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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힘을 빼보려고 해요
최소한의 것만 통제하려고 해요
절대, 가 옅어져요
행간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전달자 헤르메스 Hermes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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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을 예상하다가 20년 후를 내다보려는 시도를 하고 말았어요. 감히. 제가 알 수 있는 건 그 알 수 없는 미래에 어떻게 반응할지 정도니까요. 그것만은 확실하니까요. 건방지다고요? 맞아요. 제 자신도 매일 발견되고 있고 그때 제일 놀라는 것도 저 자신이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나는 최선의 나이므로 확실히 안다고 말해도 문제가 있을까요?
현재의 희망은 희망 없이 사는 것이라고 어떤 시인이 말했는데요. 저 또한 그렇습니다. 크림 인간, 에세이 인간, 이야기 인간, 촉발하는 인간 그리하여 기다림 인간. 고도 Godot가 거기 없다는 걸 알면서 계속 기다리는 거 말고 기다리는 게 목적인 거 말고 뭔가 하면서 기다리는 인간 말입니다. 언제나 그 무언가가 문제이지만. 세상을 사는 건 대체로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니 이 정도 고민도 누구에게나 있겠죠? 너무 걱정 마세요.
커서 무엇이 될지 몰라서 수신인도 없는 편지를 보내게 되었지만 문득문득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이미지가 떠오르긴 하거든요. 욕심, 두려움, 불안, 질투, 좌절, 허무 등등 먹구름이 가려 잊을 때도 많지만 동은 트고 계절은 제자리를 찾으니까요.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