지.
다들 잘 지내고 있나요, 카누는 돌체라테가 맛있습디다.
달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