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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픈손가락 Aug 28. 2022

후회하지 않기 위해 더 늦기 전에 다시 나는 책

더 늦기 전에 다시 나는 책

지금도 나는 하루에 몇 번씩 후회라는 말을 곱씹으며 산다. 후회의 종류도 가지가지라 그 수를 셀 수조차 없다. "내가 대체 왜 그랬을까? 이렇게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정말 난 잘하고 있는 건가?" 이런 질문에 후회 없는 답을 찾기 위해 나는 때 늦은 공부를 시작했다.


사이버 대학의 문도 두드려 봤다. 하지만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다. 학원 짬 내기는 더더욱 엄두가 나질 않았다. 삶을 바꾸기 위해 뭔가 배우고 싶고, 변화를 위해 부의 추월차선이라도 타야겠는데, 그 방법을 나는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뾰족한 탈출구 없는 상황은 계속됐고, 조금 망설이다가 가장 쉬운 길을 택하기로 했다.


이번에도 내 선택은 책이었다. 더 늦기 전에 다시 뭔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한 가지 주제의 책을 30권 정도 읽으면 준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쌓게 된다는 말도 나는 믿는다. 해보니 정말 그랬으니까. 마케팅이나 글쓰기, 독서법, 동기부여, 행동 습관 교정, 경매, 주식투자 등 종류도 상관이 없다. 포기하지 않고, 오기와 꾸준함을 버무려 노력하면 누구나 책을 통해 뜻한 바를 이룰 수 있다. 그동안 내가 단 한 번도 한 가지 주제의 책을 서른 권 이상 읽어 본 적이 없단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나는 이제 잡독이나 남독(濫讀) 대신 전략적 독서를 하고 있다. 책이 인생에 있어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하면, 우린 지금보다 몇 단계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 한 분야의 준전문가가 되는 가장 쉬운 방법


배우려는 의지만 있다면 요즘 못 배울 것은 없다. 공부는 원하는데 학비가 없다면, 장학재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기술 배우길 원하는데 학원비가 없다면, 내일배움카드가 해결해 준다. 그러니 의지만 있다면, 돈은 큰 문제가 되질 않는다. 정작 문제는 돈이 아니고 시간이다. 배우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짬 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돈과 시간, 이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 하나 있긴 하다. 바로 책이다. 누가 뭐래도 책은 일단 싸다. 내재된 가치에 비하면 이건 뭐 거의 헐값에 가깝다. 30권이라고 해봐야 50만원이면 충분하니까. 동일한 주제의 책 30권을 읽어 준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쌓는데 드는 돈이 5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시간 면에서는 또 어떤가. 책은 시간에서 무척 자유롭다. 휴대도 간편하고, 누워서, 앉아서, 서서 읽기가 가능할 뿐 아니라 이젠 책을 들어서 읽을 수도 있다.


준전문가가 되기 위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먼저 공부하고 싶은 본 주제와 본 주제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부 주제를 하나씩 고른다. 이 과정을 겪으면서 우린 어떤 목표의 준전문가가 되고 싶은지 깨닫게 된다. 다음은 주제 범위 안에서 읽을 책을 고르는 단계다. 베스트셀러라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주변에 있는 목표 전문가들로부터 추천을 받아도 좋지만 가장 좋은 건 자기 손으로 직접 목차, 저자의 약력, 책 내용을 살피고, 구입하는 것이다. 그게 성공 확률이 가장 높다.


방향이 잡히고, 목표가 정해졌다면, 이젠 세부 계획을 세워 볼 차례다. 디지털이든 아날로그 든 뭔가를 기록할 노트 한 권을 준비하자. 일단 첫 머리엔 엄선 해 고른 30권의 도서 목록을 적는다. 뭐 필요하다면 근사한 출사표나 선언문 하나 정도 적어 두는 것도 괜찮다. 여기에도 나름 규칙은 있다.


첫째, 책 목록 중 처음 읽을 5권은 아주 신중하게 고른다. 옷으로 치자면 첫 단추를 꿰는 일이다. 첫 단추는 잘 꿰야 한다. 첫 단추가 어긋나면 마지막엔 채울 구멍이 없다. 처음 읽는 책이 흔들려 버리면 답이 없다.


둘째, 처음에 정했던 목록을 끝까지 유지할 필요는 없다. 실천 과정에서 충분히 바꿀 수 있고, 바꿔도 된다. 처음 정한 5권을 읽고 나면 다음에 읽어야 할 책은 그 관점이나 철학, 방향 등이 충분히 바뀔 수 있다.


지금은 책을 읽으면서 굳이 독서 노트를 챙겨 쓰지 않는다. 기억해 둘 만한 문장이나 메모는 디지털 노트인 ‘에버노트’를 이용해 정리해 둔다. 하지만 준전문가가 되기 위한 독서에서는 다르다. 꼭 독서 노트 쓰길 추천한다. 반드시 노트일 필요는 없다. 블로그에다가 써도 된다. 책을 읽고 중요한 용어나 잊지 말아야 할 메시지, 얻어지는 생각들을 적어준다. 해당 분야의 지식과 통찰에 익숙해지려면 우린 배우는 것을 잘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책을 읽어도 도저히 해결 안 되는 부분도 생긴다. 이런 경우 고민하지 말고, 해당 분야의 오프라인 모임이나 온라인 모임을 찾아보자. 저자의 강연회나 세미나에 참석해 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때에 따라선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인맥을 맺게 되는 행운을 거머쥘 수도 있다.


나는 제대로 방향 잡은 30권의 책을 읽으면, 해당 분야의 준전문가가 될 수 있음을 확신한다. 직접 경험했으니까 자신할 수 있다. 30권을 읽고 나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과 소통이 가능해진다. 당신이 해당 분야의 준전문가임을 그 어느 누구도 무시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 준전문가 프로젝트 5단계 기법


시작하기에 앞서 ‘자기 주도적’이란 말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말할 것도 없이 빠르게 원하는 목표에 다다르게 하는 핵심은 스스로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그리고 그 의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자기 주도적인 생각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자발적으로 공부해 본 적이 없다면, 이젠 변해야 한다. 다음에서 설명하는 5단계 기법이 우릴 도와줄 것이다.


1단계 : 관심 주제 키워드를 바탕으로 목표를 세웁니다.


뭘 한 건지, 무엇을 해서 결국 어떤 것을 이뤄낼 건지 명확히 해야 한다.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면, 비로소 필요 욕구가 보인다. 우선 마케팅이나 부업, 투잡, 디지털 노마드처럼 가고자 하는 방향과 관련 있는 키워드를 뽑아낸다. 예를 들어, “마케팅”이란 단어를 중심으로 “부업, 투잡”같은 연관 키워드를 뽑아보고, 관련있는 키워드를 적어둔다. 그런 다음 이것들을 조합해서 새로 만들거나 과한 키워드는 버리는 등 일종의 선별작업을 거치면서 최종 목표를 확정한다.


1단계 목표 세우기에 있어 하나 더 알아 둬야 할 것이 있다. 목표는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케팅”이란 키워드를 확장해 목표를 정할 때 단순하게 “마케팅 전문가”라고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하면 발전이 없다. 구체적으로 “부업과 투잡으로 월 1천만원 버는 마케팅 전문가 되기”처럼 목표는 키워드를 담고 있어야 하고, 구체적이며, 분명한 것이어야 좋다. 


2단계 : 목표에 맞는 도서 목록 정하기


다음은 전 단계에서 설정한 구체적 목표 달성을 위해 책 목록을 만드는 과정이다. 언급했듯 처음 5권은 향후 읽게 될 책들의 가이드가 된다. 또 목표로 한 해당 분야의 준전문가적 지식의 토대가 된다. 가이드와 토대가 될 것이니 중요하고, 중요한 것이니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는 말이다.


남은 25권의 도서 목록을 정할 때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해도 좋다. 공부하며 목표를 향해 가는 중간에 읽고 싶어지는 책이 갑자기 생길 수도 있고, 우선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이럴 땐 처음에 정한 도서 목록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바꿔도 된다.


3단계 : 독서 시간을 만들고, 목표량 체크하기


뭘 해야겠다는 목표가 세워지고,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면, 남은 것은 계획 실행할 시간을 확보하는 일이다. 시간을 잘게 쪼개서 틈새 시간을 공략하는 방법도 있고, 애초에 없던 시간을 만들어 내는 방법도 있다. 어쨌든 책 읽고 공부할 시간을 만들어 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거다.


방법은 간단하다. 없던 시간은 기존 습관으로는 가질 수 없었던 시간을 되찾아 오면 된다. 예를 들어, 미라클 모닝의 경우 기존 습관대로라면 8시간도 좋고, 9시간도 좋고 잠에 빠져 있을 시간이다. 이걸 줄이고 그렇게 얻어진 시간을 책 읽기에 쓰는 거다. 나중에 알겠지만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질 높여 더 가치있게 쓰는 방법도 이 범주에 들어간다. 같은 시간을 두 배 혹은 세 배로 농축 시켜 쓴다.


다음은 모든 일상생활에서 책과 혼연일체가 되어 한 시도 떨어지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거다. 뭐를 하든 가장 가까운 곳에 책을 둔다. 심지어 운전할 때나 샤워를 할 때도 오디오 북을 틀어 놓는 식이다. 깨어나 잠들기 전까지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꼭 필요한 일상생활 외 남는 자투리 시간에 언제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준비한다. 그리고 그걸 기록하면 된다.


4단계 : 기록하고 소화시키기


문학 글쓰기가 아닌 실용 글쓰기의 핵심은 누차 구성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읽어서 얻어진 것을 구조화시킨다. 처음엔 분명 단순히 메모해 남기는 행위에 그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꼭 필요한 일이고, 마치 벽돌과 벽돌을 쌓아 올린 벽과 그 벽들이 세워져 만드는 구조물을 만드는 일과도 같다.


구성력은 쓰면서 길러지고 완성된다. 물론 읽어서 인풋을 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리지만 구성력의 핵심은 쓰기다. 새롭게 얻어진 지식과 정보는 쓰면서 있을 자리를 잡는다. 예를 들어 벽돌을 열심히 만들었다고 하자. 책을 읽고 노력하면서 건물 하나 지을 만큼 벽돌을 생산했다. 물론 이것도 굉장히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건물 하나를 지을 만큼 넉넉하게 벽돌을 생산해 쌓아 두는 일이 아니다. 그 벽돌을 쌓아 벽을 만들고, 벽으로 하나의 건물을 지어야 한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거다. 하늘과 땅처럼.


지식과 정보는 모은 그 상태 그대로가 아니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시켜야 가치 있는 그 무엇이 된다. 소화라는 과정을 거쳐야 지식과 정보는 진짜 내 것이 되어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튼튼하게 만든다.


5단계 : 아는 것을 가르쳐 보기


지식과 정보의 완성은 남에게 내가 아는 것을 가르칠 수 있을 때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구조화가 이루어진 지식과 정보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단계다. 이때부터는 준전문가 소리를 들어도 어색하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예를 들어, 디자인, 색감이 너무 좋은 화려한 옷이 있다고 하자. 보기만 해도 이리 좋은데, 입어 보면 얼마나 더 좋겠는가. 이런 옷을 입고 근사한 파티에 초대되어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상상만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좋은 옷을 입은 여러분의 주변 상황이 바뀌어 파티장 아닌 장례식장으로 변했다고 해보자. 어떤가? 입은 사람은 어색하고, 보는 사람 또한 무척 당황스러울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이치는 이와 같다. 배운 지식과 정보를 제대로 안다는 것은 주어진 상황이나 여건이 변하더라도 충분히 전달 이해시킬 수 있는 깨우침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에겐 상황이 변해도 어색하지 않은 제대로 전달된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 처해도 당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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