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길고 고독한 배웅

by 소리빛

장례를 치르고 사흘째 되는 날, 삼우제(三虞祭)를 지낸다. '근심할 우(虞)' 자를 세 번이나 써가며 지내는 삼우제는 떠난 영혼이 길을 잃지 않도록 달래고 남겨진 이들과 이별의 마침표를 찍는 의식이다. 엄마는 암으로 고생하며 힘겨워했을 경하를 보내는 것이 마음 아팠을 것이다. 몸이 안 좋아 장례식에 가지 않았던 것도 마음에 걸렸는지도 모른다. 엄마는 어쩌면 '망각'이라는 이름의 지우개가 아니라, 너무 서둘러 가버린 사람들을 위해 엄마가 스스로 시간을 멈춰 세워 '세상에서 가장 길고 고독한 삼우제'를 홀로 지내고 있는 가 보다.




그런데 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엄마의 그러한 모습도, 앞으로 일어날 어떠한 상황에도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다. 내가 이렇게 거부한다고 엄마의 시계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엄마는 먼저 떠난 이들이 외롭지 않게 그들의 마지막 길을 온 마음을 다해 함께 걸어주고 있었다는 것을. 그 배웅의 끝에 엄마의 마음이 부디 평온이라는 이름의 안식에 닿기를 바란다.


깨진 시간유리.jpg


수, 토 연재
이전 03화채워지지 않는 허기와 월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