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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nd em Dec 16. 2023

여남은 상념까지 타오르는 불길에 하나 되어

예술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따라 많은 것들을 도전해 보는 중이다. 아무것도 강제되지 않는 지금이라가능한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글도 써보고, 음악 공부도 해보며 느낀 점은 내가 업으로 삼을 것은 예술이면 안된다는 것이다. 내가 결국 계속해서 하고 싶고 끝까지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예술이므로 더욱더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게 되는 순간, 내가 하기 싫을 때조차 해야만 하고 하고 싶지 않은 것도 해야 될 순간이 올 거다. 그게 반복된다면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예술이 내게 주는 의미가 변질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안 되므로, 그저 난 내가 잘하는 걸 업으로 삼는 게 맞는 것 같다.


1년간 수능공부를 하며 깨달은 게 있다면, 내가 정말재능이 아예 없는 분야가 아닌 이상 웬만한 건 어느 정도 열심히 하면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비록 공부밖에 해본 건 없지만, 뭐든 잘 해낼 수 있으리라 난 굳게 스스로를 믿는다.


서론이 길었다. 그래서 난 최근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집에 있던 디지털카메라로 말이다. 요즘은 핸드폰 카메라도 굉장한 성능을 자랑하기 때문에 디지털카메라를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 간혹 가다 인스타에 감성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용도로 사용되지만 정말 그 자체를 유용하게 쓰는 사람은 드물다.


어떻게 하면 디카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 핸드폰 카메라로는 담을 수 없는 사진을 담으면 된다. 디카의 최대 장점은 핸드폰보다 훨씬 섬세한 수동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부분 우리는 핸드폰 카메라의 셔터를 한 번 누르고 자동 초점으로 사진을 찍는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디카로도 자동 초점으로 사진을 찍을 테지만, 디카의 차별점을 경험하기 위해선 수동조작이 필요하다. 그래서 난 얄팍하게나마 필요한 지식을 배워보았다.


디카의 수동조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노출'이다. 크게 3가지를 조정할 수 있는데 이를 F, T, ISO로 나타낸다. 순서대로 조리개값, 셔터스피드값, 민감도값이라고 볼 수 있는데 ISO는 정확히 뭘 뜻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 3가지는 모두 비슷한 효과를 만들어낸다. 간단히 말해서 어두움과 밝음의 정도 차이라고 보면 되는데, 사진을 직접 찍어보면 그 미묘한 차이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3가지를 적절하게 조절하지 않으면 초점 자체가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나의 첫 사진 시도는 굉장히 힘들었다. 밤에 나가서 야경을 찍으려 하는데, 초점은 잘 안 잡히고 손은 시리고 주변 사람들은 지나가고...아주 쉽지 않았다. 그래서 두 번째 시도는 집에서 했다. 불을 찍었다. 조리개값을 최대로 낮춰서 빛을 잘 흡수할 수 있게 해 주고, 셔터스피드 값을 느리게 조절하여 빛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늘렸다. 그렇게 30분 정도를 소요하고 나니 내가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사실 지금으로서는 왕초보 실력이기 때문에 전부 나만의 감, 느낌으로 수동 조절값을 맞춘다. 조리개값과 셔터스피드 값을 조절하고, 노이즈를 ISO로 낮추는 정도...


하지만 그냥 부딪쳐보는 거다. 계속해서 찍다 보면 뭔가 느끼는 게 있지 않을까 싶다.

초점 잡기에 실패한 길고양이 사진 1


난 불의 붉은 부분보다 푸른 부분이 더 마음에 든다.


분위기에 맞게 딘의 die 4 you를 재생해 놓고 같이 찍어보았다.


후보정을 거친 사진이다. 조도와 선명도를 최대로 높이고 그림자와 반전 정도를 적절히 조정했다.

대조되는 선명한 색이 꽤나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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