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eso Aug 14. 2024

삿포로 치토세공항, 타임즈 렌터카 이용기

2024 삿포로 가족여행 ②

 비행기가 지연되어 예정시간보다 30분 정도가 지나서야 공항에 도착했다. 삿포로 치토세 공항은 굉장히 한산한 편이었다. 우리가 타고 온 비행기에서 내린 사람들 정도가 공항이용객의 전부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분명 휴가 시즌이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사람이 없지라고 생각하며 렌터카를 빌리는 곳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오잉, 렌터카 부스에는 아무도 없었다. 직원도 이용객도. 심지어 그 옆 인포메이션 센터도 텅 비어있었다. 분명 저녁 7시까지 운영시간이라고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일하는 사람도, 차를 빌리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아빠는 인포메이션 센터 테이블 위에 덩그러니 올려진 전화기를 들어 문의를 하고, 나는 바우처에서 '공항 송영'이란 단어를 찾아내고 혹시나 입국장에서 피켓을 들고 환영해주는 시스템인가 싶어 다시 입국장으로 뛰어 올라갔다.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입국장 층 인포에는 사람이 있어 물어보니 부스 테이블 위에 전화기가 있을 테고 그곳에 전화를 하면 셔틀버스가 올 것이라 알려줬다. 허둥지둥 내려가보니 아빠가 같은 내용을 안내받고 나를 찾고 있었다.

내가 이용한 타임즈 렌터카. 저 테이블위 전화기를 썼어야 했다.


 그제야 다시 보니 부스 테이블마다 전화기가 놓여있었고 그 옆에는 안내가이드 책자가 놓여있었다. 미리 알았다면 그렇게 허둥대지 않았을 텐데, 무인운영에 대한 당황스러움에 거진 30분을 넘게 소요했다. 운영마감시간 3분 전 전화를 걸어 셔틀을 요청했다. 15분을 좀 더 기다리고 나니 셔틀이 왔다. 꽤 큰 셔틀에 우리 식구 3명만 달랑 타고 렌터카 회사에 도착했다.

 일본 렌터카회사들은 다행히 그날 접수된 예약은 다 마무리가 되어야 퇴근을 하는 것 같았다. 유럽에서라면 얄짤 없었을 것이다. 스페인 유로카와의 차이점이라면 추가운전자 등록 비용이 없다는 점, 그리고 고속도로 톨비가 편도 2시간 거리에 2만 5천 원 정도로 비싸다는 점이다. 외국인 대상으로 일정비용을 내면 기간 내 유료도로를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패스개념인 HEP도 있었는데 그걸 선택하진 않았다. 대신 우리는 1시간씩 더 걸리는 무료도로를 택해서 주행하곤 했는데 그 덕에 홋카이도 논두렁밭두렁을 거쳐가며 양파밭, 콩밭, 벼, 들꽃 등을 실컷 구경했다.

무료도로 풍경들


 풀커버리지 보험이 비싼 값은 아니었지만 비용절감을 위해 기본 보험만 들었는데 반납할 때 쌍심지를 켜고 차를 확인하진 않았다. 한밤중 시골길 같은 도로를 운전해 가며 할껄그랬나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3만 원을 아낀 것이다. 치토세 지역 내 주유소에서 풀 주유 완료 후 영수증까지 제출하라는 게 조금 특이하긴 했지만 큰 걸림돌 없이 차량반납이 마무리됐으니 그거면 됐다.

 렌터카를 빌릴 때는 국제선에서 바로 셔틀버스를 탔지만 반납 후에는 국내선까지만 셔틀이 운행됐다. 가는 손님에 대한 서비스 미진인가 했더니 치토세공항은 국내선이 훨씬 규모가 컸다. 삿포로에서 가봐야 한다는 디저트전문점은 거진 다 입점해 있는 것 같았는데 그곳을 들러 출국하라는 나름의 배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북새통을 지나가면 한적한 국제선 터미널이 나온다. 소란스러웠던 국내선 면세점과 달리 국제선 면세점들은 이미 셔터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적했던 입국처럼 한적하게 돌아간다. 물론 나의 3박 4일은 웨이팅의 연속이었지만.

한적한 치토세공항 국제선. See you again.


매거진의 이전글 삿포로행 대한항공 A321-200 탑승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