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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커비 Mar 28. 2021

[NFT] USB를 4억이나 주고 산 이유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이 만드는 세상에 대한 기대감

 먼저, 이 글은 가상화폐 투자를 유도하거나, 투자 실적을 자랑하려는 글은 아닙니다.(슬프네요ㅜㅜ 자랑했으면 좋았을텐데..ㅜㅜ)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크게 2가지 입니다. 요즘 미디어 곳곳에서 NFT 열풍을 보도하는데, 왜 이렇게 뜨거운지, 그리고 이게 왜 열풍일 수 밖에 없었는지 정리하고자 함입니다.


 먼저 NFT 코인 열풍인 것은 당연히 수익률이 좋기 때문입니다. 최근 3달 기준으로 작게는 10배, 크게는 2~30배까지 수익률이 크게 발생했는데요. 코로나 이후 테슬라주식열풍, 작년말 국내우량주 열풍을 생각하면 NFT코인들의 수익률은 가히 압도적입니다.


 사실 이게 왜 이렇게 가치가 오르는지 기술적으로 1도 모르는 문돌이기에 더더욱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상화폐는 실체도 없고, 블록체인 기술은 지나치게 어렵기만하고, 이를 설명하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나 정리글 역시 불친절합니다. 그래서 쉽게 NFT에 대해 설명해보겠습니다. 아니 그전에 좀 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 뱅크시의 작품이 4억에 팔렸다


 2010년대 이후 최고의 아티스트가 누군가라고 한다면, 저는 뱅크시를 꼽고 싶습니다. 우연히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된 벽화들에 숨겨진 스토리를 듣다보면 뱅크시라는 사람의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뱅크시는 주로 반전, 평화, 친환경, 진보, 사회주의적인 시각으로 자신의 그림을 매우 재밌게 표현하고 풍자합니다. 가장 왼쪽의 사진은 뱅크시가 탄광촌의 벽에 그린 그림입니다. 인류발전을 위해 행해지고 있는 수많은 개발이 결국 모순적이게도 가장 가까운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는 이야기죠


 또,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분쟁으로 인해 생긴 분리벽 앞에 건물을 매입하고 호텔을 차립니다. 분리장벽 바로 앞에 있는 호텔이기 때문에 햇빛이 들지도 않습니다. 반전, 평화를 지향하는 뱅크시는 가장 아늑한 호텔을 가장 불안한 분리장벽앞에 세우면서 역설적으로 평화를 강조합니다.


 가장 최근 이슈는 아마도 경매에서 자신의 작품이 낙찰되는 순간에 맞춰 리모트컨트롤로 자신의 작품을 분쇄한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본주의에 천착하는 순수문화예술에 대한 비판이 목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런 분쇄까지 하나의 부분으로 인정되며 경매 낙찰자는 구매를 결정하며 그 가격까지 더 오르게되었죠 


 서론이 길었습니다. 이런 뱅크시의 작품이 경매장에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디지털로 나왔는데요. 뱅크시의 작품을 경매하여 4억에 낙찰이 되자 실물 작품을 현장에서 불태웠고 낙찰자에게는 해당 그림의 디지털원본이 담긴 USB를 전달했습니다.


 해당 USB안에 든 원본파일은 진본을 확인해줄 수 있는 NFT 토큰이 존재합니다. 기술적으로 설명하기는 복잡하므로 표딱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세계 어딜가든 이 그림의 복제물은 ctrl+c -> ctrl+v를 통해 곳곳에서 발견되겠지만, 이런 표딱지가 없다면 디지털 원본으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해당 디지털작품을 모티브로하거나 이를 활용하여 상업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이 있다면 원본 소유주가 식별되기때문에 저작권료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진품명품에서 작품의 진위를 가려냈다면, 이제는 디지털 문화자산에 붙어있는 표딱지가 생성과 동시에 전세계에 같이 공유되므로 어느 누구도 몰래 변형할 수 없습니다. 


2. 780억, 32억 ... 억억억


 NFT대박 열풍은 비플의 작품이 780억에 팔리면서 본격적인 NFT 대박 신호탄을 쏘아올렸습니다. 그동안 괴기한 캐릭터들을 실제혹은 다른 작품과 섞으면서 매일 하나의 디지털 작품을 발표하던 아티스트 비플이 그동안 발행한 그림들을 모두 모은 포트폴리오를 디지털자산으로 경매에 올렸고, 전체 작품에 대한 디지털 원본 구매가격이 780억에 팔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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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단 그림뿐만아니었습니다. 트위터를 처음 개시하던 2006년 잭도시의 트위터 'just setting up my twttr'라는 한 줄에 대한 원본 자산 가치는 32억으로 인정받아 팔렸습니다. 그림뿐만아니라 글귀, 음악 등 오프라인에 실재하지 않는 오로지 디지털로만 표현될 수 있는 것들의 원본에 대한 가치를 하나씩 매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3. 더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NFT


 대체 불가능한 것에는 오로지 멋있는 예술작품만 있을까요? 우리가 나이키 희귀 상품을 리셀하는것은 희소한 가치때문이죠. 출시하는 날이면 새벽부터 줄을 서서 희소한 신발을 사면, 한국에서, 전세계에서 몇안갖고 있는 이 신발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리셀플랫폼이 흥하고 있다죠. 그런데, 이런 모습 익숙합니다. NBA카드라고해서 80년대 후반부터 NBA스타들의 카드를 판매하는데, 이 역시도 발행량이 적어 현재까지 온전하게 갖고 있다면 수천만원의 가치를 갖고 있기도 하다고 합니다. 희소의 힘이겠죠. 


 이런 실물카드를 넘어서 이제는 미국 스포츠업계에서 디지털카드를 만들어 팝니다. 그리고, 이 중 디지털 카드 원본은 그 값어치가 올라가겠죠. 수천개의 조던 카드가 있다해도, 이 원본이 되는 카드라면 높은 가치를 가질 수 밖에 없겠죠.


 좀 더 재미있는 관점으로 접근해보자면, 미프로농구에서는 탑샷이라고 해서 선수들별로 훌륭한 골의 영상을 잘라서 팔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영상 자산에 대해서도 디지털 원본가치를 부여하면 그 값어치가 올라가는 것이죠. 



 물론 이런 디지털 자산을 통해 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조던의 데뷔 원년 초창기 탑샷을 모두 사서 갖고 있다면, 이런 탑샷 영상의 재생권한을 대여하거나 판매하며 그 수익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로부터, 다큐나 뉴스에 쓰일 훌륭한 영상을 많이 갖고 있다면 더더욱 그 원본 가치의 값은 올라갈 것입니다. 


 밈으로 알려져있는 냥캣 이미지는 우연히 재미있는 음악과 합성되면서 여러가지 밈으로 복제되었습니다. 과정은 길지만, 요점은 냥캣의 원작자는 재미삼아만들었고, 이를 전세계적으로 밈화해서 썼지만 그 사용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그동안은 불법 도용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전 이 냥캣의 디지털 원본도 경매를 통해 7억원에 팔렸습니다. 이더리움 300개에 팔렸다고 하는데요. 이쯤되면 NFT라는 토큰은 정말 모~든 그동안 가치로 인정받기 어려웠던 디지털 문화자산에 표딱지를 붙여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존재하지 않은 것을 존재하게 만드는 NFT의 힘


 사실 그동안은 '원래'존재하였던 어떤 모티브가 되는 것들을 디지털화했던 자산들에 대해서 가치를 인정해주 던 사례들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존재하지 않던 것에 대해서도 새로이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크립토키티의 사례 역시 그 근본이 가상세계에 있는데요. 랜덤으로 나오는 고양이를 키우면서 서로 교배를 할 수 있는 육성게임입니다. 이는 예전에 디지몬 펜들럼이나 다마고치처럼 각자가 고유의 캐릭터를 키우는 재미가 있었죠 

 


 다마고치의 장점이 친구와의 교배에서 새로운 아기 동물이 나오듯, 크립토키티에서도 누군가와의 고양이와 교배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크립토키티가 점차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더 귀엽고 희귀한 고양이 캐릭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유명인사들의 고양이와 교배한 자손들의 가치가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그 가치가 최대 9억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제는 더이상 애들 갖고 노는 장난감 수준을 넘어섰죠.


 마지막으로 부동산입니다. 부동산의 가치는 실존하는 땅의 희소성에서 오는 매력이 가치화되어 오르고 있죠. 어디에나 서울이 있을 수 없듯, 점차 서울, 강남으로의 접근성을 기준으로 부동산의 가치가 매겨지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이런 부동산을 가상 자산화한 것이 아니라, 디센트럴랜드라는 VR게임 세계에 존재하는 땅을 매매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를 거래하는 토큰을 디센트럴랜드 게임명그대로 쓰고 있으며 현재 1년 사이에 자산가치가 70배 오르는 등 주가를 높이고 있습니다. 


 5, 가상화폐의 가시화


 지금까지 NFT의 사례를 설명드렸는데요. 결국엔 NFT라는 토큰의 가치가 좋다 나쁘다가 지금의 열풍을 만들어냈다기보다, 일반인들에게 보다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첫 사례로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많은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이더리움 플랫폼이 어떻고, 어떤 기술을 적용했는지 늘어놓기 바쁘지만, 현실세계에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쉽게 설명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확신합니다.


 기술적 어려움 외에도 실제 현실에서 직접적으로 소개되기 쉬울만큼 시각적으로 소개되는 토큰 사례가 드물죠. 반면 NFT는 이렇게 문돌이도 '표딱지'라고 말할만큼 쉽게 소개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NFT의 장점이자, 제2의 비트코인으로 불리는 이유기도 하죠. 


 더좋은 수익률, 더좋은 기술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토큰이 있을 수 있겠지만, NFT만큼 기술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토큰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조사하고 적는 사이 많은 NFT코인이 수백퍼센트 수익률을 올렸지만, 지금도 여전히 토큰들의 현재가치에 대해 의문스러운 점은 많긴 합니다. 이렇게 또 하나의 큰 재테크 기회를 떠나보내네요 ㅎㅎ )


 대중에게 무엇보다 쉽게 소개되고 있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 NFT. 앞으로도 더많은 토큰들이 쉽게 설명될 수 있는, 더 실질적으로 기술이 이해될 수 있는 토큰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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