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가자 #4

밤에만 적는 글

by 김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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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VS 바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다다.

산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산을 정말 좋아하는 분들을 보고

나는 산을 그냥 건강을 위해 올라가는 정도라는 걸 알게 됐다.


부모님이 강릉으로 이주하시면서 지난 몇 년 동안 주구장창 경포해변만 갔다.

강릉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바다 주변이 적당히 아기자기해서 마음이 편하다.

다른 동네 바다는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 몇 번 가봤지만 이상하게 낯설어서 잘 안 가게 된다.


강릉에 자주 갈 때는 거의 두 달에 한 번씩도 갔는데 참 신기한 건

같은 바다인데 갈 때마다 마치 다른 바다를 보는 것처럼 늘 다르게 보인다.

계절이 변하고 날씨가 다르겠지만 그것만으로 설명이 안 되는 묘한 기분이 경포 바다를 볼 때마다 든다.


그제야 비로소 내 일상에 참 많은 일이 있었다는 걸 돌아보게 된다.

바다는 늘 같지만 내 마음이 달라져서 바다를 찾기 때문인 것 같다.

남들에 비해 특별히 바쁜 삶을 살지도 않지만

내가 겪는 다양한 일에 어떤 마음을 내어가며 살아가는지 돌아볼 생각을 일상에서는 잘 못하게 된다.


생각보다 늘 많은 일들이 있었고 가장 훌륭한 답을 찾기 위해 애쓰면서

기쁘고, 즐겁고, 좌절하고, 실망하고, 울고, 웃고

참 빡세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바다를 보고 있으면 떠올리게 된다.


이 좋은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 큰 배를 타는 항해사가 꼭 되고 싶다.

바다가 일상이 되면 어떤 마음으로 살게 될지 너무 궁금하다.


매일 바다를 보는 삶을 매일 보는 컴퓨터 앞에서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