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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픈손가락 Aug 13. 2022

집 나간 자신감을 찾아 주는 가장 좋은 방법

더 늦기 전에 다시 나는 책

나는 과연 누구인가?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건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뭔가?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인간이란 참 묘한 존재여서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이런 질문들을 자기 자신에게 던진다.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우린 인간의 자기 성찰적(self-reflective) 속성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잠들어 있는 자아와 상처입은 자존감을 깨닫기 위해선 ‘나는 누구이며, 자신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여기서 자아 개념(self-concept)이란 다른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것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지식을 쌓으려는 노력을 말하고, 자존감(self-esteem)이란 사회적 사건이나 상황처럼 자신 역시 이해의 ‘대상’이란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한때 자아를 공부하면서 비슷해 보이는 자신감, 자존감, 자기효능감, 자기존재감, 자기긍정감 때문에 무척 혼란스러웠던 적이 있다. 이건 뭐 다 거기서 거기 같은 것이 해당 분야에 무지렁이로써 이해가 한없이 버거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나마 주워들은 이야기가 있어 나는 다음과 같이 이해하고 있다.


언뜻 같아 보이는 이 개념들에는 소위 말하는 우선순위가 있다. 내면의 자아가 자리를 잡기까지 만들어지는 순서와 단계가 있는 것이다. 자아가 만들어지는 첫 단계에서는 자존감 즉 자기존재감을 깨닫는데 집중해야 한다. 내 안에 진짜 나, 마음속 안에 어떤 또 다른 내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고 믿어야 한다. 우리의 자아 찾기는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자기 자신을 믿는 자신감과 자기긍정감, 가능성을 믿는 자기효능감은 먼저 자신 안에 ‘자아’가 존재한다는 믿음을 갖고 난 뒤에야 생길 수 있다. 자신의 자아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자신감이 생기고, 어떻게 자신을 긍정할 수 있겠는가. 자신이 어떤 가능성 있는 존재인지 알 수 있겠는가.


일본에서 ‘신의 멘탈’로 불리는 호시 와타루는 그의 저서에서 자신감을 얻는 두 가지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먼저 스스로 하겠단 마음을 먹으란다. 사람은 ‘작은 승리’를 연달아 맛보면, 스스로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란 인지가 생기는데, 이건 곧 습관이 되고, 결국엔 당사자의 삶 곳곳에 스며들어 비로소 ‘자신감’이 생긴다. 호시 와타루만 이런 얘기를 한 게 아니다. 일상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작은 승리’, 그 효능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 잘 나타나 있다.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이 거창하거나 사회적으로 대단할 필요도 없다. ‘매일 아침 5분 하루 일과 점검하기, 메일함 정리하기, 떠오른 고마운 사람에게 감사 메시지 보내기, 매일 아침 30분 독서, 매일 아침 글쓰기’처럼 버겁거나 부담스럽지 않게 하고 싶은 일을 잘게 쪼갠다. 그리고 조금 과감히 해낸다. 이런 작은 습관 하나하나가 쌓이면 우리 자아는 ‘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만들고, 이어 자신감을 탄탄하게 만드는 토대를 구축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끝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다.


자신감을 얻는 두 번째 방법은 경험을 통한 정보의 축적이다. 일단 많은 직, 간접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늘어나고, 자가 제어 능력은 배가 된다. 이런 사람들은 위기에 처했을 때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줄 알고, 매우 긍정적인 자세가 되는 게 특징이다. 더불어 스스로를 신뢰하는 자신감과 자기긍정감이 강화된다.


일단 자기신뢰감이 생기면, 자신에 대한 흥미가 생기게 된다. 그렇게 자신에게 관심이 가면, 내가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잘하고 어떤 일에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깨닫게 된다. 자신을 알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나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깨닫고, 어느 쪽이든 결국은 '나'라는 올바른 자아 인식을 통해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사랑하게 되는 자애감이 들게 된다.


이 방법은 책 읽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자신감을 갖기 위해 ‘스스로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을 해내는 과정'은 독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함으로써 초기 ‘완독’의 성취감을 맛보는 과정과도 닮았다. 해 본 사람들은 안다. 그 성취감이 이후 얼마나 많은 동기를 우리에게 부여해주는지를.


특히 독서를 시작한 초기엔 ‘완독’의 성취감을 느껴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성취감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얻어진 작은 승리는 곧 꾸준한 독서 습관을 형성한다. 나아가 우리 삶의 자세까지 바꾼다. 그렇게 이어지는 계속된 독서는 '경험을 통한 정보 축적'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정보들은 다시 또 누적되면서, 새롭게 얻는 정보들과 연결, 상쇄, 배가, 폭발되는 과정을 거쳐, 이번엔 ‘삶의 자세’가 아닌 ‘삶 그 자체’를 바꾸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 생각이 만들어지고, 사고하는 힘이 생긴다. 여기서 ‘생각’의 또 다른 뜻은 ‘내 안의 자아를 바라보는 눈’, 그러니까 관점이다. 내 안의 자아를 입체적인 형태라고 가정했을 때 우린 ‘생각’이라는 ‘관점의 시각’을 통해 형태로 된 자아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생각으로 보았으니 그때부터 자아가 존재함을 믿게 된다. 자존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게 자기존재감이 생긴 후부터 읽는 책은 삶에 생기를 불어넣고, 비로소 자아에 대한 활발한 탐구 활동을 시작한다. 이런 미지의 자아 세계를 보고, 기록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서서히 자아는 그 실체를 드러낸다. 이때 생기는 것이 바로 ‘자아에 대한 믿음감’ 즉, 자신감이다.


내 안의 자아는 더할 나위 없이 완전한 존재다. 그에 비해 우리가 가진 힘은 너무나 미약하다. 완전한 자아를 압도하기에 충분한 힘을 갖지 못한 우리는 그 엄청난 기운에 짓눌려 매번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명상을 하고, 종교에 귀의하며, 자아 성찰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책을 찾아서 읽는다. 자아를 어떻게 얼마나 다룰 수 있느냐는 성공의 크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자아’에 눌리지 않고, 이성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믿음과 완전하진 않지만 조절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바로 자기효능감, 자기긍정감이다.


사람들의 도전 성향을 크게 나누면 세 가지다. 싫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은 절대로 안 하는 사람, 남들이 좋다면 하기 싫어도 억지로 꾹 참고 하는 사람, 적극적으로 나서 자기 자신을 관찰하고, 호 불호를 파악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 해내는 사람, 우리가 제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선 바로 세 번째 마인드 장착이 필요하다. 나는 원래 두 번째였다. 그런데 이젠 세 번째가 됐다. 나는 세 번째 자세를 갖게 되면서 참 많은 것이 변했고, 그 변화는 책 읽기 습관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가 꿈꾸던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을 뿐 아주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다. 이런 상황을 아마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는 것일 게다. 너무 먼 곳 만을 바라보려 하면 우린 가까이 있는 것을 볼 수가 없다. 걷다가 방금 나를 걸고 넘어 트린 것이 돌부리가 아닌 미처 보지 못한 내 행복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먼 미래에 관한 계획도 중요하지만 정작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지금 당장이란 시간의 가치라고 말한다. 한번쯤은 괜찮겠지 방심하다가 연이어 ‘지금’을 놓치게 되면, 바라보는 우리의 미래 역시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바라보는 미래는 ‘지금’으로 바꿀 수 있지만 지나버린 ‘지금’은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가 없다. 독서는 이런 직접적인 영감(靈感)들로 삶의 이익을 돌아돌아 가져다주는 아주 고마운 존재다.


중요한 것은 책 읽기에 대한 적극성이다. 수동적인 자세로는 제대로 된 독서 습관을 만들지 못한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만의 방법, 자기에게 맞는 맞춤 방법을 찾아내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손자병법은 “나를 알고 남을 알면 백전불태”라 했고, 겪고 있는 상황의 모든 해답은 이미 우리 안의 자아가 갖고 있다. 자아의 개념은 비단 명상가나 종교인만 필요한 게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모든 인간은 덜 성숙한 자아를 품고, 무한한 역경 속으로 뛰어 들어야만 하는 숙명이다. 그런 고난의 와중에도 성인(聖人)들은 오랜 삶의 지혜를 친절히 책에 담아 두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책을 들면, 마치 백만 대군을 얻은 기분이다. 자신감이 생기고, 매사에 적극적이 된다. 나는 이 좋은 걸 당신과 함께 나누고 싶다. 그래서 입버릇처럼 나는 말한다. 더 늦기 전에 나는 다시 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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