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색 하늘

by 세필

친구는 말했다. 왜 그렇게 심각하냐고.

나는 말했다. 나도 잘 모르겠다고. 원래 그렇지 않냐고.

친구는 말이 없었다.

둘은 하늘만 올려다봤다.


감색이 짙은 하늘.

철새가 날아가고 있었다.

이름도 모르는 철새들. 심각하지 않은 철새들.

저것들이 심각함을 안다면, 날아갈 수나 있을까.

아무런 생각이 없어야지, 그리 중얼거리며 울었다.

울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울고 말았다.

친구는 여전히 조용했다. 내 등만 토닥였다. 친구의 얼굴을 봤다.

눈물이 볼살에서 떨어졌다.


우리는 왜 울었을까. 왜 눈물이 났을까.

감색 하늘이 슬펐나. 하늘의 철새들이 부러웠나.

아니 그렇지는 않겠지. 그냥 슬펐던 것이다.

인생이라는 심각한 문제가, 사실은 그렇지 않아서.

그래, 인생은 사소하다. 인생은 심각하지 않다.

그랬다면 벌써 죽었겠지. 인생이라는 무거움에 질려서.

참으로 시시하다. 그러나 시시해하면 안 된다. 그 부조리함.

티끌이지만 태산 같아야 하는, 슬픈 우리의 삶.


특별하게 태어난 사람들.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

삶이란 고작 그렇다.

평범하게 태어난 사람들이, 스스로를 특별하다 믿으며, 무릎을 꿇는 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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