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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픈손가락 Sep 09. 2022

여름날 우리, 사랑의 안타까움에 대한 이해

나도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여름날 뜨거웠던 태양처럼. 사랑은 시작되고, 안타까워하다가 어쩔 수없는 이별을 맞이한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사랑도 있다. 그런 사랑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고, 그런 사랑 때문에 또다시 아프게 되지만 우린 그 소중한 사랑의 기억을 다시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사랑 열병 방정식이다.

고등학교 3학년생 저우 샤오치는 수영부다. 하지만 딱히 하는 일을 잘 해야겠다거나 누굴 승부로 이겨 보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저 그만한 나이의 남자아이들처럼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었을 뿐. 샤오치는 툭하면 싸움을 해대는 좌충우돌 사고뭉치! 딱 그만한 나이 열일곱 살에 걸맞은 소년이었다. 그런 그가 요우 용츠라는 예쁜 전학생을 만나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년다운 순수함으로 샤오치는 요우 용츠에게 자신이 좋아하고 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다가간다. 하지만 언제나 사랑에는 연적이 있는 법, 같은 수영부 1등이 계속 요우 용츠를 귀찮게 하고, 어찌어찌하다가 수영으로 내기까지 하게 된다. 만약 샤오치가 이기면 더 이상 요우 용츠를 귀찮게 하지 않기로, 지면 용츠 등에 '나는 샤크를 사랑해'라고 쓴 종이를 붙이고 다니기로 한다.



어쩔 수 없는 승부, 내기에서 지면 좋아하는 용츠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 샤오츠는 수영 연습에 매진한다. 때아닌 승부욕이 생긴 것이다. 그런 와중에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이어지며 샤오치와 용츠는 서로 남모르는호감을 서서히 키워간다.



용츠는 언제나 일방적이긴 했지만 샤오치의 구애가 싫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용츠의 마음. 하지만 그런 용츠의 마음에도 서서히 샤오치가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수영부 주장 샤크의 방해에도 꿋꿋하게 서로를 지켜주며. 그렇게 서로의 마음은 조금씩 서로를 향해 열리고 있었고, 샤오치는 용츠 덕에 때늦은 수영 재능까지 찾게 된다.


하지만 그런 애틋한 풋사랑이 무르익어 갈 무렵 첫 번째 사랑의 안타까움이 그들을 찾아온다. 심한 술 주정으로 늘 엄마와 용츠를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아빠, 그런 아빠가 또 두 모녀를 찾아왔고, 결국 또다시 그런 아빠를 피해 떠나야 하는 용츠, 느닷없는 예기치 않은 이별이 그들을 찾았다.


그렇게 끝인 줄 알았던 샤오치와 용츠, 우연히 사진에 찍힌 용츠의 사진을 발견한 샤오치! 이번엔 또 수영이 아닌 용츠가 찍힌 대학 입학을 위한 시험공부를 시작한다. 언제나 무모하지만 그런 무모함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샤오치! 드디어 용츠가 다니는 대학에 합격하고, 그 많은 학생들 가운데 드디어 용츠를 찾아낸다.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용츠는 남자 친구가 있었다. 고등학교 친구 이상으로 다가갈 수 없는 샤오치, 친구 이상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용츠, 하늘은 이들에게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는다. 남자 친구가 바람을 피운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된 샤오치가 친구로서 충고하지만 용츠는 그를 믿지 않고, 그보다 남자 친구의 말을 더 믿는 용츠에게 화가 난 샤오치는 결국 또다시 이별을 맞는다.



성인이 된 샤오치와 용츠는 우연히 다시 만난다. 어느새 샤오치는 제법 유망한 지방 수영선수가 되어 있었다. 용츠는 그녀의 꿈이던 이탈리아 패션 디자인 유학의 꿈을 아빠 병치레로 포기하고, 우연히 아르바이트 삼아 했던 모델 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 용츠를 도와주며, 다시 한번 그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샤오치. 이번엔 그녀의 사랑을 얻을 수 있을까.



결국 어렵게 어렵게 쉽사리 가까워지지 못했던 샤오치와 용츠는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인해 서로의 깊은 사랑을 확인하지만 얻은 만큼 잃는 법. 부상을 입은 샤오치는 더 이상 수영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하는 아픈 일을 겪는다.


함께 살게 된 둘은 너무나 행복하다. 하지만 다친 상처로 꿈을 접게 된 샤오치는 괴롭다. 그리고 그런 아픔으로 용츠에게 상처를 준다. 샤오치의 말로 다시 패션 디자인의 꿈을 키우며 회사에 들어간 용츠는 회사에서 밀라노로 2년 유학을 보내준다는 제안을 받고, 그런 그녀를 보내주려는 샤오츠, 하지만 일련의 사건들이 서서히 그들의 사랑을 질투한다.



샤오치에게 자신의 사랑을 확신 시켜 주려는 용츠는 결혼을 제안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거절하는 샤오츠, 얼마 지나지 않아 용츠의 속 썩이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친구들과 장례식장을 지키며, 이런저런 푸념을 하던 샤오치가 그날 자신의 경기를 포기하고, 그녀를 구하러 뛰어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까 봐 걱정된다고 한 말을 용츠가 우연히 듣는다. 아빠가 준 상처와 지나치는 말이지만 샤오치의 속 마음을 듣게 된 용츠는 샤오치에 대한 사랑을 서서히 접는다. 그와의 사랑을 이제 그만두고 유학길을 떠나려 하는 용츠.


샤오치에게

그렇게 오래 함께 하면서도

우리 둘 다 네 상처에 대해 이야기할 용기가 없었어

네 꿈을 앗아간 그 상처

네겐 몸의 흉터, 내겐 맘의 흉터로 남았지

내가 보상해 줄 수만 있다면 뭐든 할 텐데

근데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그러니 후회할 사람은 네가 아니라 나야.

고등학교 때 너와 안 사귄 걸 후회하고,

대학교 때도 널 못 알아본 걸 후회하고,

함께 할 수 있었던 그 많은 시간을 놓친 걸 후회해

네 흉터를 볼 때마다 늘 이런 후회들이 떠올랐어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사랑이 불만으로 시들기 전에

아무래도 이쯤에서 끝내는 게 나을 거 같아

마지막으로 이 말을 꼭 하고 싶어

샤오치 내가 결코 후회 안 한 단 한 가지는

너와 함께 했던 시간이야


결국 용츠의 청첩장을 받고, 샤오치는 그녀를 만나러 간다. 그리고 조금 더 일찍 철들지 못해 장례식장에서 했던 자신의 어리석은 말을 후회한다고 이야기 한다. 떠나 보낼 수 있는 사랑이라니 그들은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던 것일까. 하긴 그렇게 헤어지고 떠난 용츠의 유학길, 샤요치가 그 사랑을 지키고 싶었다면 그녀를 다시 붙잡았어야 했다. 그는 샤오치가 장례식장에서 겪었을 상실감과 비록 가벼운 푸념 섞인 말이었지만 그녀의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리고 그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진심으로 그녀에게 사과했어야 했다. 자신이 얼마나 큰 상처를 줬는지 깨달았다면, 그리고 그녀를 사랑했다면 그는 그녀를 진심으로 위로 했어야 한다.


처음엔 용츠를 원망했다. 그를 정말로 사랑하지 않았던 걸까? 자신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한 샤오치를 위해 좀 더 배려를 했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말도 이 글을 쓰기 위한 다시보기도 하기 싫었다. 나는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작가가 되기 위해서라면 그 조금은 엿같은 기분을 느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사랑의 안타까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이런 안타까운 사랑의 이별을 좋아하지 않는다. 마음에 여운도 오래 남고, 제 분을 삭이지 못해 몇 말 며칠을 힘들어 한다. 샤오치는 알아야 했다. 왜 그녀가 결혼을 먼저 하자고 말을 꺼냈는지 깨달아야 했다. 장례식장에서 부모를 잃은 상실감에, 어린 시절부터 아빠 그러니까 가장 가까운 가족이 준 불신이 얼마나 뿌리 깊이 박혀 있는지 깨달았어야 했다. 거기에 자신이 그날 용츠를 구하기 위해 했던 선택을 후회한다는 뉘앙스의 말의 무게를 더 더욱 뼈저리게 느꼈어야 했다.


용츠의 마지막 선택이 옳다고 믿어야 하지만 과거를 숨기고 샤오치에게 했듯 마지막이 되어서야 서로의 솔직한 마음을 털어 놓은 잘못을 극복하진 못했을거라 생각한다. 그건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이가 들어갈수록 조건을 따져야 할 수록 힘들다. 또 아파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소년처럼 누군가를 사랑해주는 비록 철은 없을지 모르지만 그런 사랑을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되면 남은 일은 스스로 그 아픔과 상실감을 삭이는 일 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 사랑은 언제나 안타까운 여운을 남긴다. 이루어진 사랑은 기쁘지만 이루지 못한 사랑은 슬프다. 사랑은 용기다. 시간이 더 늦기 전에 솔직하게 마음을 전달해야 다시 새로운 방법이 생기든 덧난 상처가 아물든 한다. 자책하지도 말고, 그저 한번만 더 용기를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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