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문화원은 국가 문화콘텐츠의 보고(寶庫)

칼럼-지방 문화원의 정체성 찾기

by 소리빛
01부산여지도.JPG 부산문화원연합회에서 개발한 부산여지도

지방문화원이 뿌리를 내린 지 어느새 70년이 흘렀다. 1948년, 강화문화원 설립을 시작으로 지역문화의 보존과 개발을 위해 많은 문화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현재 지방문화원의 수는 16개 권역, 231개 원이다. 각 문화원들은 지역문화 홍보와 전통문화 보존, 문화진흥, 문화교육 등의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자체의 형편에 따라서는 도서관 운영, 지역문화 복지증진 프로그램 운영, 국제문화교류 등으로 역할이 확대된 곳도 있다.

◇ 지방문화원형의 특징은 ‘지역 다움’

지역문화는 오랜 시간 동안 지층처럼 쌓여온 것이다. 거기에는 지역주민들의 생활사와 정체성이 담겨 있다. 지역마다 전통적인 특성이 있는데 이것을 변하지 않는 ‘지역 다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자는 '군군 신신 부부 자자(君君 臣臣 父父 子子)'를 강조한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 ‘다움’의 기준은 무엇일까? 누가 정하는 것일까? 시대의 윤리와 도덕, 문화가 그 기준이 되어 당대의 사회가 정하는 것일 게다. 지역 다움의 경우에는 자연과 문화, 사회와 사람이 만든 기준에 의하여 지역적 차이가 발생하고 그것이 곧 지역문화의 특징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지역문화에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원형이 있다.

근래 문화원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문화콘텐츠를 개발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함이다. 지역문화를 수집하고 연구하여 문화예술의 소재를 찾고 나아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현재 문화관광 사업을 한다고 만든 공간 중에 상당수가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곳이 꽤 있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중 지역문화를 근간으로 하여 문화콘텐츠로 개발하지 못한 결과, 외래 관광객은커녕 지역주민의 관심도 끌지 못한 것이 가장 크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전문가들은 곱지 않은 평가를 한다. 서툴게 가시적인 재미를 구현한다든가 전통적인 면을 시대에 맞지 않게 조화시키지 못했을 때 이러한 현상들이 나타난다.

◇ 지역문화콘텐츠 발굴·개발로 지방문화원의 정체성 찾기

지방문화원은 그동안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교육하는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자료 관리 미흡으로 소중한 전통문화자산이 빛을 못 보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지역의 문화원형들은 기억에서 지워지고 사라졌다. 70년의 세월 동안 지역문화를 지켜온 지방문화원의 역량은 강화되고 확대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의 문화원들은 지역 주민들과 애환을 함께 하면서 지역문화공동체를 이끌어 왔다. 그들이 가장 잘하는 것이 바로 지역의 전통문화 수집과 기록, 문화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다. 이러한 문화자원 개발이 국가 문화콘텐츠의 원천이 되며 지방문화원이 해야 할 본연의 업무이다.

지난 2017년 한국문화원연합회에서는 ‘지방문화원 원천 콘텐츠 발굴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그동안 지역문화원이 보존, 발굴, 개발한 문화자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빅데이터로 만들기 위함이다. 그리고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대외적으로 홍보하여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 장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자는 목적이다. 16곳의 문화원과 연합회에서 제작한 내용은 각 지역의 전통문화, 생활문화, 역사, 민속 등이 중심 소재였다. 결과물들은 다큐멘터리 영상과 e-book, 인쇄물, 애니메이션, 디지털 DB전시, 뮤지컬 등으로 만들어졌다. 지방문화원에서 개발된 16개 결과물들의 공통된 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통문화의 본질이 변화하지 않았다.
둘째, 지역주민의 공감대 형성을 우선시하였다.
셋째, 전문가의 참여와 검수를 거쳤다.
넷째, 교육적인 내용(전통·문화·역사·민속·예술 등)을 담았다.
다섯째, 지역문화의 전통적 특성(지역 다움)이 현대적 기술과 균형을 이루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공동체의 삶을 확인할 수 있는 전통문화자원은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문화콘텐츠로서 지역의 브랜드가 되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전국 231개 지방문화원은 이제 한국의 문화콘텐츠 개발을 견인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때이다. 변하는 것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며 변하기 위해 도전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앞으로 지방문화원들이 한국문화원연합회와 협력하여 지역의 자기다움을 지키면서 새로운 모습의 문화자산을 개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위 글은 sbscnbc 뉴스 2018. 3.29. 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http://sbscnbc.sbs.co.kr/read.jsp?pmArticleId=10000896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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