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진심 독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픈손가락 Aug 16. 2022

변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소설책 읽다 가도 깨달음은 온다

더 늦기 전에 다시 나는 책

“스스로 변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소설책을 읽다 가도 문득 깨달음은 온다. 세상 모든 것은 사람 마음먹기에 달렸다. 어디를 가든 한시도 손에서 책을 떼어 놓지 마라. 그럼 삶이 바뀐다.” 강연을 하러 다니며, 입버릇처럼 되 뇌이는 말이다. 그런데 불쑥 청강생 한 명이 질문을 던진다. “저는 왜 안 바뀔까요? 책을 제법 많이 읽습니다.” 이런 질문은 강연장에서만 받는 게 아니다. 이메일로는 더 많이 온다. 새로울 것이 없으므로 나는 능숙하게 질문자에게 되묻는다. “책을 어떻게 읽으시나요?” 그의 독서법을 묻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 그들의 독서법에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책을 읽고 난 후 그들의 행동에 있다.


변화가 없는 사람들은 모두 책을 읽는 것으로만 끝낸다. 이어지는 실천 행동이 전혀 없다. “미라클 모닝”에 관한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았다면, 아침형 인간으로 탈바꿈하려는 계획을 짜고 일찍 일어나려는 일련의 행동 정도는 해봐야 한다. 물론 자신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해보긴 해야 한다. 삶의 변화를 위해 “백만장자 메신저”라는 책을 읽었다면, 저자의 여러가지 백만장자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쯤은 적극적으로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백날 읽기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독서는 ‘죽은 독서’라고 하여 우리의 삶에 그 어떤 변화도 일으키지 않는다.


열심히 읽고 깊은 감동과 여운으로 끝나는 독서, 언뜻 그럴싸해 보인다. 농사를 지으면서 작물은 심을 생각도 안하고, 매번 밭 갈아 이랑만 세운다면 우린 아무런 ‘결실’도 맺을 수 없다. 책을 읽어 얻은 깨달음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독서로 만든 이랑에 씨를 파종하는 것과 같다. 씨를 뿌렸으니 자라긴 할 것이다. 하지만 결실까지 맺는다 장담할 순 없다. 좋은 결실을 위해선 넘어지지 않게 대를 세우고, 자라난 풀을 뽑고, 밭을 매줘야 한다. 이어지는 두 번째, 세 번째 행동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튼실한 결실은 그래서 이랑을 만드는 독서와 씨를 뿌리는 행동, 대를 세우고 풀을 뽑는 꾸준한 습관이 함께 모여야 만들어진다. 그러니 읽고 그냥 책을 덮어 버리는 독서는 아무런 삶의 변화도 일으키지 못한다.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시작해서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그런데 그걸 꾸준히 하고 있다 자랑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책을 읽고 생각이 제 자리를 찾아 들어섰다면 움직여라. 실천해라. 그리고 조금씩이라도 변해라.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이 별로 없다. 우리 남은 생에서 세상이 당신 대하는 태도를 바꾸고 싶다면, 바삐 서둘러야 한다. 지금 배우고 익히는 것을 실천하기도 빠듯한 시간이다.


다이어트 책을 읽으면, 식사량을 줄이고, 식단을 조절하면서 꾸준한 운동을 병행하라 가르친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방법을 아는 것으로 그친다. 방법만 안다고 살이 빠질리 없다. 실제로 식사량을 줄이고, 식단을 줄인 뒤 꾸준한 운동을 병행해야만 살은 빠진다. 좋은 책을 읽고도 그저 기록으로만 그친다면, 그것은 '겉멋 독서' 즉 '죽은 독서'다. 정말 백해무익한 독서다. 이런 독서가 계속되어 습관화되면 참담한 일이 벌어진다. 머리에 든 생각과 실제 하는 행동이 다른 괴물이 되는 것이다. 경계해야 할 일이다.


■ 독서 기록 노트


지금은 다른 방법을 쓰지만 독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나는 꾸준히 독서 기록 노트를 썼다. 뭐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다. 메모해 뒀던 가슴 울리는 문장을 기록하고, 독서 후 떠오른 생각들을 적었다. 한 번 떠나간 좋은 생각은 그때가 아니면 쉽게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늘 메모하고 기록했다.


그러다가 다시 한번 깨달음이 왔다. 처음엔 몰랐지만 나중엔 너무 형식에 얽매여 내가 책을 읽고 소중한 감동을 적기 위해 독서 노트를 쓰는건지 독서 노트를 쓰기 위해 책을 읽는건지 알 수 없게 돼버렸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정작 중요한 깨달음은 손님이 되어 버리고, 엄한 독서 노트가 주인 행세를 했다. 나는 그걸 느끼는 순간 바로 독서 노트를 버리고 다른 방법을 찾았다.


나는 이제 독서 노트를 쓰지 않는다. 다만 깨달음과 필요한 것들을 기록할 뿐이다. 정해진 형식도 버렸다. 책 읽기를 마치거나 혹은 중간에 다음 4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생각나면 그 순간을 얼른 기록으로 남긴다. 더 필요하면 나중에 기록을 찾아 다시 복기하고, 추가할 것이 있으면 덧붙인다. 읽다가 갑자기 떠오른 상념이나 생각을 그냥 책 귀퉁이에 적는 경우도 많은데, 어떤 책은 그런 기록들로 가득 채워져 있고, 어떤 책은 없다. 당연히 기록이 빼곡한 보물들은 책장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 생활 동선 중 나와 가장 가까이에 둔다. 언제든 필요하면 펴 훑어볼 수 있도록.


① 책을 읽는 혹은 읽고 난 지금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뭔가?

② 지금 뭐가 잘못됐다고 느끼지는 게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③ 나중에 좀 더 읽어보고 싶거나 따로 기록할 만한 부분이 있는가?

④ 책을 읽고 당장 실천으로 옮겨야 할 행동은 무엇인가?


어렵지 않으니 수기로 쓰는 기록 노트보다 디지털 노트를 사용해 보길 권한다. 좋은 점은 가장 저렴한 햄버거 한 개의 금액으로 모든 스마트 기기에서 기록한 자료가 모두 실시간 동기화 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기록한 것을 태블릿이나 퍼스널 컴퓨터, 집에서 회사에서 모두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모든 기기에서 기록도 가능하다. 여러 기능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방대한 기록 자료를 순식간에 검색해 볼 수 있는 슬랙(폴더) 기능과 지정 태그 기능이다. 이것들만 있으면 아무리 많은 기록도 15초 안에 찾아낸다. 어디 그 뿐인가. 펜으로 쓸 수도 있고, 사진, 오디오 녹음 형태로도 가능하다. 가히 메모를 위해 태어난 보물이다. 서로 비슷한 기능을 가진 ‘에버노트’와 ‘노션’ 중 나는 에버노트를 쓴다. 이 녀석 때문에 난 더 이상 기록에 얽매이지 않게 됐고, 기록보다 읽어서 깨달아지는 행위와 그에 따른 실행력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감탄이나 탄식이 나오는 깨달음을 메모해 뒀다가 나중에 정리할 때 거기서 또 다른 깨달음을 얻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형언할 수 없는 쾌감을 느낀다. 책 읽는 보람이다. 이런 쾌감과 생각의 번뜩임이 자꾸 스파크를 일으키면 우린 더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는 폭발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 폭발이 이어져 내 앞에 계속 벽처럼 세워져 있던 고정관념을 허물고 나를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한다.


그러니까 꼭 고전이나 명저, 아주 고매한 책들만 우리 삶을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 스스로가 변하려 한다면, 아주 작은 깨달음이라도 주저없이 실천할 각오만 되어 있다면, 우린 소설책을 읽다가도 커다란 변화의 동기를 얻을 수 있다. 이건 도구의 문제가 아니다. 하겠다는 변하겠다는 의지의 문제다. 언제든 배웠으면 실천하라.


매거진의 이전글 집 나간 자신감을 찾아 주는 가장 좋은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