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진돗개 하나 지나가다
앞발에 흙탕물 한 방울 튀었다
동네 사람들 한 바가지로 쏟아져 나와가지고
삿대질하고 쌍욕을 퍼붓는다
저놈 봐라 저 개새끼 얼룩진 것 좀 봐라
어디 깨끗한 척은 다 하더니
견주는 삿대 하나마다 허리를 접는다
진돗개는 주인 옆에서 고개 숙여 운다
흙탕물 튄 발 핥으며 낑낑거린다
주인이 고개 숙인 그 날
진돗개는 밥을 한 입도 먹지 않았다
그렇게 굶어 죽었다
지랄견 열댓 마리 무리 지어
방금 거름 뿌린 밭에서
온몸에 똥칠하며 왕왕 짖는다
온 동네 똥내 나도록 짖어댄다
사람들은 창문 닫고 귀 막는다
저것들 또 저런다며 모르쇠 한다
어쩌다 따지러 간 사람은
견주 부지깽이에 곳곳이 부러져 실려갔고
똥개들 송곳니에 종아리살이 뜯겨나갔다
얻어맞고 물어뜯긴 사람들은
병원에서 앓다가 죽었고
지랄견들은 일없이 거름밭에서 컹컹 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