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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커비 Dec 28. 2020

평가를 마주한 직장인들에게

인생의 무게중심을 나에게 가져오기

    어김없이 평가시즌이 다가왔습니다. 아니, 이미 평가는 나왔겠네요. 곳곳에서 승진을 하고 역대급 보너스를 타고 팡파레를 울리는 뉴스가 터져나옵니다. 누군가는 매우 만족스러운 한해와 따뜻한 연말을 마주하겠지만, 이를 허망하게 바라만 봐야하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회사를 다니면서 막상 평가를 받다보면 평가에 만족하기란 쉽지 않으며, 함께 시작한 동기들사이에서 누군가 먼저 치고 나가는 사람과 뒤쳐지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면 슬슬 대열에서 이탈하는 사람들도 나오겠죠.


 주변에서도 정말 많이 봤습니다. 대학졸업이후 정량, 정성적 평가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스트레스겠죠. 정답이라는게 보이지 않는 평가관계에서 어떻게 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를 제시하는 선배직원들의 말들은 그냥 흘러보내도 좋을만큼 지극히 개인적이고 파편적입니다.


 오늘은 평가를 마주하는 우리의 자세를 다잡아보고자 합니다. 평가로 인해 판단력이 흐려졌다거나, 멘탈이 나갔을때 꼭 놓쳐서 안될 포인트들을 확인하고, 평가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더 깊게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1. 평가는 제한된 자원을 분배하는 과정


- 평가라는게 그렇습니다. 절대평가라면 모두가 A를 받는 행복할거라 생각하겠지만, 누군가는 더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더 많은 성과를 보여주었음에도 같은 평가를 받음에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또 상대평가를 한다고 해도 문제인 것은 자신이 더 잘해냈다고 믿었는데, 평소 게으르고 별볼일없던 사람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에 화가 날 수도 있죠. 절대 다수의 상대평가를 하고 있는 수많은 기업의 인센티브 부여 제도는 평가를 하는 사람도, 평가를 받는 사람도 모두 만족할 수 없습니다.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줄 것인가는 전략일뿐.


 평가권자는 제한된 자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A를 줄 수 있는 사람도, C를 줄 수 있는 사람도 제한되어있고, 누군가는 작년 억울하게 C를 받은 사람을 챙겨주느라 이번 평가에서 다른사람들이 또 피해를 받을 수도 있죠. 


 매번 그렇습니다. 주는 사람도 시원치않고, 받는 사람도 찝찝함의 연속인 과정이 평가부여와 승진체계입니다. 똑 떨어진느 숫자로만 연계되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속이 상할 수도 있고, 서운할 수도 있습니다. 그 원인은 넉넉하게 줄 수 없을만큼 제한된 자원 자체입니다. 


2. 고로, 평가가 곧 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제한된 자원을 나눠주는 과정에서 내가 평가를 잘 받았다면, 올해 우리 조직이 좋은 성과를 내었을 수도, 혹은 회사가 호경기를 맞아 상승세를 탔을 수도, 운이 좋아 우리 조직에 시니어가 부족해 내게도 기회가 왔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반대의 경우에도 역으로 적용됩니다. 불경기에 악재가 겹쳤고, 우리조직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해 제한된 자원마저도 적게 받았고, 몇가지 불운까지 겹치면서 조직내 시니어가 많아 승진보다 퇴직을 더 종용해야하는 회사사정이 발생했을 수도 있죠. 


 수많은 우연과, 기회, 타이밍과 실적의 복합적인 결과가 승진과 평가입니다. 고로 내가 이번에 받은 평가가 내년을 보장할 수도 없고, 나를 담보할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좋은 평가에 자만할 필요도, 나쁜 평가에 실망할 필요도 없습니다. 


3. 그러나, 꼭 새겨야 할 말들


 그럼 영원히 평가에서 자유로워져야할까요? 위에서도 밝혔듯이, 타인이 나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말해줄 수 있는 몇안되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인 이야기는 언제든 듣기 쉽습니다. 특히 회사를 다닌다면, 좋은 말로 서로 대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할 만큼 부정적인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회사 안에서의 생활에 취하다 보면 욕심이 날 수도 있습니다. 타인의 성공을 바라보면서 회사만 아니면 더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자만할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제 3자의 입장에서 나를 보고 따끔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타인의 평가에 노출될 기회를 얻는 것


 같은 평가를 받더라도 좋은 말로 가득한 평가보다는 아쉬움에 대한 표현이 포함된 평가를 받아야합니다. 공식적으로, 공식 인증된 채널을 통해 나 자신의 업무태도나 성과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면 평가 점수 등급에 매몰되지는 말되, 평가자의 언어에는 집중하여 새기는 것이 좋습니다. 


10대나 20대 초중반에는 쉽게 받았을 조언들이 회사에 들어오면서 사라지면서 놓치고 있던 본인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실마리를 평가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4. 나는 회사의 주주가 아니다.


 결론은 무엇이냐? '회사 속 나'를 찾는데 매몰되지는 않되, '회사에서 발견된 나'의 모습을 찾아 '나' 자체를 키우는데 집중해야합니다. 회사가 평가한 나는 온전하지 않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나의 모습에 '회사에서 발견된 나'의 모습까지 더한다면 더 온전해질 수 있습니다. 


 회사는 나를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상투적인 말같지만, 많은 사람들이 잊고 사는 말입니다. 회사는 나를 포장해줄 수는 있습니다. 당장 이 회사라는 포장을 벗겨낸 채 시장에서 나란 인간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한다면 회사없이는 아무것도 보여줄 수 있는게 없는 사람도 많습니다.


 따라서 회사의 주주가 아닌 이상, 회사에서의 영원한 미래를 꿈꾸며 현재의 평가, 승진에 매몰되기 보다 올해의 퍼포먼스와 내적 성장을 통해 외부 시장에서 매겨질 나의 가치를 얼마나 높였는가에 더 주목해야합니다. 


좋은 평가를 받았더라도 올해 한게 없다라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나쁜 평가를 받았다하더라도 올해 내세울 수 있는 프로젝트, 퍼포먼스가 있다면 꼭 기록하고 기억하여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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