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산홍 Dec 31. 2022

이젠 들어가도 될까요?

카페 오동나무/ 2


  "이젠 들어가도 될까요?"라고 조심스레 묻고 싶다. 7년째 문을 꼭 닫고서 살고 있는 집에게 말이다. 


  큰길과 맞닿아있는 아담한 집을 구경한 사람들은 곧장 말을 했었다. 비어있는 공간이 아깝다고. 그 사람들에게 퇴직을 하게 되면 소일거리로 소박한 카페를 차리겠다고 말을 하곤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퇴직이 앞당겨졌다. 


  당장은 치료를 받느라 정신없이 살았다. 목숨을 수호하느라 다른 일들은 올스톱 되었다. 그렇게 2년이란 세월이 지나갔다. 진료를 받으러 갈 때마다 느끼던 무섬증도 점점 사라지고 건강관리도 수월해졌다. 3년의 유예기간까지 지나가야 병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게 되는데, 벌써부터 예전의 일중독증이 스멀스멀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건강 걱정만 하고 사는 날들을 탈출하기 위하여, 봄부터는 카페 정원 꾸미기에 도전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문을 꼭꼭 닫고 있는 집은 놔두고 우선 사계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정원부터 꾸며 볼 계획이다. 소박하고 정겨운 정원이 완성되고 나면 집에게 큰소리로 이렇게 물어봐야겠다. "이제 들어가도 될까요?"

  

  



작가의 이전글 하늘의 기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