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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커비 Sep 29. 2020

빙그레우스는 어떻게 대박을 쳤나

2020년 인스타마케팅 최고의 걸작

 2018년까지 카카오프렌즈가 독과점하던 캐릭터 시장의 아성을 깬 것은 펭수였다. 2019년 여름 혜성같이 등장한 펭수의 위력은 가히 놀라웠다. 유튜브를 씹어먹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고, 각종 콜라보 요청이 쇄도하고, 급기야 2019년말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 참석하기 까지 했으니, 단기 임팩트 갑으로 손색없이 훌륭한 캐릭터였다.


 곧 2020년에 넘어오면서 부캐, 멀티페르소나가 유행하면서 유산슬, 김다비등 각종 연예인들의 부캐들이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고, 최근 환불원정대의 이효리, 엄정화, 제시 등의 연예인이 자기만의 부캐를 들고 나와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현실과 다른 또 다른 자아를 통해 솔직하게 사람들과 소통하는게 주효한 시대 같다.


카카오, 펭수, 유산슬(?)


 돌아와서, 2018년까지 카카오, 2019년 펭수, 2020년에는 누가 가장 흥했는지 물어본다면 당연 빙그레우스다. 기업 인스타에서 상상조차해볼 수 없었던,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빙그레우스의 등장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여느 기업 SNS계정이 그러하듯, 제품을 소개하고, 이벤트를 통해 팔로우를 모아가며 일방향적 소통에 그치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던 빙그레코리아 계정은 2020년 2월 4일을 기점으로 대변신을 시작한다. 2월 4일 오후 5시, 젊은 남자 만화캐릭터가 '안녕'이라는 짧은글귀와 함께 5분단위로 이 붉은 머리의 남자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빙그레의 인스타는 이날을 기점으로 소위 대박을 터뜨린다


  처음 이런 광경을 지켜본 팔로워들은 인스타 해킹된 것이 아니냐며 놀라는 기색과 함께 반갑게 맞아주었다. 공식 기업 계정에서 볼 수 없었던 가벼움이 처음으로 등장했던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재밌는것은 '하오체'를 쓰는 이 왕자가 머리에는 바나나우유 왕관을 쓰고 있고, 귀에는 빙그레 CI의 귀걸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누가봐도 한눈에 정말 오랫동안 길들인 작품이었다고 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바이럴은 순식간에 페이스북, 인스타, 트위터 같은 SNS는 물론이고 유명 커뮤니티들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리고 포스팅 3주만에 광고없이 신규팔로어를 1만 7천명 끌어모았다고 하니 기록적인 마케팅의 승리다.


 빙그레는 준비한 컨셉에 맞춰 점차 세계관을 넓혀갔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히어로를 띄우고 나머지 히어로를 띄무면서 점차 세계관을 확장하면서 전체 영웅들이 사는 세계관을 만드는 영웅물과 마찬가지로, 빙그레도 빙그레우스가 빙그레 자사제품을 모두 모티브로 꾸민 것을 시작으로 비비빅, 투게더, 꽃게랑, 메로나, 더위사냥, 끌레도르, 엑설런트남매 등을 의인화에 성공했다.

 


 돋보인것은 단장형 이미지로 캐릭터 소개를 하고 마친게 아니라 실제로 계속 스토리텔링을 이어갔다는 점이다. 왜 빙그레우스가 탄생했는지, 팔로워는 왜 늘려야하고 얼마나 늘려야하는지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3개월간의 준비기간이 있었다고 하나 만든 퀄리티나 지속해서 주3회씩 업로드하는 공수를 생각해보면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업로드는 되었고, 그와중에 세계관의 가장 백미는 뮤지컬 '빙그레 메이커를 위하여'였는데, 실제 성우, 뮤지컬배우들을 출연시켜 성우로 각 캐릭터를 맡고 완성도 높은 OST와 애니메이션을 보여주었다.


 이로 인해 왕위를 계승하는 자, 빙그레 메이커가 되기 위한 빙그레우스의 도전이 시작되었고, 현재는 팔로어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왕위계승전 1,2차전이 진행중에 있다. 서로 좋아요를 통해 투표하는 것으로 팔로어 참여형 컨텐츠라는 매우 익숙하지만, 마치 인터랙티브 만화를 보듯 적극적으로 스토리를 같이 만들어 나가게끔 만드는 능력이 혀를 내두른다.


바나나우유의 코어근육이 논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실 이와같은 빙그레의 인스타그램 운영은 바나나맛 우유 X 거침없이 하이킥 콜라보에서나 오디맛 우유, 귤맛 우유, 호박고구마맛 우유, 리치피치맛 우유, 바닐라맛 우유, 캔디바맛 우유 등 6종의 우유를 출시했던 것처럼 트렌드에 민감한 마케팅을 주도했었다. 하루아침에 나온 마케팅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광고대행을 맡은 스튜디오좋의 경우, 이와 같은 성과를 만든데에는 작업을 맡겨준 빙그레의 배려로 충분한 여유를 받은 것도 있었지만, 꾸준히 제품에 대한 이해와 제작의도를 만들어가기위해 빙그레와의 문답을 이어간다고 했다.


 지나와보면 정말 대단했던 마케팅전략들은 '톤앤매너'를 유지하는데 집착하여 브랜딩 본연의 목적을 잃고 제품과 따로노는 여타 브랜딩 전략들과는 크게 다르다. 히트를 치기 위해서 수많은 조건들이 붙겠지만, 제품에 대한 회사의 명확한 이해와 더불어 책임감 있는 기획, 그리고 이를 실행해줄 대행사의 집요한 자발적 컨텐츠 시도들이 만나야만 히트친 마케팅 사례들이 나올 것이다. 


 나도 우리 회사 제품,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좀 하고... 더 책임감 있게 기획해야겠다 ...ㅜㅜ


빙그레메이커 OST

빙그레메이커 OST 녹음현장


참고기사

빙그레 인스타, 왕자님 '빙그레우스' 공개…네티즌 "퇴사? 해킹?"

빙그레우스를 아시나요?… 펭수·유산슬 이어 자체

 캐릭터로 승부수 띄운 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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