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효신 Jul 29. 2020

[MBTI] 죽었다 깨어나도 나는 Infj

Infj의 특징

 작년 가을, 아는 언니가 '효신아. 너는 mbti가 뭐야?' 라고 물어봤다.

그 때 나는 mbti가 뭔지 몰랐다. mbti는 쉽게 말해 성격 유형 검사 도구이다. 4가지 분류 기준에 따라 16가지 유형을 나눈다고 한다. 아니, 어떻게 세상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단 16가지로 분류할 수 있단 말이지? 의문과 궁금증에 검사를 해보았다. 결과는 INFJ. 에이 이게 뭐야... 내가 이렇게 지루하게 생긴 산신령같은 할아버지라고? 결과 페이지에 나온 흰 수염 할아버지의 모습에 실망스러웠다. 심지어 가장 흔치 않은 성격 유형으로 인구의 1%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나랑 비슷한 사람이 무지 많을 줄 알았는데...



 하지만 mbti 유형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나도 몰랐던 나의 성향이 보이고 지금까지의 삶의 형태가 읽히기 시작했다. 물론 mbti가 성격유형의 절대적인 지표가 될 수는 없다. 성격의 형태를 고양이과, 개과 와 같이 큰 덩어리로 나눈 것이고 분류 항목 아래에는 수많은 개체들이 존재한다. 단지 나는 다들 비슷 비슷하게 살 줄 알았지 각자가 세계을 바라보는 틀이 이렇게 다를 줄 몰랐다. 성격 유형에 따라 생각하는 사고 방식, 사건의 대응 방식, 감정표현들이 확연히 달랐다.


출처 네이버

INFJ의 특징


I - 내향적인 사람은 자신의 내면에 더 주의를 집중하며, 조용하고 내적 활동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생각이 많고, 말보다는 글로 표현하는 것을 더 편하게 느끼며, 이해한 다음에 경험하는 방식을 선호하여 생각을 마친 후에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MBTI [Myers-Briggs Type Indicator]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정말 웃기게도 스무살 초반까지만 해도 나는 E의 성향을 가진 사람인 줄 알았다. 노잼이라는 INFJ와 달리 나는 나름 유쾌하고 재밌는 타입이었다.(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쓰고 나니까 웃기고 민망하다...) 한 3년 정도? 우울증으로 혼자 시간을 보내고 다시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할 때 미친듯이 활동적이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데 주저함이 없었고 모임들을 쏘다니기 바빴다. 독일 가기 전까지 끊임없이 활발하게 지냈다. 그러다 독일에 와서 독일어를 배우고 미대 입시를 준비하면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날이 아주 잦았다. 외로웠다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더 몰두할 수 있어서 나쁘지 않았다. 완전히 외향적인 사람은 오랫동안 혼자 시간을 보내면 우울해진다는데. 아마 혼자 시간을 보낸 후에 사람들을 만나고 신나서는 그렇게 활동적이었나 싶기도 하다. 생각해보니 사람들을 만나고 일주일에 이틀정도는 집에 박혀 쥐 죽은듯이 휴식을 취했었다. 외향인인 줄 알았지만 나도 모르게 내향인의 에너지 충전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독일에 있으면서 이 내향적인 성향은 더욱 강해졌다.


처음 INFJ를 만났을 떄/ INFJ를 알고난 후에  출처 - 구글

INFJ를 처음 만나면 차가워보이거나 아니면 따뜻해보인다고 한다. (따뜻해 보이는 건 따뜻한 척이라고..^^;) 나는 보통 차가워 보인다고 하는데 친해지면 위에 사진처럼 많이 병맛이다. 위에는 내가 유쾌하고 재밌다고 적었는데 그냥 병맛으로 정정하겠다. INFJ의 특성상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친해지기까지의 진입장벽은 높다. 혹자는 상대방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평가를 내린다고 서술하는데, 내 경우에서는 관찰이라기보다 시간이 축적되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들듯이 알아가는 걸 좋아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알아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관심을 끊는다. 


N - 직관형인 사람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창조적이며, 보이는 것 그대로를 보기보다는 육감에 의존하려 한다. 나무보다는 숲을 보려는 경향이 있고, 가능성을 중요시하며, 비유적인 묘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INFJ의 특징 중 하나는 예언가적 기질이라고 한다. 타인의 감정이나 외부 상황을 직관적으로 읽을 수 있다고 한다. 다른 유형 중의 감정에 예민한 INFP가 타인의 기분을 느끼고 자신과 연결지어 공감을 하는 것에 비해 INFJ는 상대방의 감정을 알아차리더라도 그 인식자체를 받아들이기에 타인과 상이한 감정을 가지는 경우에는 자신과 타인을 분리시킨다고 한다. 어느정도 맞는 말 같다. 나는 종종 예지몽을 꾸고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타인의 생각이 읽힐 때도 있다. 아무래도 예민한 부분이 있어서 무의식이 작용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F - 감정형인 사람들은 판단을 내릴 때 원리 원칙에 얽매이기보다는 인간적인 관계나 상황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고자 한다. 이들은 좋다-나쁘다 식의 사고를 하며 정서적 측면에 집중하고, 논리적인 판단이나 원칙보다는 사람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등을 더 중요시한다.  

출처- 구글 이미지

이 짤을 보고 깊이 공감했다. 무언가를 판단을 내려야 할 때 다른 사람이 개입이 되어있으면 끊임없이 생각한다. 도움이 필요한데 정말 혼자 해낼 수는 없는지 확인하고 시도한다. 도움을 요청할 때는 그 사람에게 폐가 되지는 않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같은 선상에서 핑거프린세스를 정말 싫어한다. 핑거 프린세스란 알아서 찾아보고 할 수 있는 일들을 끊임없이 남들에게 물어보고 정보나 노동력을 취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J - 판단-인식 지표는 인식 기능과 판단 기능을 바탕으로 실생활에 대처하는 방식에 있어 판단과 인식 중 어느 쪽을 주로 선호하는지에 관한 경향성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판단형의 사람들은 빠르고 합리적이며 옳은 결정을 내리고자 한다. 이들은 목적 의식이 뚜렷하며,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INFJ 밈-출처 구글

사고형도 감정형도 아닌 그 사이에 위치한 애매한 INFJ이다. 어떤 부분에서는 정말 감정적인데 또 어떠한 부분에서는 이성적이다. 나의 경우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깊은 공감과 애정을 쏟지만 그 이외에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것 같다. 이건 개인적인 특성같은데, 나의 인간관계 지표는 극호, 호, 무관심으로만 나뉜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아예 생각이 나지 않으니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적다.



그 밖에 특징들

출처 - 구글 이미지
출처 - 구글이미지

신앙심이 강하다는 것 빼고는 대부분 맞는 듯하다. INFJ는 자신의 유형 찾아보고 거기에 대해 생각하길 좋아한다고 하는데 INFJ인 분들이 이 글을 보면 넘기지 않고 100% 꼼꼼히 읽을 것 이다. (나도 그러니까..)인구 수의 1%라 많이 없겠지만서도....그러고보니 나도 아직 INFJ를 만나본 적이 없네....?


INFJ에 대해서 더 쓰고 싶었는데 글이 길어져 이만 줄인다.

아마 다음 글에서는 I(내향)를 E(외향)로 바꾸고자 하는 현재의 나의 노력 4년 동안 주구장창 투닥거리며 싸워온 남자친구가 INTP라는 걸 알게 된 이후 나와 다른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기록하려 한다. 참고로 I를 E로 바꿔보고자 좀 외향적으로 변한 것 같을 때마다 매번 mbti를 다시 하는데 죽었다 깨어나도 아직은 Infj이다. 오늘도 혹시나 테스트를 다시 해 보았는데 역시나 Infj... 

작가의 이전글 어쩌다 브런치 작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