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랑하는 독서가라면 누구나 꿈꿔온 ‘책장 여행’. 이 책은 독서가를 위한 훌륭한 여행 지침서이자 꿈을 실현한 자의 경이로운 여행기다. 큰맘 먹고 육아 휴직계를 낸 아빠와 ‘꿈 같은’ 책장 여행을 기획한 엄마 작가, 그리고 두 아들이 주인공이다. 가족애로 똘똘 뭉친 ‘모모 파밀리아’는 유럽 24개 나라의 역사를 간직한 위대한 도서관은 물론 구도심 한편의 소박한 책방들을 찾아 나선다.
책을 주제로 한 대화는 만국 공통의 소통 방법이다. 언어의 장벽을 가뿐히 넘고, 인연은 물 흐르듯 이어진다. 책장 여행은 끝내 책 너머의 사람을 향한 이야기로 나아간다. 지은이와 편집자·마케터·서점 판매원·도서관 사서 그리고 책을 집어 든 독자까지. 로마 카사나텐세 도서관 사서와의 일화, 포르투갈 국민 동화 작가와의 우연한 만남 등 다채로운 인연은 책장 여행기의 감초 같은 에피소드다.
이 책은 유럽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해준다. 오랜 기간 준비한 여행인 만큼, 모모 파밀리아가 방문한 책장들은 그 이름만 들어도 여행 욕구가 샘솟는다. 익히 유명한 렐루 서점과 파리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물론, 에스토니아 탈린의 중앙 도서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비하치의 공립 도서관 등 저마다 역사·문화적으로 의미 깊은 책장들이 등장한다.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다가간 유럽의 책장들은 여행자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모모 파밀리아의 여행을 보고 있자면, 책장 곁의 사람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지녀야 할지 깨닫게 된다. 아울러 책장의 기능과 역할, 책의 본질, 책의 앞날에 관한 이야기로 가지를 뻗어 나간다.
여기에 더해 작가 부부가 곳곳에서 만난 아름다운 책장 사진들도 풍성하게 수록돼 있다. 아울러 아이들의 생각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과정이 담긴 '생각거리'도 말미에 실렸다. 방문한 책장이 기록된 지도는 QR 코드로 책에 삽입되어, 누구나 언제든 랜선 책장 여행을 떠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