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보자! 경제이슈]
지난 11월11일 중국은 광군제였다. 광군제는 중국에서 솔로데이라는 의미로, 젊은 층들은 이날 소개팅, 파티, 선물 교환 등을 주로 하는 기념일이다. 2009년 알리바바가 광군제를 맞이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하면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처럼 중국의 최고 쇼핑 시즌이 되었다.
광군제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만큼 주목을 받는 데는 중국인들의 거대한 소비력 덕분이다. 외신에 따르면 11일 24시간 동안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T몰’에서는 28조원, 전자상거래업체 2위인 ‘징둥’에서는 21조원 규모의 거래가 발생했다.
광군제 기간에 국내 기업들도 수혜를 입었다. 이랜드는 광군제를 통해 T몰에서 76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보다 무려 39%가 증가한 수치다.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은 65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설화수’의 ‘윤조에센스’, ‘라네즈’의 ‘슬리핑 마스크팩’ 등이 인기였다. 네이버의 라인프렌즈는 1시간 만에 매출 20억원을 올린 것으로 기록됐다.
동부대우전자는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를 17시간 만에 약 3만대를 판매했다. 동부대우전자에 따르면 광군제 하루에 평소 한달 판매량의 5배를 팔아치웠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판매량이다. 또 삼성전자도 냉장고와 세탁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35% 증가했으며 TV 매출도 20% 늘어났다.
락앤락, 휴롬, 보령메디앙스 등 생활용품기업들도 ‘광군제 특수’를 맞이해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알리바바그룹의 광군제 매출액은 광군제가 처음 시작됐던 2009년에 비해 3000배 이상 증가했다. 광군제가 이렇게 호응이 좋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우선 중국의 소비층이 탄탄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중국은 6월 말 기준으로 현재 인터넷 사용자는 7억5000만명이다. 이 가운데 96.3%는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다. 알리페이와 같은 간편결제가 잘 발달되어 결제가 쉽도록 했다. 광군제 당시 알리바바의 모바일결제인 알리페이를 이용한 결제 건수는 14억건을 기록했다. 알리바바의 광군제 당일 거래 중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거래 비중은 90%에 육박했다.
또 알리바바는 해외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올해에는 전 세계 6만개 이상의 해외 브랜드와 중국 브랜드 100역 개가 글로벌 판매를 했다. 중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광군제를 이용해 저렴하게 상품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온오프라인을 접목한 쇼핑도 선보였다. 중국 전역에 10만여 곳 스마트 스토어를 선보여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본 후 온라인으로 주문하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온오프라인의 단점은 보완한 셈이다.
이외에도 알리바바는 증강현실 게임을 용해 현금 쿠폰 ‘훙바오’를 제공했다. AI를 활용해 상품을 추천하거나 상품을 빠르게 분류하는 피킹로봇, 자동화 물류 시스템 등 IT를 적극 활용했다.
미국에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에 광군제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코리아페스타’가 있다. 코리아페스타는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약 한 달 동안 진행되는 쇼핑할인 시즌이다. 하지만 성적은 광군제와 비교하면 초라하다. 행사에 참여한 주요 업체들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5% 증가한 것에 그쳤다.
무엇보다 코리아페스타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사가 아니라 정부 주도로 진행되다보니 기업들도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할인 행사를 하지만, 알리바바처럼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하거나 일종의 축제로 여기기 보다는 단순한 할인에만 그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소비력에 비해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력은 규모의 면에서 작다보니 기업들도 국내 보다는 중국의 광군제에 더 힘을 쏟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국내 쇼핑할인 시즌인 코리아페스타보다는 오히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기다리며 해외 직구를 노리는 상황이다. 코리아페스타는 기업들도, 소비자도 아무도 반기지 않는 쇼핑할인 시즌이 되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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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코딩보다는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가 궁금해 언론사에 몸을 담게 됐습니다. 이데일리에 입사한 후 기업금융, IT, 국제부, 증권부 등을 출입하면서 경제에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했고 2016년에 카이스트 MBA 과정을 다니면서 기업에 대해서도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퇴사 후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다시 한번 꿈을 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