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 효과가 만드는 투자 수익률의 구조적 손실
전망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이익 앞에서는 조심스러워지고, 손실 앞에서는 오히려 과감해진다. 즉, 이익영역에서는 위험회피적이고, 손실영역에서는 위험추구적으로 변한다. 1985년 셰프린(Shefrin)과 스태트먼(Statman)은 투자자는 이익 난 종목을 빨리 팔고, 손실 난 종목을 오래 끌고 가는 성향을 가진다는 것을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자가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실질적으로 검증하진 못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데이터와 컴퓨터 성능의 한계 때문이었다. 실증 분석이 나오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
1998년에 오딘(Odean)은 개별 투자자의 실제 거래데이터를 이용해 처분 효과가 존재함을 처음으로 보였다. 이론적으로 처분 효과를 설명하였지만, 투자자들이 실제 그런 행동을 보이는지는 알 수 없었다. 개별 투자자의 거래 내역을 담은 데이터를 쉽게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딘은 몇몇 증권회사의 계좌 데이터를 이용해서 개별 투자자가 손실 난 종목을 오래 보유하고, 이익 난 종목을 빨리 파는 경향을 가짐을 검증했다.
전망이론, 후회이론, 심리회계 등에서 처분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처분 효과가 나쁘다는 건가? 처분 효과가 실제 투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답을 해주지 않으면 재무학적으로 가치가 떨어진다. 오딘은 여기에 대한 답을 보여줬다. 처분 효과가 투자 성과에 악영향을 미친다. 즉, 처분 효과가 클수록 투자 성과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보였다.
이익 난 주식을 빨리 처분하고, 손실 난 주식을 오래 보유하려는 경향으로 인해 투자 성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검증 결과 이익을 처분한 주식은 이후 더 올랐고, 손실을 보유한 주식을 이후 더 떨어졌다. 이익 난 주식을 빨리 처분하기보다는 좀 더 가져가 이익을 더 키우고, 손실 난 주식을 보유하기보다는 손절해 손실을 줄이는 것이 유리함을 시사한다.
2009년에 출간된 저자의 박사논문의 한 에세이에서도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오딘은 몇몇 증권회사의 계좌 데이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표본이 한정적이다. 이를 가지고 모든 투자자가 처분 효과를 가진다고 이야기하기는 한계가 있다. 반면 엄윤성과 최혁(Choe and Eom(2009))은 한국 지수선물시장의 모든 투자자의 계좌 데이터를 이용하여 1/100초 단위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를 보였다. 시장 전체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하였기에 표본의 오류 문제를 극복했다.
또한 주식 시장의 경우 상승장이면 처분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손실 난 주식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주식들이 오르면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많고, 손실을 실현하는 경우보다 이익을 실현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오딘은 주식 시장을 분석했기 때문에 이러한 시장 상황에 따라 효과가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반면 저자는 지수선물시장을 분석했다. 선물은 오르거나 내리거나 상관없이 항상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실을 보는 사람이 존재한다. 이른바 제로섬(zero-sum) 게임이다. 상승장이든 하락장이든 상관없이 처분효과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분석한 결과 저자도 시장 전체적으로 처분 효과가 존재함을 확인했다. 또한 처분 효과가 투자 성과에 악영향을 미침을 보였다. 한편, 전문 투자자인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는 처분 효과가 높지 않음을 확인했다. 투자 지식과 정보가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개인 투자자에게 처분 효과가 높게 나타났다. 이로 인해 개인 투자자의 투자 성과도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떨어졌다. 처분 효과를 극복하는 것이 이로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