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연습

by 세필

나는, 나는 못한다. 나는 할 수 없다. 나는 하기 싫다. 나는 그럴 마음이 없다.


너는, 너는 할 수 있다. 너는 할지도 모른다. 너는 그걸 하고 싶다. 너는 정말로 그걸 하고 싶었을 것이다.


고양이는, 고양이는 죽었다. 고양이는 죽어 있다. 고양이는 죽을 수 없다. 고양이는 죽을 리 없다.

고양이는 죽을 생각이 없다. 고양이는 죽고 싶지 않았다. 고양이는 죽을 수밖에 없었다.


측백나무는 썩었다. 측백나무는 말라비틀어졌다. 측백나무는 무릎을 꿇었다. 측백나무는 눈물을 흘린다.


개똥지빠귀는 지저귄다. 개똥지빠귀는 달린다. 개똥지빠귀는 성층권에서 튀겨졌다.


쓰레기봉투는 찢어졌다. 쓰레기봉투는 칼침을 맞고 터졌다. 쓰레기봉투는 숙취에 시달렸다.


비듬은 날린다. 비듬은 뭉친다. 비듬이 오로라를 구경한다. 비듬이 아파트를 무너뜨렸다.


손톱이 부러졌다. 손톱은 부러졌을 것이다. 손톱은 부러져야만 했다. 손톱은 부러지려고 한다.

손톱은 부러지기 싫었다. 손톱은 부러지고 싶었다. 손톱은 부러지지 않고서는 못 배겼다.


머리카락이 빠졌다. 머리카락이 국회의사당을 폭파시켰다. 머리카락은 남극에서 얼어 죽었다.


시간은 흐른다. 시간은 멈춘다. 시간은 흐르고 싶지 않았다. 시간은 멈추기를 거부했다.

시간은 블랙홀 속에서 감자튀김을 먹고 있었다. 시간은 공간과 농담 따먹기를 하려고 했다.


창문 너머 매미들은 나무 수액으로 튀김요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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