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자러 가자
재잘재잘 시끄러이 떠들던 아이들도
소곤소곤 목소리를 낮추고
매앰매앰 귀청이 떨어지도록 울어대던 매미들도
대롱대롱 칠흑에 매달려 아침을 기다린다
아직도 창가에 불빛 훤히 밝히고
밤을 거스르려는 어린 이들아
새까만 여름 밤하늘은 이제 남는 것이 없다
손에 쥔 것들 홰액 던져버리고
저마다의 잠자리로 몸을 던지자
쨍쨍한 햇빛에 내내 따끔거리며 괴로워하던
눈동자의 신음을 머리카락의 비명을
살갖의 곡소리를 당신들은 듣지 못하는가
흉내낸 햇빛으로 어둠마저 거스르며
쉬지도 못하게 채찍질하는가
어둠은 오래가지 않으니
어둠 또한 섭리이니 미련하게
다시 떠오를 해를 바라지 말고
밤에 몸을 뉘이자 마음을 훌훌 털고서
어스름으로 날아가는 밤의 끝자락에
조용히 덮여 무채색으로 날아가자
그래, 이제 자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