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보드게임
목에 칼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나는 수학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목이라고 주장한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진심인데도 이렇게 웃음이 터지는 이유는 수포자가 넘치는 세상이라 진짜 목에 칼이 들어올까 봐서) 조심스레 재차 생각해 봐도 가장 쉽고 깔끔한 과목은 역시나 수학이다.
도대체 왜 수학을 포기하는 것일까? 수학은 논리적인 데다 숨어 있는 속뜻 따위는 없는 학문이라 보이는 대로 문제를 이해하면 그에 맞는 정직한 답을 찾을 수 있다. 간사스럽지도 헷갈릴 것도 없이 공식에 대입해 답을 찾아내기만 하면 되는 레토르트 식품만큼이나 세상 간단한 과목이란 뜻이다. 안타깝게도 공식을 잊었다면 모를까,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공식만 알고 있으면 못 풀 문제가 없어 시험에서 가장 긴장하지 않았던 과목이 내겐 수학이었다. (사각사각~ 목에 칼이 들어오는 소리)
수학을 싫어하게 되는 배경에는 늘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수학이 진짜 싫어지도록 만드는 일을 부모 스스로 자처하고 있다고 작게 일러바치겠다.(쏴리~) 아이가 흥미를 느끼기도 전에 ‘엄마의 정보력’이라는 명명 하에 학습지부터 시키고, 타이어가 맨질 해지도록 달리는 학원 승합차에 미취학 아동들을 실려 보내며 교육열이 높은 부모라고 자화자찬하는 무드가 대한민국의 현주소 아니던가. 학부모라는 이름은 늘 불안감에 휘둘려 이처럼 내려놓지를 못하고 실수를 반복한다. 이번 생은 나도 부모가 처음이라 똥인 줄 알면서도 찍어 먹어볼 텐가!
수학을 좋아하는 배경에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수학 아니라 모든 공부의 성공은 ‘재미있어 보이는 흥미’에서 출발한다. 그 흥미가 ‘별것’을 ‘별것 아닌데?’로 바꾸는 유일무이한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말이다. 재미있겠는데? 별것 아닌데? 이 과정을 거쳐야만 실패가 누적되어도 도전 정신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아이가 비단 수학만 잘하랴. 내가 신이라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도울 텐데. 최소한 흥미를 느껴보는 그 기회마저 박탈하진 말았으면 좋겠다. 조급함에 서두른다면 한 가지는 분명 빠르게 성취할 것이기에. 그 누구보다 재빨리 수포자가 되겠지? OMG!
출처: www.youtube.com/@loveon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