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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so Jan 01. 2024

자랑스러운 딸.. 에게

엄마의 편지 #72

  이달 들어서고 가장 바쁜 하루였단다.. 아니 올 들어 가장 바빴었는지도 모르겠다.. 근래엔 이리 바쁘게 보낸 시절이 드문 까닭으로.. 종일 어찌나 시간에 쫓기고 오더에 쫓기었던지... 어깨가 다 뻐근하구나.. 옛적엔 대부분의 날들이 이런 시간이었음을 떠올려 봄에...  영혼이라도 팔아서  매출을 올리고 일에 바쁨이 돌아올 수 있다면... 프로메테우스가 파우스트에 그러했던 것처럼  영혼도 기꺼이라 .... 생각할 정도로.... 어미에게 일이란 그런 의미이다..


 헌데 영혼두 흥정치 아니하구..오늘은 대박이었단다... 잠자고 있던 주요 거래처 오더두 많았구...지방 체인 오더들두 많았단다... 매일 이렇게 일할 수 있다면... 엄마 금세 빚두 청산하구바램대로 멋진 건물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하하하 사설이 길어졌구나...


  어젯밤 통화하면서 엄마가 얼마나 가슴이 벅차고 뿌듯했었는지를 말한다는 것이 사설이 길어졌다... 아빠랑도 이야기했다만... 공부란 , 배움이란, 결국 네가 어제 했던 행동들과 만나기 위한 과정이다 라구. 우리 딸이 얼마나 훌륭한 일을 해냈으며... 일상의 과제와 수업과 생활고만으로도 벅찼을 시간을 쪼개어 멋진 이멜을 보내어 사람(교수)의 마음을 움직인 것도.. 훌륭하거니와... 그로 인해 정말 바라던바 대로  함께 수업을 듣는 친구들에게 내 나라와 내 나라의 젊은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말하고 행동하는가를 보여 주었으니 이보다 더 큰 자랑거리가 어디 있겠니.... 어제 내색이야 쪼금 밖에 하지 못하였으나... 눈이 뜨거워지고 얼굴이 붉어지면서 얼마나 벅차도록 기쁘고 행복했던지... 엄만 완전 감동이었단다.. 늘 훌륭한 딸이었다만... 어미에게만 훌륭한 딸이 아니라  이나라 대한민국의 멋지고 훌륭한 딸이 되어 준 것이 한없이 고마웠단다...


 맞다... 앞선 이야기의 길어짐은 아침 이르게 네게 보낼 수 없었던 이멜에 대한 이유를 밝히기 위함인듯하다.. 어둠이 내리고 저녁 7시가 넘어섰다.. 그래도 해를 넘기기 전에.. 아니  오늘이 가기 전에 네게 이멜을 보내야겠다고 여러 번 생각하였구 생각하였단다.. 그 생각의 결과물이 곧 네게 당도할 것이다.


  사랑한다...


 지난밤 꿈에 금어금니가 고스란히 녹아내려 가루로 떨어지는 것을 고이 받아 다시 금니 해 넣어야겠다 하였드랬거든... 잠에서 깨었는데 어찌나 기분이 별로 인지... 본디 어금니 가  빠지는 꿈은 좋은 꿈이 아니라고 들 하거든... 다시 생각해 보니 어금니가 빠진 것이 아니고 어금니를 씌운 금가루가 녹아내린 것이니... 오늘 종일 바삐 움직인 것은 아마도 금가루를 손에 놓이지 않기 위해 애쓴 보람인가 보다...


사랑한다..희소야~~~~~~~~

시간은 금이다.. 하하하



14.11.21 (금)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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