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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커비 Dec 10. 2020

불편한 직장동료, 내 편 만들기

사내정치아닌 마음간격 좁히기

 회사를 다니다 보면 화가 잔뜩 나있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이사람들 집에 우환이 있나 생각이 들 정도로 예민하게 굴기도 한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다른 사람한테는 밝고 친절하게 말하는 것을 발견한 이후로는 갖은 생각이 다 든다. 


 "저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걸까?"

"내가 뭘 잘못한걸까?"


 번뇌가 들어 집에가서도 생각이 나고, 다음날 회사를 가기 싫어지기까지 한다. 회사도 사람 사는 곳이기 때문에 분명 인간관계를 만드는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왜 하필 나를 싫어할까? 저 사람때문에 회사 나가는게 괴로워서 어떡하나?


 주니어 4년을 경험하며 이유도 없이 나를 미워하는 사람, 불편함을 늘상 만드는 동료들을 겪으며 발견한 몇가지 노하우로 내편만드는 방법을 소개해본다. 참고로, 나는 술도 잘 못먹고 노는것도 잘못해서 저녁에 술한잔으로 푸는 방법은 한번도 못써봤다.


 1. 회사안에 영원한 우정은 없다.



- 회사를 새로 들어가보면, 이미 어느조직 어느팀에나 그룹이 만들어져있다. 친한사람들끼리 밥먹으러 다니고, 그들끼리 업무도 같이한다. 물론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새로 온 사람을 반겨주지만, 이 반김당하는 2주~한달이 끝나면 진짜 독자생존해야하는 때가 온다.


 그래서 전입 한달안에 모든 관계의 가능성을 열어놓아야한다.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잘 붙잡아야한다. 초반에는 누구와 대화해도 문제되지 않는다. 그리고 대화속에서 나의 이야기를 던지면서 이 공간에 흐르는 공기의 온도를 캐치해야한다


 팀에서 가장 힘이 센사람이 누군지, 목소리가 큰사람이 누군지, 피곤한 스타일이 누군지 한달쯤 지나다 보면 거의 윤곽이 나온다. 세상 최고의 우정이랍시고 지내는 사람들이지만, 신규가 들어왔다는것은 무엇인가? 누군가는 나갈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주로는 인수인계해주는 사람을 중심으로 밥을 먹으면서 조직안에서의 관계를 살펴본다. 여기서 하는 실수는 관찰하듯이, 살펴보듯이 사람들의 관계를 보는 뉘앙스를 풍기면 여우, 얍삽이, 깍쟁이 소리 듣기 좋다. 최대한 귀는 열어놓되 모든 사람을 포용할 수 있다는 자세로 대한다.


 여기까지는 신규 전입시 모두가 겪는 상황인데, 여기서 암초를 만난다. 기존 직원 중 나를 고깝게 보는 사람이 등장한다. 등장하지 않으면 다행이겠지만, 굴러온돌을 좋아하지 않을 박힌돌은 어딜가나 있다. 또 텃세를 부리기도 한다. 


 내가 막내라면 더더욱 드세게 맞서기보다는 최대한 수동적으로 편을가르지 않고 기다린다. 유독 내게 못되게 구는 사람이 명확해지면, 그사람이 외로워지는 시간을 기다린다. 보통 무리지어다니는 무리의 대장이라 하더라도 그 무리에서 누군가는 휴가를 가고, 누군가는 오늘 상사와의 점심약속 때문에 어마무시한 우정의 공백이 발생할 때가 있다.


 그리고 이럴 때 점심을 같이 먹는다던가, 메신저로 말을 걸어서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티를 낸다. 사실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중에 대단히 나쁘거나 태생적으로 악한 사람은 별로 없다. 보통의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사회가 회사다보니, 회사에서 쎈언니같아 보여도 정면으로 들이대면 생각보다 쉽게 무뎌진다.


 인간의 이런 나약함을 언제 발견했냐면, 학창시절 일진 친구들에게서 발견했다. 일진이라고 해봐야 무리지어다니는 6~7명 무리들이다. 그리고 이친구들이 항상 같이 다닐 수 없는데, 꼭 이럴 때 사고가 난다. 평소 같으면 함께하는 무리와 함께 동급생들을 괴롭히던 녀석들이 체육시간 동급생과 단둘이 남으면 조용해진다.


 그동안 무리를 믿고 까불어온 늘 무리의 힘에 기대 으스댔던 녀석들이 덩치큰 순둥이 동급생한테 잘못 시비걸었다가 먼지나게 털리는 것을 한두번본게 아니다. 그리고 그런 인간의 자연스러운 속성이 회사와서도 그대로 발현되는 것이다.


 무리가 없을 때, 나를 괴롭히거나 텃세를 부리는 사람을 공략한다면 생각보다 회사에서 빠르게 불편한 동료 하나를 지울 수 있다.


2. 상사도 외로워한다



- 상사는 언제나 외롭다. 직원이 10명이면 팀장은 1명이고, 팀장이 5명이면 실장은 1명이고, 실장이 5명이면 임원이 1명이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외롭다. 말단의 직원들은 주변에 비슷한 또래가 많다. 언제든 나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고,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기 때문에 쉽게 공감하고 쉽게 친해지며 곁을 내어준다.


 반면 상사는, 혹은 사수는 외로울 가능성이 높다. 어찌되었든 소수이며, 회사에 갈수록 동년배들이 줄어든다. 아랫사람들의 원성을 듣는 경우도 많다. 중간 관리자로서 고충이 많지만, 이를 공감해줄 그들의 상사도 적고, 동료도 적고 부하직원만 많다.


 그래서 좀처럼 부하직원과 친해지기도 어렵기 때문에 직장내에서 누구보다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아부를 하는 사람이든, 징징거리는 사람이든 누구라도 와서 말을 건다는 것이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통적인 회사에서는 피라미드 구조의 인력구조안에서 팀장, 실장, 임원에게 친해지려고 노력하는것은 자칫 함께하는 동료들을 배신하는 행위로 보이거나, 아첨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그래서 더더욱 피어그룹에 열과 성을 다하면서 상사들을 외롭게 만든다.


 그러나 이럴때일수록 상사를 동류집단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잘보이기 위함도 있겠지만, 결국 상사도 회사생활이 지긋지긋하고 때려치고 싶은 나날이 하루이틀이 아닌데, 한번이라도 더 말걸어주고 함께 한다는 느낌을 준다면 나 뿐만아니라 부하직원들과 공유하는 감정이 더욱 커진다.


 그렇다면? 열번 지적할 것도 다섯번으로 줄어들고, 상사가 지적하기 전에 심적으로 배려를 해준다. 부하직원과 팀장의 관계가 아니므로. 


 학교다닐때 담임선생님과 유독 친하게 지냈다. 많은 어린이들이, 청소년들이 담임을 담탱이라고 부르면서 멀리하지만, 담임과 학생도 일년내내 지긋지긋하게 봐야하는 어쩌면 운명공동체이다. 그래서 담임선생님을 가까이해야하고, 담임과 감정을 더 많이 공유해야한다. 그래야 담임 선생님만 아는 학교 경진대회 정보도 미리 들을 수 있고, 선도부가 서는 날짜도 미리 알 수 있다. 또, 아파서 양호실을 가고싶다고 할때 한번이라도 거짓말에 동조해줄 수 있다.


 이제 그 선생님들이 되는 나이가 되어보니, 선생님도 별수없는 직장인이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그들도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직장에서 애들마저도 지들끼리 놀아버리면 얼마나 외로웠겠는가. 그중 유독 자신만을 빤히 쳐다보고 열심히 고개 끄덕이는 녀석한테 칭찬스티커라도 하나 더주고, 매를 때려도 휘두르는 막대기의 속도가 울어든다.


 학교에서 선생님 멀리했다고, 회사에서도 상사, 임원 멀리 할 필요없다. 다 외로운 사람들이다. 외로운 사람을 적으로 만들지 말고 내 사람 만들자.


3. 선물 싫어하는 사람없다. 



- 별게 아니다. 먹고 있는 마이츄 하나 나눠주고, 1+1으로 사온 음료 하나 주면 그게 인심이다. 예전에 어디 인터넷에서 본건데 왜그렇게 사내커플이 많이 생기는가를 말하는데, 회사에서는 워낙 서로 불친절하다보니 조금만 친절해져도 사람들끼리 정이 붙는다는 것이다. 


 회사에서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계속 먹을걸 주면 된다. 너무 유치하지 않냐고? 생각보다 별 것 아니지만 뭐 얻어먹은게 있으면 잔소리할 것도 하나 줄어든다. 재밌게도 먹을 것 하나 나눠주면 받으면서도 먹을 것에 대한 이야기로 또 다른 화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두번에 시큰둥한 사람들도 있지만, 계속 주다보면 거절도 못한다. 웃는 낯에 침 못뱉는다고 하는데, 뭐 주는사람얼굴 면전에 대고 나쁜말 못한다. 공과 사를 구분한다지만, 먹은게 있으면 순해진다.


 이것도 학교에서 배웠다. 초등학교 다닐 때 유명한 왕따 친구가 있었다. 다들 왕따인 친구하고 친하게 지내면 너도 왕따라고 어울리지 못하게 했다. 그런데 이 친구가 결국에는 왕따를 극복했는데, 여러모로 리스펙할 부분이 많지만, 그 전략 접근이 대단했다. 


 같은조에 앉은 친구들한테 2교시 끝나고 우유를 마실때 네스퀵을 나눠줬다. 아니 더 사실적으로 말하자면, 제티 한봉을 가져와서 조금씩 우유에 뿌려줬다. 암만 왕따여도 네스퀵을 갖고 있는 친구가 준다는데 거절하는 친구가 없다. 


 이렇게 같은조에 앉은 친구들을 며칠 포섭하면, 쉬는 시간 놀이할 때 받아먹은 친구는 왕따를 더이상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차츰 그 친구들에게도 제티, 네스퀵을 나눠주며 반 친구들과 결국엔 다 같이 잘지내버리는 클래스를 보여줬다.


 난 좀 이게 어릴때도 유치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을 하면서도 받아먹고 그친구를 바라보는 눈빛이 나도 사그라 들었던 것을 보면 아주 작은 먹을 것의 힘은 가공할 만 하다. 어른이라고 안그렇다고? 오히려 고가의 선물을 주려고하니까 문제인거지, 사탕하나, 초콜릿하나는 더 사람을 가깝게 만든다. 받아도 부담이 없으니까. 거절의 명분도 사라지니까.


4. 따라하면, 따라온다.



- 마지막으로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사람의 말투나, 메일작성법, 평소 취향을 따라하면 된다. 앞에서도 기술했듯이 회사에 소시오패스급 이상한 사람이 있을리는 만무하니 어지간한 취향은 따라하기 쉽다.


 말투를 따라하는것은 어미를 비슷하게 따라해도 좋고, 아니면 대놓고 서두에 "00님이 말씀하신것처럼~"이라고 깔아놓고 이야기하면 상대방은 자기의 이야기에 동조한다는 생각에 마음의 빗장이 풀린다. 


 혹여 문서작성이나 이메일을 쓴다할 때도, 나를 싫어할 법한 사람에게 부탁하면서 말을 걸어도 좋다. 글을 쓰는 데 참고하고 싶어서 좀 보여주실수 없냐고 했을때 안보여준 사람을 못봤다. 자신이 먼저들어온 사람으로 베테랑임을 인정받는 기분을 주기 때문에 나서서 챙겨준다. 


 또 그렇게 한두번 참고하겠다고 보여달라고 하면, 그 일이 잘되는지 지켜봐주기까지 한다. 자기의 결과물 복제이니 신경쓰일 수 밖에 없으니까.


 이런 패턴 어디서 익숙하지 않은가? 초중딩때 친구와 싸우고 다시 화해하는 패턴이다. 친구와 크게 싸우고 나서 사과는 하기 싫고 화해는 해야겠고 싶을 때는 그 친구에게 가서 "이거 어떻게 하는거야?"라고 물으면 그친구도 알려주다보면 서로가 화가 풀리고 서로 사과는 한 적없지만 싸움 이전상태로 돌아간다.


 누군가에게 "너를 배우고 싶다", "너를 따라하고 싶다"라는 시그널을 주는 것 만큼 항복적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하면 그도 결국 따라오게 되어있다. 


 글을 쓰다보니 회사생활을 어찌 학창시절 친구들과의 관계 설정에서 모두 가져오게 되었는데, 실제 회사생활이라는 것이, 인간관계라는 것이 그렇다. 가장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행동과 자세, 마인드가 발견되는 어린이들이나 그럴싸해보이는 어른들이나 별 차이 없다. 어깨에 힘 좀 빼고 다가가면 다 내편이고 우리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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