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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커비 Jun 12. 2020

비겁하지만, 원만한 대화를 위하여

나만의 평화로운 대화방법

 스물 두살 즈음 깨달은 것이 있다. 성인, 그러니까 예수, 부처 같이 극도의 인내심과 아량을 가진 이와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느 누가 되었든 비판과 걱정을 감내할 능력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나 또한 걱정되어 신경써서 해주는 말인데, 이것이 화자의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이는 사람입장에서는 서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억울한(?) 몇 번의 경험을 하고 나서 부터는 사람들에게 칭찬, 대우하는 버릇이 생겼고, 상대방의 우울하거나 잘못된 선택에 결코 비판하지 않았다. 혹여 상대방이 쓴소리를 조금이라도 해달라고하면 1g의 사실을 이야기하고, 99g의 합리화를 함께 해주었다.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가볍지 않고, 좋은 이미지의 대화상대로 기억되었다는 피드백에 이런 습관의 10년 차에 접어들면서 점차 확신을 갖게 되었다. 어떤 대화로 상대방과의 갈등을 피하고 원만한 대화와 관계를 만들어냈을까?


1. 구매에 대한 의견

-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대자본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그 어떤 가치 경제활동보다 좋을 수 없다. 따라서 정치, 종교적 선택보다 더 무서운 것은 경제적 선택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다. 평가의 주체인 내가 공신력있는 경제전문가의 권위를 득한게 아니라면 무조건 편을 들어주는게 좋다. 사례로 들어보자


 (1)부동산

 집을 산다는것도 역시 매매인가, 전세인가, 월세인가, 서울인가, 수도권인가 지방인가에 따라 다르다.  또, 아파트를 사는 것인가 빌라, 단독주택을 구매하는것인가에 따라 다르지만, 그들앞에서는 자신들의 주택구매행위가 무조건 좋은것이다.


 매매를 했다고 한다면 "역시, 부동산만한게 없어"라고 칭찬해주기, 전세에 들어갔다고 한다면 "하긴 최근 부동산 너무 올라서 슬슬 고점이라 불안한데 잘했어~", 월세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면 "유동성확보만한게 없지"라고 해주자. 그들이 주택 거주형태를 정하는 이유로 대답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매매도 서울에 매매했다면, "역시, 서울은 앞으로도 잘오를거에요"라고 말해주기. 수도권에 매매했다면, "서울이 너무 올라서 과열이죠, 아마 경인권 키맞추기 들어가려면 지금이라도 들어가시길 잘했네요"라고 대답하기. 지방에 매매했다면 "요즘 세종, 광주, 대구 많이 올랐다던데 부러워요"라고 말해주기.



 아파트를 산다고 하면 "커뮤니티 잘되어있죠? 역시 세대수 많은게 좋더라구요", 빌라에 산다고하면 "관리비 적게들어 좋겠어요" 단독주택에 산다고하면 "그런 방해받지 않는 평온한 삶 완전 제 인생로망이에요"라고 말해주기


 그 어떤 대답을 해도 상대방은 겸손을 표하겠지만, 그래도 밀고나가야한다. 상대방의 겸손은 나의 언어에 대한 의심이기에 의심을 무력화 시킬 다소 강한 어조로 더 칭찬, 대답해주는것이 필요하다.


 (2) 전자제품, 자동차 

 전자제품이나 자동차는 특이하게도 더 간섭이 많다. 스펙 제원이 공개된 제품으로 서로 가격과 제원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인데, 모닝사러가서 그랜저사고 나온다는 얘기가 우스갯소리로 돌 만큼 전자제품과 자동차는 조언에 책임지지 못할 사람들이 더 많은 훈수를 두고 기분을 상하게 한다


 나는 특히 스마트폰 살 때 더 많이 느꼈는데, 사람들은 각자가 다양한 이유, 루트를 통해 스마트폰 구매를 결정하고 사게된다. 문제는 한국 단말기통신법 특성상 모두의 구매가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갤럭시S10을 30만원 주고 사기도하고 누군가는 공짜에 누군가는 100만원에 주고 사기도 한다. 대리점에 가서 얼마나 다양한 요금제와 카드제휴, 할부개월설정에 당하느냐에 따라 이 구매 가격이 달라진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이미 구매해버린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만큼은 본인이 세상에서 가장 싸게 샀거나, 최고의 폰을 샀거나, 가성비있게 샀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누가 와서 "아 그거 어디서 0만원인데'라고 흘리듯 이야기하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속상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런 전자제품, 자동차에 대해서는 무조건 칭찬하기가 맞다. 갤럭시A, J시리즈를 비싸게 주고 샀다하더라도 "와 그거 요즘 최신으로 나와서 카메라도 좋다던데" "그거 얼마주고 사셨어요? 와 대박 엄청 싸게 주고 사셨네"라면서 기준도 없는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S시리즈나 아이폰을 산다면 "그거 최신아닌가요? 역시 플래그십이 짱이다"라고 한없이 좋은 말만 해주는 것이 좋다



 자동차 또한 마찬가지이다. 모닝, 레이등 경차 산 사람 앞에서 "그 차 위험하지 않아요?"라는 말은 접어두고, "와 그거 경차면 주차장 50%할인되죠?" "레이가 내부가 완전 넓다던데~ 캠핑 차박도 된대요~"라고 말해주자. 또한 다른 세단을 샀다고 하면, "역시 차 잘나가죠? 부러워요" "요즘 아반떼, 소나타 잘나왔던데 차좋아보여요" SUV를 샀다고하면 "시야가 참 좋죠? 역시 애키울때 SUV만한게 없다고 하더라구요"라고 하는 등 자동차별로 맞춤 칭찬이 가능하다.


구매라는 것은 언제나 고민이 깊고, 번뇌의 활동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재화의 가격이 얼마인지에 따라 고민의 정도가 달라지는것이 아니라 이미 사는 자체로 엄청난 스트레스 비용을 지불한 사람앞에서 초치는 이야기를 통해 또다른 스트레스를 주지 말자. 상대방의 구매 선택은 언제나 옳다. 우리는 구매를 칭찬하고, 북돋아주는데 집중하여 원만한 대화를 이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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