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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놓았던 연심들

by 자산홍




산길을 걸어오는데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에

붉은 나뭇잎들이 있더라.


지척이면 벌써 몇 잎 따서 책갈피에

고이 모셔두고 싶은 나뭇잎이었어.

숨겨놓은 연심처럼 예쁜 나뭇잎이었지.


마치 내게 보내주었던 연심들과

내가 숨겨놓았던 연심들이

저만치 모여 있는 것 같았어.


이 나이가 되고 보니

그 연심들이 들어있었던 세월이

그립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


연심도 구경하지 못하고

그 세월을 지나왔었다면

인생길이 얼마나 삭막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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