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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커비 Jan 09. 2020

2019년은 편리미엄이 이끌었다

모바일 퍼스트? 모바일 온리!

 2019년은 스타트업계 투자·엑싯 소식으로 뜨거웠습니다. 토스는 지난 8 770, 컬리는 4 1,000억을 추가 투자를 받는 등 유니콘에, 혹은 예비유니콘에 이름을 빠르게 올렸고, 배민은 최근 딜리버리 히어로에 40억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합병되었죠. 아 참, 토스가 인터넷뱅크 예비인가를 받기도 했네요.


 금융은 현금흐름을 유통시킨다는 관점에서 유통업과 매우 유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통이 외부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가치있게 브랜딩하고 편리하게 배달하여 고객의 만족을 추구하듯이, 금융도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만들어진 금리를 기준으로 필요한 고객에게 빠르게 전달하면서 고객들의 소비활동을 가치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이 특징이죠.


 그런 점에서 저는 두 업계 모두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 김난도 교수가 발표한 2020년 트렌드 소비 키워드)을 달성하는데 성공한 기업들이 2019년을 성공적으로 보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 이러한 트렌드를 쫓아가보겠습니다.


# 1. 토스, 모바일 온리의 시작


 토스는 뭐하는 회사인가를 따지면 2017년까지는 송금 서비스 회사였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토스=송금’이라는 공식이 지배적이었죠. 송금을 하는 데 있어 필요했던 기존의 폰뱅킹, 인터넷뱅킹을 위해 PC를 켜거나 OTP와 보안카드를 주섬주섬 꺼내던 우리의 모습들은 토스의 등장 이후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토스는 오로지 핸드폰에서 금액/수신자/비밀번호 입력으로 송금프로세스를 혁신한 서비스입니다. 토스의 홈페이지를 찾아보신 분이라면 느끼시겠지만 PC버전의 서비스는 없습니다. 오로지 모바일에서 모든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였죠. 2009년 이후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어플리케이션들이 앱을 만들면서 PC버전웹 서비스를 병행하여 개발하던 것과는 달리 파격적으로 모바일 온리로 서비스 해왔습니다. 플랫폼의 접근채널을 모바일로 단일화 하였다는 점은 향후 핀테크 서비스들의 방향성을 제시해준 셈입니다.


 이러한 편리함을 바탕으로 토스는 송금서비스는 월 무료 5회를 넘겨 사용하면 건당 수수료를 물었습니다. 은행앱에서 송금하면 무료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무료 횟수를 넘겨 건당 수수료를 물어가며 간편한 금융을 지향하였습니다. 편리함이 비용을 이겨버린 것이죠


토스 초창기 디자인은 단순하게 송금액, 이름뿐이었다.


# 2 카카오뱅크, 국내 유일의 모바일 온리 은행

 은행서비스라면 응당 PC버전을 갖추고 인증센터와 공인인증서를 배치해놓는게 정석이었습니다. 그래야만 되는 줄 알았죠. 그래서 1호 인터넷전문은행을 선언하고 나온 케이뱅크는 PC버전을 병행하여 개발하였죠. 그러나 카카오 뱅크는 달랐습니다. 토스가 열었던 모바일 온리 금융의 포문은 카카오뱅크에게 큰 용기가 되어 국내 유일의 모바일 온리 은행을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은행앱은 계좌개설이 가장 큰 허들입니다. 계좌를 개설했는지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은행 본연의 서비스 범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의 진입을 2016년부터 기획하였고, 기획당시부터 모바일 온리전략으로 공인인증서 없이, 자체인증을 통해 예적금을 비롯한 기본 은행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더 이상 은행 아이디/비밀번호, 계좌별 비밀번호를 외울 필요없이 카카오 자체 인증이라는 간편한 기술로 모바일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해줍니다.


 PC버전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은 어찌보면 위험한 시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채널을 모바일로 일원화했다는 것으로 CS기능은 물론이고 접근성을 높여 실제 상품이용까지 도달하는 리드타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이와 같은 모바일 온리 전략은 케이뱅크 후발주자임에도 압도적인 인터넷전문은행의 아이콘으로 올라서는 발판역할을 하게 되었죠.


 그러나 이와 같은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초기 이용자를 제외하고는 카카오 뱅크는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경쟁력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서비스 시작 2년만에 1,000만명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카카오뱅크 주이용계층의 구성이 시중은행과 크게 달랐다는 데에 있습니다. 모바일에 익숙한 30대 이하가 고객의 70%이상을 구성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생소하고 여려운 예적금, 대출을 ‘26주적금’, ‘모임통장서비스’처럼 쉽게 접근시키고 전월세보증금대출시 임대인이 아닌 집주인으로 명칭을 단순화 시켰죠. 덕분에 편리하고 쉽게 설명하는 은행에 금리를 더 주고서라도 대출받고 내 돈을 맡기는 모바일 온리 세대 타깃전략으로 완판행진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케이뱅크 PC버전


[카카오뱅크 모바일앱 개발 이야기]

https://www.slideshare.net/ifkakao/ss-113145632


# 3 마켓컬리

 왜 마켓컬리 였을까요? 그다지 가격도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이고, 얼마나 혁신을 했는지 공감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마켓컬리의 빠른 성장에서 느끼는 연이은 충격은 제가 이들의 모바일최적화 전략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했습니다.


 마켓컬리의 강점은 1인가구, 소형화된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서비스가 기획되었다는 것입니다. 김슬아 대표가 밝혔듯, 마켓컬리의 주 타겟 페르소나는 ‘강남맘’, ‘워킹맘’이었습니다. 내 귀한 아이에게 먹일 신선식품은 친환경·유기농이어야합니다. 동시에, 회사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신선한 야채를 마트에서 직접 구하기 어렵죠. 퇴근하고 마트에 가보면 신선하지않은 신선식품들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페르소나를 위해 새벽배송을 통해 ‘진짜’ 신선한 신선식품을 배달했고, 직원의 20%를 스토리텔링작가로 운영하며 모바일앱내 첫화면, 주요화면들을 군침이 도는 음식 사진과 설명들로 가득 채웠습니다. 가격이 좀 비싸고, 저렇게 맛있고, 신선하여 건강한 식품을 내 아이에게 먹이겠다는 소구점을 건드린것입니다.


 또, 한창 환경이슈로 마켓컬리 이탈이 가속화된 시기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경쟁사로 꼽히는 오아시스마켓이 친환경포장을 한다고 하여 유입이 느는 등 수혜를 입었었죠. 하지만, 오아시스마켓은 모바일앱 뿐만 아니라 PC웹을 같이 운영하고 있으며 컬리보다 응축도가 떨어지는 일반 커머스와 다름없는 컨텐츠 구성과 UI배치로 곧 흥미를 잃은 컬리고객이 발길을 돌리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모바일 퍼스트와 모바일 온리의 차이였습니다. 스토리텔링작가가 똑같이 20명이어도 PC웹구성과 모바일버전을 나누어 컨텐츠를 제작하다보면 역량 분산으로 인해 컨텐츠 퀄리티가 떨어지게 되죠. 반면, 컬리는 모바일에 집중해 모든 소비자의 동선을 그려나가다 보니 기획자입장에서도 고객의 시선을 따라가기 쉽게 됩니다. 고객편리우선주의에 기반을 둔 편리미엄마케팅은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핵심 강점이 되었습니다.



모바일 온리의 마켓컬리와 PC버전의 오아시스


 안녕하세요 브런치 첫글을 2019년 모바일 서비스 트렌드를 정리하면서 시작해봤습니다. 주로 핀테크 서비스에 관심이 많고, 현재도 모바일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고 있으면서 스터디 차원에서 다양한 서비스들의 벤치마크 포인트들을 찾고 있습니다. 앞으로 자주 더 발전된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미리 작성한 글이 몇개 있어 한동안은 업로드 주기가 빠를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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