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인사이트 #1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새로운 시리즈를 기획해봤습니다. 유명 브랜드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어떻게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지 보려고 합니다. 유튜브 리뷰를 통해 각 브랜드들이 유튜브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목적을 이해하고 벤치마킹 포인트를 찾으려고 합니다.
'브린이의눈' 첫 브랜드를 무엇으로 잡을까 고민 끝에 나이키로 선정하였습니다. 기업이 운영하는 유튜브 중에서도 대원칙을 갖고 움직이는 유튜브에 대해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데, 나이키는 유튜브 운영이 정석중에 정석입니다. 기업 PR을 제외하고는 자잘한 프로모션 영상들은 모두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에 녹이고 있는데요. 그래서 나이키 코리아 유튜브를 보면 모두 TVC*에서 보거나 유튜브 중간광고를 통해 보이는 익숙한 영상들만 배치되어 있습니다.
*TVC : TV Commercial, TV를 통해 송출되는 상업광고
특히 나이키코리아는 최근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를 모델로 세워 '우리의 힘을 믿어'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올해 초 GD와 함께 진행한 All for 1(이하 AF1) 캠페인 이후 6개월 만이었는데요. AF1 직후 코로나 19로 인해 국내 상업광고 시장이 많이 위축되었고, 6월부터 광고가 풀리는 시점에서 과연 광고 맛집 나이키가 어떤 영상을 만들지 많이 궁금했는데 궁금증이 해결되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기업광고들은 대부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을 것입니다. 가장 쉽고 익숙한 형태이죠. IMF나 서브프라임 때도 그랬듯 경제 침체 이후 기업광고는 다 같이 힘을 내자는 뉘앙스의 광고 구성을 합니다. 그리고 나이키 역시 코로나 이후 첫 광고는 응원으로 무난하게 시작하였는데, 그 주체가 심석희였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심석희는 지난 2018년 조재범 코치로부터 지속적인 폭행당한 사실을 알렸고, 조재범은 2019년 1월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조재범의 성폭행 사실까지 알려지며 심석희를 시작으로 2019년 체육계 성추문 미투가 줄을 이었습니다. 매스컴, 대중의 시선 앞에 오랜만에 나온 심석희가 응원의 주체이자 메신저를 들고 나왔다는 점이 바로 나이키가 중요하게 짚은 포인트일 것입니다.
나이키는 이번 광고를 통해 모두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운동선수와 모든 이들이 일상에서 건강을 유지하며 운동하는 것을 독려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는데, 심석희 선수가 지난 1월 전국 동계체전 금메달을 따내면서 슬픔과 위기, 어려움을 극복한 스포츠 선수의 사례로 대표할 수 있다고 본 것 같습니다.
장면 초입, 역시 나이키 광고답게 나이키 로고는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등장하는 심석희 선수. 그간의 슬픔과 역경을 이겨내듯 당차게 도약을 준비하는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로의 강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여느 광고에서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역경을 헤치고 나아가는 스토리텔링은 어둠에서 빛을 향해 나아가는 형태로 나올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다고 하는데, 심석희가 서있는 곳의 터널 역시 빛이 없는 어두운 공간이고, 심석희의 스타트와 함께 터널의 3면에서 조명이 켜지기 시작합니다.
인상적인 것은 혼자 출발했던 심석희의 레이스에 점차 선수들이 붙고 있으며 터널의 뒤로 갈수록 뒤따르는 선수들이 늘어갑니다. 나이키에서 선발, 대표주자로 심석희를 찍은 것 역시 이와 같은 스토리텔링이 녹아져 있기 때문인데요. 심석희의 용기를 얻어 연속적으로 나온 체육계 성추문 미투 운동처럼, 지금 이 터널에서 심석희의 용기와 응원이 함께하는 모든 이들을 끌어내고 빛을 향해 나아간다는 컨셉을 잡아준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터널을 나오자마자 노을 지는 하늘을 보며 서있는 심석희와 그를 뒤 따라 나오던 선수들이 양옆을 퍼져나가는 모습이 같이 교차합니다. 여기서 의문인 것은 왜 화창한 낮의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것이 아니라 노을 지는지에 대해 고민해 봤는데요. 두 가지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1. 노을 지는 저녁이 아니라 새벽노을이다
- 보통 새벽에 출근하다 보면 새벽노을을 볼 수 있는데요. 선수들이 긴 터널을 빠져나와 마주한 것은 새벽노을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워진다는 말이 있듯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지금 이 시기를 우리가 헤쳐나가면 이런 해가 뜨기 전 새벽을 맞이하는 게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2. 노을 지는 저녁이 늦지 않았다는 뜻이다.
- 또 한 번 더 꼬아 진짜 노을 지는 저녁이었다면, 이미 지나가버린 상반기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언제나 화창한 날 낮에만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저녁에 모여 운동하는 모임도 늘어나고 커지고 있죠. 진짜 우리가 뛸 때는 지금이다!라는 메시지를 던지기에 충분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첫 콘텐츠다보니 조금은 힘을 주어 쓰긴 했는데 다들 어떠셨나요? 본격적으로 최근에는 브랜딩에도 관심이 많아지면서 브랜드 전면을 모두 아우르기보다는 가장 트렌디하고 심혈을 기울이는 유튜브에 초점을 맞춰 인사이트를 뽑아내 보도록 하겠습니다.