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아야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있다?
래플(Raffle)
요즘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하면 '래플(Raffle)'이라는 말을 자주 보게 되는데요. '래플'은 추첨식 복권을 의미하는 단어로, 최근에는 추첨을 통해 특정 상품의 구매 기회를 부여받는 시스템을 의미하며 일부 브랜드에서는 드로우(draw)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기존에는 공급량 대비 수요가 높은 상품들을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선착순 판매 방식은 여러 공정성 논란과 위험성이 제기되었고 대체 방식으로 추첨 형태의 '래플'이 확산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래플은 공정성을 위해 1개 명의로 1개 제품에 응모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해외 패션 브랜드부터 시작된 래플은 현재 다양한 쇼핑 플랫폼까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판매방식이 되었는데요. 오늘 매거진에서는 래플에 MZ세대가 왜 열광하는지, 기업들은 왜 래플을 통해 마케팅을 펼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MZ세대가 래플에 열광하는 이유
'나이키'는 추첨 판매 시스템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브랜드입니다. 나이키에서 출시되는 한정판 스니커즈의 리셀 거래가는 자동찻값과 맞먹는 정도로 높게 측정이 되기도 하는데요. 그만큼 전 세계 스니커즈 마니아들이 언제나 주목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높은 수요에 비해 한정적인 판매 시스템과 높은 리셀가로 일부 마니아들이 한정판 스니커즈를 독점하는 시장이 형성되었습니다. 이에 나이키 사는 마니아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기 위해 추첨 판매 시스템 '나이키 드로우'를 도입하게 된 것이죠.
매장 앞에서 밤새 기다리지 않아도, 거액이 없어도, 추첨에 응모하고 당첨되기만 하면 정가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는 굳이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래플, 드로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래플 과정 특성상 디지털 플랫폼과 가장 친숙한 MZ 세대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요. MZ세대 래플 참여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MZ세대가 래플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것인데요. 주식의 위험성을 감당할 여건과 자산이 갖춰지지 않은 젊은 층에 원금 손실이 없는 '래플'은 효과적인 투자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래플을 통해 한정판 상품을 정가에 구매하고, 이를 2~3배 높은 가격으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방식입니다. 초보자에게는 불친절한 주식 거래와 달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활성화된 중고 거래는 MZ 세대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더욱 쉽게 거래를 진행할 수 있죠.
래플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는 판매가 오픈되기 2일 전 응모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추첨을 통해 구매 기회를 얻게 된다면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구매합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투자는 상품을 수령한 후 리셀부터 시작되는데요. 나이키 외에도 무신사, 뉴발란스 등 MZ세대가 많이 찾는 브랜드와 플랫폼에서 래플이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브랜드와 기업들이 래플 마케팅을 진행하는 이유?
구매자는 소장의 기회도 얻고, 투자의 기회도 얻는데 브랜드는 한정판 상품을 고정 고객인지 불투명한 다수에게 판매하며 얻는 게 무엇일까요? 래플 마케팅에 뛰어드는 브랜드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래플 마케팅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브랜드 인지도와 희소가치 향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MZ 세대는 응모하고 당첨되고 구매하기까지의 래플 과정을 하나의 게임으로 여깁니다. 굳이 상품을 소장하고 싶지 않아도 재미로 참여했다가 당첨되는 경우도 적지 않죠. 브랜드들은 단순 호기심에서 비롯된 참여를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래플이 아니었다면 유입되지 않았을 신규 고객에게 브랜드를 선명히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래플이 진행된 상품이라는 것 자체가 소비자에게 '특별한 상품'으로 인식되어 상품의 희소가치가 상승하는데요. 개인의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 세대에게 추첨을 통해 한정판 상품을 소유한다는 사실은 자신 역시 특별하게 만드는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래플", "#드로우"만 검색해도 SNS에 래플 당첨기를 기록하고 상품을 자랑하는 MZ 세대를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