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 이십육일

by 세필

새벽은 이제 뜨겁지 않다

새벽은 이제 차갑다

새벽은 차가워졌고 어두워졌다


올해의 팔월은 작년보다 시원했고

작년만큼 꿉꿉했으며

작년보다 궁핍했다


그리고 이제

구월을 맞으려는 새벽 공기는

올해의 삼 분의 이를 버텨 낸

아직까지 열이 덜 가신 쪽방의 공기와

위아래로 뒤섞여 춤을 춘다


초가을은 아래에 깔려

쉴새없이 경련하고

늦여름은 위에 올라

마지막 사정을 한다


그리고 팔월의 머리를

구월은 뜯어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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