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워커비 Oct 27. 2020

내 아이는 왜 공부를 안할까?

공부하란 잔소리 전에 확인해보셨나요?

 대한민국처럼 기름 안나는 나라에서는 자원이 인재밖에 없다고, 백년대계 교육에 몰입을 하는 나라. 미합중국 대통령조차도 한국의 교육에 대해 예찬론을 펼치곤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사교육, 공교육 전방위적으로 모든 행정력과 자본을 쏟아붓고 있지만, 수십년이 지나도록 자녀 교육문제는 갈수록 미궁으로만 빠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아이만큼은 서울대에 보내겠다는 일념, 인서울은 시키고 말겠다는 생각들로 인해 교육시장은 언제나 뜨겁고 팽창한다. 인터넷강의, 모바일강의 등 기술적으로 발전했음은 물론이고, 중등교사 임용의 턱이 매우높아 고시급으로 발전하면서 들어오는 교사들의 교수퀄리티도 한창 성숙해졌다. 사교육시장에서는 치열하게 싸움이 벌어지는것은 물론이며, 공교육시장에서도 아이들에게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을 설계하게끔 다양한 제도로 보완하고 있다.


 그런데, 왜 내 아이는 공부를 안할까? 왜 내 애만 공부를 못할까? 6가지 접근을 통해 왜 지금 애들이 공부를 안하는지, 못할수밖에 없는지 살펴보면서 다음 명절에서는 공부 잔소리는 줄일 수 있는 삼촌, 이모, 큰아버지, 숙모가 되도록 노력해보자 


1. 공부의 절반은 동기부여다.

 - 필자 역시도 과외를 하고 입시컨설팅도 진행해보면서 느낀 것이지만, 공부하는 애들과 안하는 애들의 차이는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뚜렷한 목적성 여부가 매우 중요했다. 선생님에게 왜 공부를 해야하는 지 물으면 선생님들이 제대로 대답해주기 어렵다. 공부를 잘해야만 성공한다던가 공부를 해야 무시안당한다는 1차원적인 답변이 공고육현장에서 일어나서도 안되는 것은 물론이고. 


 실존하는 직업 중 공부를 해야만 영위할 수 있는 직업은 그리 많지 않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군을 제외하면 성인이후의 노력여하에 따라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아이들은 그렇게 체감하지 못한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에 따르면, 사람들은 가장 기본적인 본능 욕구를 충만하는데 집중한다.


 어리면 어릴수록 당장 재미있고 즐거운 것에 몰입하지, 좋은 직업, 좋은 대학을 나와 얻을 수 있는 직업이 주는 안정성, 사회적 지위에 대해서는 흥미를 느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나중에 존경받는 교수님 이 되고 싶다면, 지금 어서 수학 숙제해라"라는 것은 티끌만큼도 와닿지 않는다. 자극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초등학생들 부모님들에게 권장하는것은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게끔 최소한으로만 하면서 다양한 경험 레슨을 하도록 유도하는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초등학생들한테 판검사, 의사 좋은 얘기해봐야 먹혀들 일이 없고, 공부라는 재능에 대해 가능성만 확인하는 시기에 공부에 질려버리지 않게 최소한의 끈만 연결해야한다는 것이다.


 반면 중학교부터는 달라진다. 중학교부터 성적이 특목고 진학은 물론 고등수학까지 이어지는 학습의 기초 단계이기 때문에 이 시기를 놓치면 대부분 고등학교에서 포기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안정, 사회적, 존경의 욕구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시기이기 때문에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동기부여를 해주면서 대입공부의 토대를 쌓아야한다.


 중학교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춘기에 진입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현실을 자각할 수 있는 나이라서 막연한 연예인, 운동선수와 같은 허무맹랑한 장래희망을 폐기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비슷한 친구들이 갖게되는 통역사, 의치한의사, 약사, 교사, 연구원, 교수 등 화이트칼라 혹은 전문직의 편안하고 안정적이며 존경받고 돈을 많이 버는 선망의 직업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수용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직업들을 얻기 위한 과정으로 지금 특목고를 갔을때의 진학 테크트리, 명문대를 갔을 때 혹은 문이과를 지망했을 때 갖게 되는 직업의 한계들을 인지하면서 본격적으로 자기 설계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과정에 대한 부모의 심도깊은 이해와 격려 상담등이 부재한 채로, 오로지 중학교 중간 기말고사의 성적을 갖고 타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잃을 수 밖에 없다.


 평균점수가 낮더라도, 음악 미술 체육 기술가정 등 비주요 교과목에 대해서는 경험 자체에 의의를 두되 고득점에 대한 부담을 주지말고, 국영수사과 주요과목 취득 점수에 대한 추이를 체크해가면서 부족하고 보완이 필요한 사교육이 있다면 아이와 함께 개선해가야한다. 아이 스스로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주요교과목의 중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가는것이다.


2. 게임이 문제가 아니다.

 - 학부모들이 생각하는 우리아이를 망치는 제일 큰 문제로 생각하는것이 바로 게임이다. 실제로 아이들중에 게임에 빠지면서 공부를 손에서 놓아버리는 경우도 많이 봤고, 게임으로 학업을 망치는것은 중고등학교 뿐만아니라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재미있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는 것이다. 게임때문에 공부를 하는데 방해되는것은 당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로인해 공부를 못했다고 변명하기엔 게임을 할만큼 하면서도 충분히 성취하는 사례도 많아 꼭 이 탓만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게임이 애들을 망칠까? 게임의 중독성은 정말 끝도 없다. 원래 하지마라고 할 때 더 하고 싶어지는것처럼 게임을 무조건 못하게 막으니까 더 하고 싶어지는게 당연하다. 그런데 이과정에서 부모가 집안에서 게임하는것을 원천차단하면 밖으로 돌게 된다. 특히 방과후 PC방에서 1시간게임이 2시간, 3시간이 되면서 자제력을 상실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시대가 변해도 PC방 주간 수입은 학생들이 먹여살린다


 집안에 최신 고스펙 사양으로 PC를 마련해주면 어떻게 될까? 사실, 친구들과 PC방에서 노는것만큼 재밌을 수는 없지만, 아쉽지 않게 집안에 설치해주면 친구들에게 집에가서 로그인하겠다고 말하고 분리가 될 수 있다. 이점은 꽤 큰 효과를 낳게 되는데, 자녀가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음에도 주변의 방해요소가 '게임'이 아닌 '게임을 같이 하자고 부추기는 친구들과의 우정'때문에 쉽게 PC방을 뜨지 못한다.


  PC방에서 게임을 하다보면 다음 학원 가는 시간을 놓치거나, 무단결석하는 유혹이 더 강하게 든다. 친구들과의 우정 때문이다. 그러나 집에서 게임을 하다보면 게임중에도 학원을 갈 수 밖에 없는 다양한 간섭고리들이 주변에 있기 때문에 압박감에 못이겨 학원을 가게된다.


 그래서 학원을 가기만하면 학원에서는 또다른 학원 친구들과의 관계가 형성되며 학교/학원이라는 2개의 집단 사이에서 조율을 해가면서 학교친구들과의 게임 과몰입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특히 학교친구들은 등위구분이 확연히 되어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과 못하는 친구들이 함께 어울려 섞이면서 하향 평준화를 만들어 내지만, 학원친구들은 레벨테스트를 거쳐 비슷한 수준의 친구들이 모인 반으로 들어가 경쟁을 하면서 주기적인 반배치고사를 통해 자신의 실력가늠을 빠른 주기로 확인이 가능하다. 학교친구에 과몰입하면서 학원친구들과 멀어지거나 내가 그집단에서 이탈되었을 때의 상실감이 다시 공부 동기부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 게임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우정'이 문제일 수 밖에 없다.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수십번의 동기부여가 일어나지만, 이것을 이끌고 나가는데에는 자녀 혼자의 힘으로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런 어쩔수 없는 우정의 문제를 부모가 도와주면서 이겨나가게끔 해줘야한다.


 "엄마가 용돈을 안줘서 PC방을 못간다. 대신 집에서 게임하라고 한다." 이렇게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엄마로 인해 같이 할 수 없다는 것을 친구들에게 어필할수 있게끔 학부모가 자녀의 근심 기저에 깔린것을 캐치해내야한다. 함께 하자는 친구를 뿌리치는것은 배신이고 절교다


3. 결국 친구를 잘 만나야 하는게 공부 성공의 80%다

 - 친구 잘 만나는게 중요한 이유는 다른 것보다 공부에 집중할 시기가 가장 멘탈리티가 취약한 상태기 때문이다. 남들 다 게임하는데 나만 안할수 없고, 남들 다 유명브랜드 옷 입을 때 나만 짭을 입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동류집단이 공유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를 함께 공유해야하는데 이게 나만 안되면 해야한다는 강박이 생긴다.


 위에서 말한 PC방을 가는것도, 이런 동류집단의 압박이 강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인만큼 해당 청소년기에 겪는 동류집단의 구성 Pool이 중요하다. 사실 그런데, 이게 단순히 공부잘하는 친구들을 붙여놓는다고 해결될 것도 아니거니와 부모가 공부잘하는 친구를 붙일수도 없는 일이다. 


 결국 친구사귀는것은 오로지 본연의 몫인 셈인데, 내 자녀가 공부를 하고자하는 동기부여를 가지고 친구들을 만나게끔 하려면, 친구들과의 직접적인 비교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멋있는 형 오빠 언니 누나를 만나게끔 유도하는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같은 아파트 단지, 저녁 지역 독서모임등 학부모들끼리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이를 통해 친해지면서 아이에게 좋은 선배를 소개해줄 수 있다면 너무 좋은 부모다.(다만 이성을 소개시켜주진 말고;; 동성이어야 더 친해지고 편해진다)


 암만 컸다고 해봐야 한 공간안에서 열시간 가까이를 수업듣고 자습하는 입장에서 선생님의 말은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선생님들이 아끼는 공부잘하고 멋진 선배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것은 아이에게도 긍정적인 바다.


 멋진 선배가 공부도 잘하고, 학생회장도 하고, 동아리 회장도 하면서 학생부관리를 잘하여 명문대를 가게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의욕이 생길 수 있다. 또 이런 선배들을 알아둔다는것이 또래들 사이에서는 관심사가 공부, 내신관리에 대해 자주 언급될 수 있으므로 이런 선배들을 자녀로 두고 있는 부모들과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사실 선배는 시작이고, 결국 또래들 사이에서 이 분위기가 퍼지는 것이다. 고1때 고2, 고3 선배를 중2때 중3선배들을 그렇게 알아두면 자기 선배들의 진로가 곧 자신들의 미래라는 생각이 들면서 중3, 고3 선배들이 점차 특목고 입시, 대입 수시 발표가 나면서부터 아래 학년에서는 본격적으로 긴장감이 나돈다.


 이런 네트워크를 가진 후배들이라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본격적으로 중3, 고3으로 넘어가기전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11월에 치러지는 입시가 1년짜리라는것이 선배들이 본격적으로 다음 학교 진로가 정해지는 시기가 9월부터라는것을 인식할 때 중2, 고2의 9월 멋있는 선배 네트워크의 유무는 매우 중요하다.


긴내용이 지루하니 짧게 요약 3줄

- 어릴때 공부에 지치게 하지말고 끈만 잡도록 신경쓴다

-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 게임을 같이 하면서 생기는 우정의 문제를 케어

- 아무리 공부는 혼자하는 것이라지만, 좋은 선배 멘토들을 옆에 붙여주는건 부모의 역할


 이번 편에서는 공부를 안하는 아이를 둘러싼 공부 의지, 동기부여 메커니즘을 살펴봤습니다. 다음편에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의 메커니즘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