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출근날

by 해일

알람이 안 울려도 눈이 떠지는 아침 6시, 잠이 덜 깬 몸을 위해 침대 위에서 조금 더 뒹굴거리다가 일어났다.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려 하니 현관문에 아내가 작은 이벤트로 퇴사를 축하한다는 가렌더를 걸어놨다. 마흔 살 퇴사는 직업을 잃어 슬퍼야 하는데 축하를 받으니

평일 출근길의 강변북로는 역시나 정체, 평소 듣는 유튜브 채널에서 간밤의 경제 이슈를 들으며 회사에 도착했다.

모두가 출근 중인 회사 건물, 혼자 마지막 출근을 즐기며 사무실로 올라갔다.

4분기의 첫날이라 모두들 분주하지만, 짐을 챙겨본다.

막상 짐을 챙겨보니 넓은 책상 위에 수많은 모니터가 무색할 정도로 적은 양에 떠나는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마지막으로 본부 직원들에게 퇴사 인사 메일을 한 자 한 자 적어본다.

그동안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모두들 건승하시길 바란다는 문구를 마지막으로 메일 발송을 예약했다.


마지막날 남은 휴가가 있어 오후 반차를 사용하고, 마지막 점심을 먹으러 갔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여의도 점심은 어디나 북적거린다.

함께 점심 먹는 전 동료들이 갑작 그런 퇴사에 이런저런 궁금한 얘기를 듣고 답하다 보니 1시간 반의 점심시간도 금방이다.


차를 끌고 집에 도착했다. 아직 해가 중천이고 모두가 일하고 있는 시간. 이직이 아니라서 다음 출근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가 실감이 안 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느낌이 나려나.


퇴사하는 날이라고 별다를 거 없는 하루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