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5 모르면 알 때까지! 물음표(?) 살인마!

[스토리스트]

by 크리

그러면서 또 하나 집요하게 놓지 않았던 건 바로 '?(물음표)'였어요.

자라나는 아이들의 "왜요?"가 시작되는 것처럼 조금이라도 모르겠다 싶으면 상사 분을 붙들고 물음표를 쏟아냈거든요.


1. 오래된 제안서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처음에 만드신 건지

2. 혹시나 업데이트가 안 된, 제가 모르는 내용이 있는지

3. 제안할 때 꼭 회사소개서가 앞에 들어가야 하는지

4. (그 때 당시)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의 제안 단가 자료가 있는지

5. 제안서를 본 상대방의 공통된 질문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6. 소개 자료에 대한 레이아웃을 바꿔도 되는지, etc.


어떨 때는 지금 생각하면 참 죄송하게도, 퇴근 시간 10분 전에 질문이 생겨서 퇴근 하시려는 상사의 발목을 잡고(?) 한 시간 가까이 대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 제 목적은 단 하나였어요:

모르면 알 때까지, 내가 이해될 때까지.


이 외에도 회사에서 대외적으로 내보낼 때 쓰는 공통 템플릿이 있는지, 아니면 제안서마다 커스텀을 해도 되는지를 끈질기게 다 물어보고, 허락받고, 그리고 내가 제안을 받는 입장이라면 어느 흐름이 좋을까 고민하고요.


이 버릇은 제안서를 만드록 피칭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처음 공연을 맡게 되어 현장을 나갈 때에도 고스란히 몸에 밴 습관으로 남았습니다.


현장에서 일 하시는 감독님들의 대화를 듣는데, 외국어 같은 거에요.

일을 해야 하는데 모르면 대화가 안 되니까, 꽤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이 쓰는 장비의 단어, 뜻, 활동 용어, 견적서 파헤치기까지.


모르니까 물어본다며 얼굴에 철판을 깔고, 대화가 이해되는 수준까지 또 집요하게 물음표를 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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