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유난히 날이 포근하네요. 하지만 아직 겨울이 한창인만큼 독감 조심하시구요. 요즘 잘나가는 서비스 하나를 해볼까 합니다. 부동산시세조회 서비스 ‘호갱노노’인데요. 호갱노노가 잘 구현하고 있는 서비스들과 비즈니스를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고객의 행동을 유도하는 ‘넛지’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주요 서비스 리뷰]
# 1. 분양정보 제공
- 버튼 색 차별화 : 서비스 내붉은색이 주는 신호의 중요성을 단일화하여 분양버튼 클릭유도
- 광고 배너 무차별화 : 광고되는 분양정보인지, 일반정보인지 무차별하게 만들어고른 배너 클릭을 유도
☞ 고객의 버튼 클릭유도는 ‘차별화’된 색으로 성공했으며, 분양리스트의 배너들은 광고/비광고 형태를 ‘무차별’하게 만들어 클릭유도에 성공.
- 계산기 기반 대출 상품 광고 : 제시된 금리로 대출상담을 바로 받을 수 있도록 스크롤 하단 배치
☞ 고객이 숫자를 직접 입력해가며 계산하는 스트레스가 아닌, 스크롤 조정만으로 필요한 대출금과 납입한 월 납입금을 직관적으로 명시 후 대출 상담받도록 하단 배치하여 상담유도
#3. 시세조회 필터 다변화
- 필터 종류 : 시세조회에 고려하는 최대한 많은 필터 종류를 제공하여 다양한 선택지 제시
- 실시간 반영 : 필터링된 결과값을 네이버 지도상에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빠른 비교 가능
☞ 고객이 시세조회라는 메인 서비스를 쥐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시세조회의 방법을 다양화하고 더 많은 시간을 체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최적화하여 고객의 추가 액션까지 유도가능
[벤치마킹 포인트]
1. 스크롤 넛지
- 대출계산기를 수기입력에서 시세에 연동된 결과값 도출하는 스크롤과 같은 장치 고민 필요
2. 일반적인 브랜드컬러와 일관적인 UX 제시
- 붉은색은 강조, 위험, 경고, 푸른색은 긍정, 승인 과 같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색이 서비스에 반영될 필요
광고와 비광고의 구분이 모호하여 클릭을 유도한 것처럼 광고의 비광고화된 UX디자인 필요
[행동을 조종하는 넛지 이야기 ]
호갱노노의 벤치마킹 포인트에서 대출 스크롤을 통한 상담 신청 유도 전략에서 넛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금융상품의 내적 강점(금리, 한도 등)만으로 어필하기에는 한계가 많습니다. 그래서 넛지를 활용한 레버리지 전략이 필요한데요. 오늘은 넛지사례들을 간단히 소개 드리겠습니다.
#1. 호날두 VS 메시 누가 최고일까?
어느 버스정류장 앞에 아래와 같은 담배수거 통이 부착되었습니다. 담배를 피고 버리는 사람들 때문인데요. 꽁초를 쓰레기통에 버리면 좋겠지만, 그런 행동을 유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그래서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를 조금 더 센스 있게 유도했습니다. 세계적인 축구선수 메시와 호날두 중 누가 더 베스트 플레이어인지 팬덤경쟁을 시키면서 담배꽁초를 많이 받은 선수를 응원하게끔 유도한 것입니다. 있던 꽁초 뿐만 아니라 바닥에 떨어진 꽁초까지 주워 담았다는 후문입니다. 요즘 한국에서 했다면 결과는 어땠을지 궁금하네요
(좌)호날두 (우)메시
#2. 브라질택시의 와이파이 넛지
브라질 택시의 승객들은 벨트를 잘 안맨다고 합니다. 그리고 브라질의 인터넷 사용은 세계 최대수준으로 유명하죠. 그만큼 브라질사람들에게 인터넷은 매우 중요한데요. 이런 브라질 승객들의 벨트 습관을 고치기 위해 전 좌석 벨트가 채워지면 무료 와이파이가 활성화되도록 구현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저조했던 안전벨트습관이 매우 준수한 수준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벨트를 채워야 무료 와이파이
#3. 브라질리우시의 맥주 캔 티켓 넛지
브라질 카니발 기간에는 음주운전이 급증한다고 합니다. 음주운전을 막으려면 방법은 2가지 입니다. 술을 못 먹게 하거나, 먹어도 집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돌아가게끔 하는 것이죠. 그래서 브라질 리우시에서는 맥주 캔을 스캔 하면 지하철 티켓이 무료로 나오도록 발명하여 주취자들이 자발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으로 가도록 유도했습니다.
맥주캔은 무료 승차권
#4. 에이컨스 넛지 투자
핀테크 모바일 서비스에서도 넛지 사례는 등장하는데요. 잔돈투자 모바일서비스 에이컨스는 재화 서비스 구매 후 1달라 이하의 잔돈을 자동으로 설정해놓은 투자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만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금융상품 투자에 관심이 많지만, 가입절차, 투자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도는 물론이고 투자 시기나 계기를 찾다가 기회를 놓치고 아쉬워 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거스름돈으로 가볍게 투자하는 넛지전략으로 투자 마켓의 규모를 키우고 참여자를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잔돈으로 가볍게 투자하는 핀테크
#5. 에어비앤비 다크 넛지
넛지중에서는 고객을 기만하는 ‘다크 넛지’도 존재합니다. 우리가 에어비앤비에서 조건을 넣어 검색하면 뜨는 숙소의 가격들은 지나치게 싸게 책정되어있어 갸우뚱할 때가 많은데요. 그 이유는 최종금액이 아니라 청소비와 서비스수수료명목으로 추가 발생하는 가격을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고객들은 이런 상황을 인지하였음에도 불 포함 조건을 또 다시 비교해가며 찾는 것에 지치고 검색을 멈추고 예약하게 됩니다. 에어비앤비는 고객의 검색시간이 길어질수록 예약 전환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발견하고, 고객들의 귀찮음을 이용해 최소비용안 전면에 오픈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6. 멜론의 해지방해 넛지
멜론을 정기결제하고 나서 해지해본 적 있으신가요? 멜론과 같은 정기 구독서비스들의 특징이 1개월 2개월 특정가격 프로모션을 걸어 가입시키고 고객이 언제 해당 프로모션이 끝났는지도 모르게 알림을 주지 않아 눈 먼 결제를 이어나가게 합니다. 또, 해지 버튼을 숨겨놓아 찾기 어렵게 만들어 해지 과정에서 고객이 지치게 만들죠. 고객은 작은 돈이라서 포기하지만, 작은 돈들이 모여 큰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독 서비스들의 다크 넛지 전략입니다.
오늘은 넛지전략의 사례들을 함께 살펴봤는데요. 넛지는 (특히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라는 뜻으로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의미하고 있죠. 우리가 서비스, 상품을 기획 수행하는데 쏟는 고민들은 너무나도 정교하고 복잡한 구조 속에서 완벽하고 합리적인 전략만을 고집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야구에서도 홈런타자, 강속구투수만이 승리를 이끌지는 않더라구요. 때로는 허를 찌르는 주자들의 주루플레이를 승리를 일궈내기도 하고, 대타의 센스있는 번트플레이가 끝내기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모두가 익숙하다고 생각한 순간 상대방의 습관을 이용해 판을 뒤집는 그런 센스있는 접근법도 필요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