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을 포기한 어느 기업의 이야기
카페를 하시는 자영업자분께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빵을 같이 제공하는 카페들의 경우 일부 품목에 한해서는 코스트코 완제품, 베이글이나 머핀 그리고 케이크류를 아예 사다가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베이킹의 인건비를 생각한다면, 커피를 함께 파는 입장에서 이를 위한 사람과 재료 등을 투입할바에 완성도 높은 코스트코 제품을 갖다놓는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겠다.
릴스에서 몇번 보니 코스트코 물건을 사서 직접 네이버나 쿠팡에 판매하는 경우도 보았다. 코스트코 물품들이 워낙 가격이 싼데다 구하기 어려운 물품들도 있다보니 대형 유통 온라인몰에 올리면 큰 마진을 남겨 팔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발주를 통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유통시스템에서 코스트코는 소량으로도 유통사업을 해볼 수 있는 훌륭한 받침대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코스트코는 이렇게 싸고 질 좋은 제품을 왜 팔고 있을까? 코스트코가 잡아먹고 있는 땅의 가치와 인건비, 다양한 자원을 생각한다면 더 비싸게 팔아도 될텐데?
코스트코를 이마트와 같은 선상에 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똑같이 대형 창고에 물건을 쌓아놓고 대형 카트를 끌고 다니며 물건을 줍고 결제하고 나오니까 대형 유통체인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소위 말하는 '싸게 파는 대형마트'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히 틀렸다. 정확히 말하면 정반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트코는 자신들의 창고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버는 기업이 아니다.
코스트코는 회원비로 돈을 버는 회사다
코스트코의 구조는 단순하다. 창고에 쌓인 상품판매로는 도저히 마진 수익이 크게 나지 않는다. 이익이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어쩌면 코스트코의 모든 상품이 미끼상품인 것이다. 무엇을 위한? 바로 사람이다.
"코스트코 = 싸고 질좋은 제품" 이라는 인식은 오랜 기간 브랜딩이 되어왔고, 개인 요식업을 하는 사람들은 코스트코 제품을 애용해왔다. 연간 필수 지출 고정비용으로 코스트코 연회비가 들어간 구조가 이런 배경이다.
코스트코를 이용하지 않던 사람들도 처음엔 기본 재료 빵 대량 구매를 위해서, 혹은 소스 대량 구매를 위해서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연회비를 지급한 이상 사람들은 이 매몰비용에 대한 보상심리로 더 자주, 더 많이 사서 "연회비를 뽑아 먹겠다"라는 생각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순환 고리를 만들어낸다. 로열티 높은 브랜드 고객들이 자신의 코스트코 이용 생활을 알리고, 싸고 질 좋은 제품을 기반으로한 오가닉 바이럴로 인해 비멤버십 고객에게 알려지고, 이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한다. 유치한 고객의 진입 순간부터 연회비의 덫에 빠지고, 매몰비용 만회 행동으로 끊임없는 소비가 이루어지며 로열티 높은 고객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구독모델의 성공 케이스 원조가 OTT 넷플릭스로 알려져있지만, 전통 강호는 코스트코였던 셈이다. 코스트코는 매년 동일한 그리고 점차 증대되는 구독료(연회비)를 받아가면서 고객들의 이용량을 높이며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다시 "값싸고 질좋은" 기업 코스트코의 브랜딩을 고도화한다. 이를 통해 락인(Lock in)된 고객들은 코스트코를 나가지 못하고 규모의 경제 실현에 도움을 주고 자발적으로 브랜딩활동을 하며 연회비의 성실한 납세자가 되는 것이다.
경기의 영향을 받는 유통업을 영위하면서도 유통업의 단점인 불경기에도 돈을 벌 수 있는 필수 소비재 멤버십 기업으로 올라선 코스트코, '사람이 재산이다'를 가장 잘 실천하는 기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