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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뭉클 Jan 20. 2024

대유잼 과외생활

공부는 다 때가 있다

짝꿍과 나는 각각 <균쇠><피엔스>*를 완독한 경험치를 갖고 있다. 모두 독서력 만렙. 나는 (주)우리집 서재의 대주주이며 짝꿍은 비판적 사고에 능한 이사회 소속이다.

*그 밖에 <코스모스>, <타오르는 질문들> 외 다수의 벽돌책 독파 경력을 소유하고 있다. 비장함 주의.



내가 투자를 글로 배우고 입으로만 투자하는 주가리어터*인데 반해 짝꿍 투자 공부에 푹 빠져 있다. 늦바람이 무섭다. 점심 먹고 "자기야, 오늘 오후에 일정이 뭐야?"하고 물었을 때 놀라운 답변을 했다. "나 카페 가려고....책 읽으러." (깊이 있 비판적으로 읽는다고 했지 평소에 많이 읽는다고는 안 했다)

*입으로만 다이어트하는 아가리어터의 응용버전. 구구절절 설명하려니 비참하다.



뭉클북클럽 후기여왕들에게 줄 선물도 사고 서평도 쓰려면 서점과 카페에 가야 하니 아마 혼자서 외출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뜻밖의 일정 일치로 몹시 흡족.



짝꿍은 배운 즉시 실행에 옮겼고 '인간 호기심 천국'답게 각종 책, 블로그, 유튜브 등을 뒤지며 신뢰할만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장기계획을 짜나가고 있었다.


책은 과거의 것. 이미 지나간 것들은 책 속에 대체로 빛을 발했지만, 재테크책에서만큼은 빛이 바랬다. 유명세로 쓰인 글들. 그땐 맞았지만 지금은 틀린 말들. 자기만의 방식으로 걸러내고 톺아본 지식들을 토대로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지고 나면 나에게 와서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연습장이나 미니 칠판에 뭔가를 적는 식이었는데, 그 모양이 흡사 고2 때 수학과외 현장 같았다.



'흠, 개념 공부할 땐 알겠는데, 막상 수학의 정석 펴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게 아주 비슷하군.'



그런데 확실히 공부 때가 있나 보다. 이 속성 과외는 꽤 재밌어. 발이 땅에 닿는 느낌이랄까. 나는 필기까지 하며 귀 기울여 들었고, 어쩌다 질문이 생겨서 얘기가 산으로 갈라치면 짝꿍은 토론 동아리 출신답게 질문은 밑에 적어두고 이따 얘기하자며 원래의 주제로 돌아왔다.


수업이 끝나면 막 마음이 든든하단 말이야. 다만 과외쌤이 다음 날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 있어서 그렇지. "어제랑 생각이 좀 바뀌었어!" 고백하듯 읊조리고는 내 의견은 어떤지 묻는다. 괜찮아, 과외해 주니까 이 정도 수업료는 치러야지.



무엇보다 (주)우리집 서재에서 재테크 도서 부의 대주주 지분이 위협받고 있다. 주가리어터, 분발하라! 엣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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