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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so Aug 13. 2024

삿포로행 대한항공 A321-200 탑승기

2024 홋카이도 가족여행 ①


 삿포로를 가며 대한항공을 이용하게 됐다. 가능한 짧은 비행시간 선에서 저렴한 항공편을 찾는 내게 대한항공이 선택된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코로나 이후 스페인, 베트남, 터키, 뉴질랜드 등 중장거리 노선 비행기탈일이 꽤 있었는데 대한항공을 이용한 적은 없었다. 언제나 가격측면에서 다른 항공편을 이용했었다. 대한항공을 이용했던 것은 코로나 전 도쿄출장 때가 마지막이었던 같다.

 이번 홋카이도행 비행경험은 꽤 놀라웠다. A321-200 기종이었는데 크진 않지만 3-3 배치에 넓은 좌석 간 거리와 깔끔한 기내환경이 쾌적한 비행환경을 제공했다. 아마 최근에 매입한 기체이거나 혹은 리모델링을 진행한 것 같았다. 좌석 앞 화면이 기존에 탔던 어떤 비행기보다 크고 선명했고 최신의 운영체제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베젤은 얇고 화면이 커져서 체감상 의자와 화면사이의 거리가 좀 더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최신영화나 음악 등 즐길거리도 많았고 다양한 언어선택 옵션이 가능했다. 더빙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자막은 한중일에 영어까지 가능했다. 가장 놀란 건 기내 모니터에 개인 무선 이어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지난 스페인 여행에서 탑승했던 에어차이나의 경우 갈 때는 구식 모니터가 있었지만 한국어 자막은커녕 영어 자막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었고 올 때는 그마저도 아예 없었다. 비행기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이렇게까지 발전하다니! 마치 비행기를 처음 타본 사람처럼 엄마를 붙잡고 호들갑을 떨었다.

"이래서 다들 돈 벌어서 대한항공 타나 봐 엄마!"


넓은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가 내 노트북보다 좋았다.


 3시간이 채 안 되는 짧은 비행이었지만 기내식도 야무지게 나왔다. 중식 소고기 볶음과 고구마샐러드가 포함된 든든한 한상이었다. 음료도 다양했는데 일본 가는 비행기라 그런지 맥주도 카스와 아사히 두 개로 서비스가 됐다. 맥주를 마시는 사람이 여럿이었는데 하나같이 아사히를 달라했다. 나도 그랬고.


 짧은 비행시간 때문인지 슬리퍼 등의 어메니티가 제공되진 않았지만 선물처럼 이어폰이 제공됐고 담요도 요청 시 제공됐다. 미남미녀 승
무원들의 친절한 접객은 언제나처럼 실망시키지 않았다. 기내식을 먹으며 예전에 저가항공을 타고 싱가포르에 갔을 때 5시간이 넘는 비행동안 쫄쫄 굶었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웃었다. 4시간 고민 끝에 라면하나를 시켰는데 이미 주문가능시간이 오버되어 굶주린 상태로 한국에 도착했었다.

맛있었던 기내식. 메인식사외 빵과 샐러드까지 든든했다. 트레이 대신 도시락통 같은 곳에 서빙됐는데 식사 후 정리가 깔끔했다.


 40만원에 예약한 삿포로행 대한항공 비행기는 그 값을 했다. 돈값을 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 오늘의 기억으로 다음번에 비행기표를 살 때 대한항공 운행 편 가격을 한번 더 알아보게 될 거다. 물론 너무 비싸면 당연히 대안을 선택하겠지만 그게 적정가격이라면 고민하게 될 테다. 좋은 기억을 준다는 건 결국 값어치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선택이 잘한 선택이었다고 고객스스로 납득하게 만든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회사지만 이런 서비스정신으로 아직까지 대한민국 넘버원이자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회사가 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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