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필요하다.
돈은 우리 생활에 뗄 수 없는 요소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돈에 중독되어 인생에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항상 경계하며 살고 있다. 또 이번 은퇴가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찾고 우리 삶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려는 한걸음이라고 믿고 있다. 물론 예상과 달리 빨리 돈이 떨어지거나 힘든 시기가 와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준비를 단단히 하려 한다.
은퇴에는 당연히 돈이 필요하다.
다음 삶을 위한 첫 번째 은퇴도 마찬가지로 돈이 필요하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동안 먹고살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과, 취미생활과 여행을 위한 비용을 생각하면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하다.
우리 부부는 둘 다 물욕이 크지 않은 편이다. 물론 예전보다 형편이 나아진 지금은 옷이나 가방, 자동차 등 어느 정도 가격대가 있는 물건들을 쓰고 있지만, 늘 제품의 본질에 충실한 합리적인 수준에서 소비해 왔다고 생각한다. 또 집에 물건이 쌓이는 걸 싫어하는 아내 덕분에, 나의 호기심으로 인한 충동적 소비도 자연스레 자제가 된다. 지금은 필요한 건 대부분 갖췄다는 생각이 들기에 굳이 더 갖고 싶은 것이 없는 듯하다. 예전에는 서로 생일마다 원하는 물건을 말하고 선물해주곤 했지만, 최근 5년 정도는 특별히 사고 싶은 게 없어 자연스레 생일 선물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내가 상대적으로 돈을 아끼지 않는 분야가 있다면 음식이다. 학생 시절, 집에 여유가 있지 않던 난 항상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빠듯한 생활을 했다. 친구들의 맛집탐방은 나에게 사치였고, 식사는 그저 배를 채우면 그만이었다. 취업 후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입사원 시절의 월급은 학자금 대출과 월세로 빠듯했고, 생활은 여전히 넉넉하지 않았다. 다만 회사 구내식당 덕분에 학생 때보다는 훨씬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하였다.
사실 당시 연봉이 먹고 싶은 걸 못 먹을 만큼 적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미래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저축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고, ‘지금은 참고 나중에 누리자’라는 마음이 늘 우선이었다. 그래서인지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지금은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때 가격보다는 먹고 싶은 걸 먼저 고르게 된다. 그래도 퇴사 이후에는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으며 또 다른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다.
우리는 첫 번째 직업에서의 은퇴를 한 뒤, 휴식과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시간 동안은 수입이 없기에 그동안 맞벌이를 하며 모아둔 돈을 써야 한다. 둘 다 특별히 과소비를 안 한다고 하더라도 생활비와 보험료, 주거비용 등을 따지면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간다.
아직 둘 다 퇴직하기 전이라 정확히 얼마가 들어갈지 계산을 해보기 전이다. 그래도 대략적으로 가늠했을 때 3~4년 정도는 수입이 없어도 크게 문제 될 정도 없을 듯하다. 월급의 익숙함때문에라도 모아둔 돈에서 각자에게 월급을 주면 어떨까 생각을 해보고 있다. 그때그때 돈을 꺼내 쓰는 것보다는 그동안 습관화된 월급 루틴을 활용하면 더 계획적으로 돈을 쓰고 저축도 하지 않을까.
첫 번째 직업에서 은퇴를 하고 휴식과 탐색의 시간을 가지는 동안은 수입이 없다. 이 기간 동안은 지금까지 맞벌이로 모아둔 돈을 써야 한다. 특별히 과소비를 하지 않는다 해도 생활비, 보험료, 주거비용 등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아직 정확히 계산해보진 않았지만, 그동안 열심히 모아 왔던 덕에 대략적으로 3~4년 정도는 수입이 없어도 생활에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요즘은 이런 생각도 해본다. 월급의 리듬이 너무도 익숙해서, 은퇴 후에도 모아둔 돈에서 마치 ‘우리에게 월급을 주는’ 방식을 적용해 보면 어떨까. 필요할 때마다 돈을 꺼내 쓰는 것보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정해두고 생활하면 더 계획적으로 쓰게 되고, 또 우리의 오랜 습관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돈은 우리 생활에 뗄 수 없는 요소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돈에 중독되어 인생에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항상 경계하며 살고 있다. 또 이번 은퇴가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찾고 우리 삶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려는 한걸음이라고 믿고 있다. 물론 예상과 달리 빨리 돈이 떨어지거나 힘든 시기가 와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준비를 단단히 하려 한다.
돈은 언제나 불안과 안정을 동시에 안겨준다. 하지만 결국 돈은 수단일 뿐, 목적은 아니다. 우리가 은퇴를 결심한 이유는 단순히 회사를 떠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함이다. 그러니 돈이 전보다 다소 부족해도, 그 안에서 만족하며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