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작가의 도전
꽤 여러 날을 브런치 독자로만 지내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구경하기만 했다. 어렵고 철학적인 글들이 아니어도, 문장이 수려하지 않아도, 담담하게 일상의 깊은 생각을 나누는 글들을 보고 나도 이야기를 나누고픈 마음이 들었다.
이야기의 끝맺음이 있었으면 해서 목차를 구성하고 몇 편의 글을 적어보았다. 적고 보니 너무 무겁거나 우울하지는 않은지, 이대로 남에게 보여도 괜찮을 글일지 확신이 들지는 않았다. 아직 세상에 내놓기에 이른 글이라면 반려당하리란 믿음 아닌 믿음을 가지고 내친김에 작가 신청을 했다.
월요일 밤, 충동적으로 작가 소개란과 연재 방향성을 정리해서 신청하고 마음을 비웠다. 대통령 선거일을 지나고 수요일,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에 메일 알림이 왔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 업무를 보면서도 입꼬리가 자꾸만 올라갔다. 적어놓은 글들을 당장 발행하고 싶어 손가락이 근질거렸다. 써놓았던 글들을 다듬어 수, 목, 금 3일을 연이어 발행했다.
문득 브런치북 연재를 하면 좀 더 성실하게 글을 써 내려갈 것 같아서 내친김에 브런치북 연재를 만들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써놓은 글을 연재 브런치북에 넣을 수가 없는 것 같았다. 간신히 찾아낸 방법으로 발행취소를 하면 연재북에 넣을 수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런데 발행 취소한 글을 넣으려고 했더니 연재 요일을 토요일로 설정해 놓아 그런지 이전 글들이 들어가지지(?) 않았다.
결국 무려 세 번의 연재북 발간 후 취소를 반복하고 포기했다. ‘아 바보! 자세히 알아본 다음에 할걸’이라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초보 작가에게 어울리는 행보이기에 그냥 웃어 넘기기로 했다.
쓰고 싶은 이야기는 2부로 계획해 놨기에 1부는 글을 쓴 다음에 묶어서 브런치북으로 출간하고 2부를 연재로 올려야지 하는 나름 원대한 계획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초보작가는 아직도 브런치가 어색하다. 그저 독자일 때는 누군가의 글에 부담 없이 흔적을 남기고 잊었는데 작가가 되니 누군가 남겨주신 소중한 흔적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자꾸만 머뭇거리게 된다.
그래도 이야기를 남기면 이름 모를 누군가가 내 공간에 찾아와 마음을 남기고 가는 건 기분 좋은 일인 거 같다. 이 열정과 성실이 내가 하고픈 이야기를 끝맺는 날까지 계속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