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0.
자네는 왜 꿈을 꾸는지 알고 있나?
흔히들 꿈을 무의식의 현현이라고들 말하지. 하지만 그건 좀 부실한 설명이야. 너무 거칠어. 내가 꿈꾸기의 기제를 설명해 보겠네. 아, 강의료는 됐다네.
먼저 꿈을 꾸려면, 꿈꾸려는 세계의 심상이 열려야 하네. 아, 심상이라는 건 뭐랄까, 그래. 렌즈 같은 거라네. 심상이 열린다는 건 곧 렌즈의 초점을 맞추는 것과 같다네. 그 초점을 잘 맞추면 이제 자네가 그 세계에 개입할 수 있는 거지. 자네는 정말로 그 세계에서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그러려면 남다른 집중력이 필요하다네. 자칫 집중이 흐트러져서 초점이 잠깐이라도 흐릿해지면 바로 퇴출당하거든. 그러니 보통 사람들은 그저 꿈속 세계에서의 일을 보기만 할 뿐이고, 그걸 가지로 '꿈을 꿨다'라고 말하지.
응? 꿈에서 본 세계가 정말 실존하냐고? 그렇다네. 자네는 다중 세계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꿈에서 보는 세계는 그저 수많은 우주 속, 수많은 세계 중의 하나라네. 우리는 꿈이라고 말하는 짓을 통해 그 세계에 직접 뛰어드는 거지. 다만 아까도 말했듯이, 인간 이상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그 안에서 직접 무얼 하지는 못하고 그저 영상 하나를 감상하듯, 박물관 전시물을 바라보듯 할 뿐이지. 그마저도 깨게 되면 불완전한 기억으로 남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