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의 생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워커비 Jun 02. 2020

여행을 오래 기억하는 방법

노래는 그때의 모든 것을 품고 있다

 문득 카카오톡 프사를 바꾸려다 보니 카톡 배경에서 흘러나오는 제이지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의 클라이맥스인 "In New~ York Concrete Jungle Where dreams are made of~' 부분이 흘러나왔다.


Jay-Z feat. Alicia Keys - Empire State of Mind


 아주 잠시나마 였지만, 지난겨울 코로나가 터지기 전 떠난 뉴욕 여행이 떠올랐다. 특히나 엄마와 함께 찬바람을 맞아가며 뉴욕 곳곳을 부지런하게 다녔던 기억들이 떠올라 새삼 여행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만이 든다. 여행을 가기 전부터 여행 영상을 만들겠노라고, 뉴욕 관련 영화들과 음악들을 깡그리 모아 영상을 미리 편집하기도 했는데, 유독 무한도전 뉴욕 특집에서 맨해튼으로 들어가는 무도 멤버들 뒤로 깔리는 제이지의 노래가 인상적이었다. 


 사실 무한도전 뉴욕 특집이 어느덧 13년 전 이야기임에도 오래 남는 것은 음악이 주는 힘이다. 음악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음악을 듣는 그 순간 내가 품고 있었던 풍경, 맡았던 냄새와 소음들은 다시 그 노래를 틀었을 때 고스란히 지금 이 노래를 듣고 있는 방에서도 느낄 수 있다. 과장된 표현이지만, 음악은 그런 힘이 있다.



 여행을 가기 전, 그리고 여행을 다니면서 한쪽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다니는 버릇이 생겼다. 아주 오래전, 유럽여행을 다니며 들었던 당시의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내가 걸었던 베를린, 런던, 파리의 풍경들이 기막히게 펼쳐진다. 평소 잊고 살았던 나의 소중한 순간들이 그렇게 펼쳐지는 것이다. 이런 기억들 덕분에 여행을 가면 귀에 무엇이든 꽂게 되는 버릇이 생겼다.



 그래서 주변에 여행을 자주 가는 사람들에게는 영상 편집을 꼭 배워 여행 내내 영상을 찍고 음악을 입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몇 해 전 방문했던 북큐슈 여행은 짐벌을 들고 방문했던 첫 여행이기도 하다. 영상 편집이라고는 키네마스터로 대충 컷 편집만 하는 것뿐이었지만, 찍었던 영상들이 제법 되어 이어 붙이고 배경음악을 깔아 놓았더니 그럴싸해졌다. 당시 삽입되었던 아이유의 마시멜로우는 이후 들을 때마다 엄마와 함께한 북큐슈 여행이 떠오르게 된다.



 정 영상편집을 하기 힘들다면, 또 다른 노하우가 있는데 유튜브에서 내가 갈 곳의 여행지에서의 여행을 너무나도 멋지게 여행한 유튜버들의 영상 BGM을 듣고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행에 미치다에 자주 나오는 경식보라커플의 오사카 금손남친 영상은 유튜브 내 여행 영상 중에서도 손에 꼽는 수작이다. 특히 이들이 오사카 여행에서 촬영한 오사카의 곳곳뿐만 아니라 배경으로 깔린 너의 이름은 OST가 정말 듣기 좋아서, 가끔 오사카 여행이 그리운 요즘에도 너의 이름은 OST를 틀어놓고 멍하니 생각에 잠기곤 한다.


 글을 쓰는 브런치에서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글보다는 사진이고, 사진보다는 영상이며, 언제나 음악이 함께하는 여행이길 권한다. 여행을 다녀와 글을 남겨 그 순간의 나의 마음들을 나열하는 것도, 사진을 남겨 가장 찬란했던 나의 모습을 남기는 것도, 영상을 남겨 우리의 목소리를 남기는 것도 모두 소중한 기록들이다. 그리고, 음악을 함께하며 머리가 아닌 가슴이 기억하는 여행들을 남겨보길 다시 한 번 권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