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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픈손가락 Aug 28. 2022

독서 좋은거 백날 알면 뭐해 한 장이라도 읽어야지

더 늦기 전에 다시 나는 책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부터 밟아 올라가야 한다.(등고자비 : 登高自卑), 말은 하루에 십 리를 가고, 조랑말도 비록 열흘이지만 결국은 십 리를 가긴 간다(노마십가 : 駑馬十駕),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산조차도 옮길 수 있다(우공이산 : 愚公移山),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아니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자강불식 : 自彊不息), 좋아하는 사자성어들이다. 단지 시간이 조금 걸릴 뿐, 세상에 이뤄내지 못할 것은 없다는 말을 나는 좋아한다.


시간을 꾸준히 투자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원하는 삶의 변화는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그런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들의 몫이다. 술과 담배가 건강에 나쁘다는 사실은 모두 다 안다. 하지만 실제로 금연과 금주에 성공하는 사람은 드물다. 좋지 않은 식습관을 갖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노화가 빨리 온다는 사실 역시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습관을 바꾸거나 운동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게 평소엔 넋을 놓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이 되어서야 사람들은 빠르게 움직인다. 암세포가 발견된 뒤 담배를 끊는다거나 고혈압, 고지혈로 약을 먹을 지경이 돼서야 식습관을 바꾸고 운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 때는 늦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건 독서도 마찬가지다. 막 다른 곳에 다다라서야 필요성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때는 되돌릴 수 없는 지나쳐 버린 삶의 기회들이 너무도 많게 된다.


뒤늦게 후회하며 눈물 흘리지 않으려면, 우린 아는 것을 과감히 행동으로 옮기는 결단을 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말이다. 비록 시간이야 걸리겠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실행 가능한 범위 내에 있는 것을 하나씩 행동으로 옮기는 거다. 예를 들어, 목표를 1%로 아주 잘게 쪼갠 다음 이걸 100번 반복하면 100%가 된다. 이걸 그대로 독서로 가져와 매일 3쪽의 책을 100일 동안 읽으면, 300쪽짜리 책 한권이 읽혀진다. 30쪽을 읽는다면 10일이면 끝이다. 3페이지씩 100일도 좋고, 1페이지씩 300일도 좋다. 정말 시간내기가 어렵다면 행동 목표를 아주 잘게 쪼개 실행으로 옮겨라. 진짜 삶의 변화는 그때부터 시작되니까.


■ 스스로에게 모질고 독한 사람이 돼라!


실로 위대한 사람은 한 걸음씩 전진하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법이다. 삶이란 처음부터 가랑이 찢어지도록 욕심내는 큰 걸음이 전부가 아니란 사실도 알아야 한다. 나도 과거 성격이 꽤 급한 편이었다. 그래서 단번에 눈에 보이는 변화를 추구한 적도 많다. 물론 그 일이 뜻대로 될 리가 없었지만.


이 책을 쓰는 날을 기준으로 필자는 1,060일째 미라클 모닝을 실천 중이다. 매일 아침 3시 반에 일어나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이 기적의 3시 반이 과연 처음부터 가능했을까? 어림도 없다. 운동이랑 담쌓고 지내다가 갑자기 건강해지겠다고 냅다 하프 마라톤에 도전하는 것과 같다. 아무런 준비 없이 감행하는 느닷없는 무리수의 결과는 망가진 다리 뿐일 것이다. 나도 무조건 하면 된다는 식으로 무식하게 들이대다 몇 번 행운이 얻어 걸린 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도전은 큰 탈이 났었다.


그러다가 느리긴 했지만 확실하게 전진하는 방법을 깨닫기 시작했다. 한때 삶의 궁지에 몰려 피신했던 열린 도서관에서 우연히 집어 든 책의 서문엔 다음과 같은 말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그리고 한동안 이 말은 머리에서 좀처럼 떠나지 않았다.


“남에게만 모질지 말고, 제발 스스로에게 모질고 독한 사람이 되어봐!”


인생은 결과 못지 않게 과정도 중요하다. 빠른 결과를 위해 빠른 지름길을 돈 주고 산 사람들의 말로는 정해져 있다. 컴퓨터 게임은 몰라도 인생에는 절대 치트키가 성공한 적이 없다. 가끔 우리 인생에서 거대한 보물성 안으로 들어가는 비밀번호를 판다는 사람을 만난다. 그들의 설득에 넘어가 빚을 내고 시간을 할애해 행운(?)의 입장권을 얻는다. 정말 성안으로 들어가 보니 보물들이 많다. 보물을 담아 나갈 자루도 넉넉해서 흡족한 보물 쇼핑에 날 새는 줄도 모른다. 그러다가 비밀번호 유효기간이 끝나고,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그제서야 뭐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는다. 엄청난 보물을 집으로 운반할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준비가 부족했던 불운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당신 자루에 가득 담긴 보물을 본다. 순간 핏 대 선 눈으로 바뀌고 당신의 보물을 훔쳐 이리저리 달아난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당신도 어쩔 방도가 없다. 보물을 옮기고 지킬 그 어떤 것도 준비하질 않았으니 어쩔 방도가 없다. 그저 두 손아귀에 꼭 쥔 만큼의 보물만 겨우 건졌다. 그리고 이내 깨닫는다. 두 주먹에 쥔 만큼의 보물의 값이 비밀번호를 사기 위해 진 빚의 십 분의 일도 안 된다는 사실을. 절망으로 울부짖어 봐야 늦었다.


세상을 살면서 쉬운 일과 거저 얻는 것을 항상 경계하라. 시간도 없고, 모든 게 부족하다면, 정말 하루 딱 세 줄 읽기를 100일 동안 해보는 것도 좋다. 우리의 목표는 최대한 많이 읽기가 아니라 가능한 한 꾸준히 오래 읽기다. 얼마나 오랫동안 꾸준하게 매일 책을 읽을 수 있느냐가 삶을 바꾼다. 내가 가진 노하우는 ‘읽는다’는 부담감과 거부감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최대한 줄여 주는 것이다. 과업을 아주 가볍게 만드는 것이다. 삶에 변화를 주기 위해 제일 처음 세워야 할 목표는 책 읽는 습관 만들기다. 내가 이 책을 쓰는 목적은 책 읽기 습관이 없는 사람으로 하여금 책 읽기가 즐겁고 삶에 꼭 필요한 일이라는 걸 만들어주고 싶어서다. 책을 친근한 삶의 친구로 만들어 주고 싶어서다.


이 처음 단계가 지나면 다음은 ‘생각’에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습관 다음은 ‘생각’ 그러니까 ‘나도 사고(思考)라는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야’라는 것을 느끼는데 집중해야 한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자아’라는 본연의 내 모습을 관조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우린 키워진 생각을 통해 ‘자아’를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자아 존재감’을 얻게 된다.


‘생각’에 집중해서 읽으면 책 읽는 속도도 빨라진다. 직접 경험한 것이니 믿어도 된다. 어떨 땐 한 줄씩, 두 줄씩, 석 줄씩도 한꺼번에 읽힌다. 이 정도가 되면 책은 눈이 아니라 생각으로 읽힌다. 저자가 책을 통해 어떤 생각을 독자에게 전하려고 하는지 느낄 수 있다. 그러니까 생각을 가진 독자는 눈만 가진 독자보다 같은 책을 읽어도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그게 생각 독서의 힘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 있는 책이란 이런 작가의 생각이 잘 정제되어 있어서, 읽으면 정제된 생각을 나도 느껴 볼 수 있는 책이다. 읽을 때도 활자가 아닌 저자의 생각을 읽는 것처럼 쓸 때도 그냥 글이 아닌 생각을 써야 한다. 물론 처음부터 그리 될 리는 없다. 한 줄, 두 줄, 버겁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이것저것 써보면 글 실력은 확실하게 는다. 쓰다 보면 우린 정제된 생각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다시 책 읽기로 돌아갈 간절함을 얻는다. 그래서 책 읽기와 글 쓰기는 하나라고 하는 것이다.


올 초에 책을 쓰기 시작했는데 벌써 8월이다. 이제 곧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올 것이다. 우린 그 시간을 멈출 재간이 없다. 하지만 선택에 따라 ‘지금’이라는 시간을 그냥 덧없이 흘려 보내지 않을 순 있다. ‘지금’이란 시간을 잠에 쓰는 것도 당신의 선택이고, 흥청망청 술에 취해 보내는 것도 당신의 선택이다. 모두 다 우리의 순간적인 선택이다. 나는 어떤 작가의 삶에 자극을 받아 스스로에게 모질고 독한 사람이 되기로 했고, 그 실천 행동의 일환으로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다.


우리의 선택은 ‘생각’이 만든다. ‘생각’은 애쓰는 독서가 만들어 주고, ‘독서’는 꾸준한 습관이 만들어 준다. 습관은 ‘결단’이라 불리는 ‘동기 원인’으로 부터 출발한다. 또 이 ‘동기 원인’은 마음이 동(動) 함으로 인해 시작되는 첫 줄 읽기가 그 시발점(始發點)이다. 그래서 난 삶을 자기 주도적으로 선택하는 힘이 책을 구입하고 읽기 시작하는 첫 줄로 부터 온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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