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매직

by 뭉클

올해가 시작되기 며칠 전 아이들에게 보낼 미션 레터를 기획하다가 어쩌면 1월 1일부터 매일 뭔가를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느꼈다. 그 느낌으로 1월과 2월의 시간을 보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뉴스를 읽거나 책을 보거나 만들거나 쓰는 일에 몰두했다. 아침 해를 보며 감탄하면서 일과를 시작했다.


내가 선택한 일과였으므로 그것은 자유로운 헌신이자, 시간을 잊은 루틴이었다. 올 겨울, 방학이 유독 길었고 글밥이 늘어날수록 내 몸은 무거워지고 있었다. 명랑한 기분은 소중하다. 내게 행복과 다른 말이 아니다. 살면서 중요한 건 그것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만큼. 매일 쓰면서 몸과 마음은 정제되고 더없이 풍요로웠지만 새 학기를 앞두고 무거워진 몸과 밀쳐두었던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명랑한 기분은 소중해.


다시 출퇴근이라는 굴레가 찾아와도 지난 겨울의 일과를 이어갈 수 있을까? 가벼운 몸과 명랑한 기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일과의 재배치가 불가피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무리 피곤해도 읽고 쓰는 일은 해왔다는 점이었다. 퇴근 후 운동보다는 독서와 글쓰기를 하는 편이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새벽 5시에 조깅이나 달리기를 하고 출근했다. 퇴근 후에는 읽고 쓰는 일을 했다. 새벽 5시나 오후 12시 반, 퇴근 직후의 소회는 내게 여러 가지 글감을 던져줬다. 물론 그 모든 게 글이 되지는 않지만 무해한 질문과 문장을 선물했다.



나는 내가 아닌 것은 될 수 없다.

매일 하려는 일은, 매일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가?

인위적인 것 중에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무엇인가?



밥벌이를 하기 위해 매일 아침 비장하게 집을 나서지만 정작 나에게 필요한 건 최소한의 의미와 재미를 파악하는 것. 그것은 나의 삶에 통제력, 자유, 절제, 여유, 목표 의식, 활력 등을 준다. 새벽과 저녁을 채우는 이 반복과 헌신은 내게 그 최소한의 가치를 최대로 준다고 믿게 되었다. 겨울잠을 자다 슬슬 몸을 푸는 동면 동물처럼 나도 3월을 처음 발견한 사람처럼 신기하게 바라본다.


매일 아침, 명랑한 기분을 지키는 일은 나의 하루를 관장하는 중요한 의식이다.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누군가의 무심한 말이 비수처럼 꽂히더라도 오늘은 꽤 괜찮은 하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