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상이 남는 춤, 한국무용

〈거장의 숨결〉, 한국무용 공연을 보고

by heeso

한국무용, 사실 무용 공연 자체를 처음 보았다.
조금은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기대 이상으로 멋진 공연이었다. 개인의 춤사위는 분명 빠른 동작인데도 마치 슬로우모션을 본 것처럼 잔상이 남았고, 군무가 만들어내는 장면들은 대단히 아이코닉했다. 재즈 선율로 시작되는 구성도, 앙리 마티스의 〈춤〉을 떠올리게 하는 군무의 형상도 모두 예상 밖이어서, ‘정말 멋지다’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투입되고, 엄청난 연습량이 분명해 보이는 무용계 거장 안무가들의 작품인데도 티켓 가격은 VIP석 기준 7만 원. 과연 수지가 맞을까 싶었다. 노래를 하지 않을 뿐, 작품의 스케일만 놓고 보면 대형 콘서트에 전혀 뒤지지 않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객석에는 빈자리가 꽤 보였다.

궁금해져 GPT에 물어보니, 공연 티켓 수익은 보통 적자를 보전하는 수준이고, 대부분은 후원이나 국가 지원으로 공연이 올라간다는 답이 돌아왔다. 수익성보다는 한국무용의 명맥을 잇기 위해 작품이 만들어지고 무대에 올려진다는 이야기였다.

옛것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가치 있는 것은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점에서 한국무용은 ‘우리 것’으로 지킬 가치가 충분하다고 느꼈다. 우리가 외국에 나가 그 나라의 전통공연을 보듯,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기에도 전혀 손색없는 공연이었다. 어제 극장에서 보았던 몇몇 외국인 관객들도, 만약 그런 목적으로 왔다면 분명 한국무용의 멋과 맛에 빠지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외국에서 친구가 놀러 온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코스이기도 하다.

국립극장을 더 자주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밤이었다. 회사와 접근성이 좋을 때, 이 문화 인프라를 더 많이 누려야겠다는 다짐도 함께. 조만간 회사 동료들에게 ‘한국무용 공연 데이트’를 제안해봐야겠다.


앙리 마티스 <춤>


거장의 숨결

배정혜 soul 해바라기

국수호 티벳의 하늘

출처 국립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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