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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경 Nov 08. 2019

JTBC를 비롯 언론사의 '펭수' 취재를 비판한다

펭수는 10살 남극 펭귄일뿐, 기성 세대의 잣대를 들이밀지 마라

펭권보호연대 논평

<펭수는 10살 남극 펭귄일뿐, 기성 세대의 잣대를 들이밀지 마라>펭수는 10살 남극 펭귄일뿐, 기성 세대의 잣대를 들이밀지 마라




펭수 펭귄님 완전히 한국 사회를 뒤집어놓으셔따... 춤.. 요들송.. 비트박스 완전 그대로 펭수 보여주네 



펭수는 EBS에 연습생 신분으로 들어간 키 210cm의 10살짜리 남극 출신 펭귄이다. 한국으로 오는 도중 스위스에 불시착해 요들송에 능하며, 그외에 우주대스타의 자격을 두루 갖추고 있다.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비트박스, 랩, 리액션, ... 펭수는 남극 펭귄이기 때문에 당연히 펭귄어도 수준급이다.



이런 펭수에 대해 기성 세대의 잣대를 들이미는 언론사가 있다. 바로 JTBC다. JTBC는 지난 7일 <뉴스룸> '비하인드 뉴스' 코너에서 펭수에 대해 다뤘다. 이날 펭수는 외교부 청사에 방문해 뭇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참고로 이날 정병국 의원이란 자가 헛소리를 마구 지껄여 논란을 부러 만들었다. 외교부에 출입하는 경우 신원 확인이 필요한데, '펭수가 외교부 출입 규정을 지켰냐'며 되도 안 하는 태클을 걸며 헛발질을 한 것이다. 펭수는 사람이 아니라 펭귄이라는 점을 정병국이란 자는 유념하길 바라며, 펭수가 외교부 출입 규정을 지켰는지 묻기 전에 자신이 국회의원으로서 품위를 지키고 있는지 돌아보기 바란다. 



11월 7일 JTBC <뉴스룸> '비하인드 뉴스' 코너에서 펭수의 신원을 확인하려는 행태를 보였다



한편 이날 비하인드 뉴스에서 손석희 앵커는 '외교부 사람들은 저 펭귄 탈 안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느냐'는 질문을 출연자 박성태 기자에 물었다. 박성태 기자는 '일단 펭귄 탈 안에 사람이 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았다', '외교부 측에서는 EBS의 영업비밀이라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모두 들어라. 펭수는 펭귄 탈이 아니라, '남극 펭귄'이다. 펭귄 탈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펭귄 탈 안에 있는 사람'도 성립하지 않으며 '그 사람이 누구냐'라는 질문도 성립하지 않는다. 박성태 기자는 '펭귄 탈 안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 되지 않았다'고 답했는데, 이는 당연한 대답이다. 펭귄 탈 안에 사람이 없기 때문에 확인이 안 되는 것이다. 아니, 펭귄 탈 안에 사람이 있다 없다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펭수는 '펭귄 탈'이 아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펭수를 펭귄 탈 취급하며 그의 펭격을 깎아내리려는 시도를 하는 자들이 있다. 당장 멈추라. 이는 펭수가 하나의 펭귄으로서 그의 펭격을 모독하는 하는 일이며, 펭수를 지지하고 펭격존중을 외치는 5천만 시민들을 분노케 하는 일이다.



게다가 이날 JTBC에서는 '새롭게 확인된 내용이 있다'며 자랑스러운듯 펭수의 성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성태 기자는 펭수의 성별이 '남성'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로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를 들었다. 앞자리가 1 또는 3이라는 증거를 댄 것이다. 



이 또한 아주 꼰대스럽고 세태를 반영하지 못한 '기성 세대'의 시선으로 펭수를 재단한 것이다. 펭수의 성별이 왜 궁금한가? 그를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성 역할 분배 및 고착화 속으로 넣을 셈인가? 인간은 물론 펭귄 또한 성별로 재단하지 마라. 



펭수에게 남자냐, 여자냐 묻지마라. 펭수는 펭수다.



게다가 근본적으로는 젠더 관념에 문제가 있다. 주민등록번호는 한국에 태어난 사람, 한국에 살기로 정한 사람, 여러 지구의 국가 중 한국에 등록된 '인간'에게 주어진 '숫자'일뿐, 그의 성별을 알 수 있는 단 하나의 요소가 아니다. 숫자 1,2,3,4로 인간이 남자냐 여자냐 분류하는 것은 아주 시대착오적이고 다양한 젠더 관념을 요구하는 현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다.



JTBC를 비롯, 무수한 언론들은 펭수를 취재하지 마라. 그의 실체, 그가 남극 어느 지방에 살았는지, 그의 성별이 무엇인지 등은 펭수가 이야기하고 싶을 때 하면 된다. 펭수를 지지하는 5천만 국민은 펭수가 외부의 힘에 의해 까발려지기 원치 않는다. 펭수를 취재하기 이전에, 길거리에 나가있는 많은 사회적 약자를 찾아 마이크를 건네라.



펭수에 대해 펭귄 탈 운운하며 그 안에 사람이 있니 누가 있니 논하는 것은 아예 상상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실체적 진실도 아니고, 펭수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바라는 진실'도 아니기 때문이다. 펭수의 펭권보호에 앞장서는 일은 곧 시민들의 행복과 권리 보장과 맞닿아 있다. 언론은 더이상 펭수를 괴롭히지 마라.



(재미로 쓴 논평이니 제대로 된 이유는 없다! 그냥 펭수는 펭수로 받아들여)




글쓴이 펭권보호연대 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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